DC형 퇴직연금, 상장리츠 투자 확산된다 삼성증권·유안타증권, 전산시스템 개발 추진
이돈섭 기자공개 2021-06-30 08:14:56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과 유안타증권 등은 연내 DC(확정기여)형 운용상품에 상장리츠를 선택할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삼성증권과 유안타증권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에선 운용상품으로 상장리츠를 선택할 수 있는 것과 달리, DC형 운용상품 라인업에는 상장리츠가 올라와 있지 않다. 현대차증권, 하이투자증권 등도 DC형 상품 라인업에 상장리츠가 없다.
DC형 퇴직연금은 사용자가 퇴직연금 사업자와 계약을 맺으면, 근로자는 사업자가 제공하는 투자상품 범위 안에서 운용상품을 골라 투자하는 구조다. 사업자는 사용자 명의로 대표 계좌를 개설하고, 대표 계좌 아래 근로자 개인별 가상계좌를 신설해 관리한다. 가상계좌는 정식계좌가 아닌 만큼, 배당금을 개인별로 나누기 어렵고, 현금이 아닌 권리를 배당할 경우 이를 전산 처리하기도 쉽지 않다.
DC형 퇴직연금을 상장리츠로 운용할 수 있게 된 것은 불과 2년도 되지 않았다. 정부가 2019년 말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규칙을 개정하면서 상장리츠 직접투자가 가능해졌지만, 퇴직연금 투자자들의 수요가 작다고 판단해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시도가 미뤄져 왔다. 현재 DC형 상품으로 상장리츠를 제공하는 곳은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손에 꼽을 정도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시스템 개발은 결국 돈을 투자해야 하는 사업인 만큼, 그만큼 수요가 있고 수익이 날 것이라 확신할 수 있어야 착수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현재 IRP 수요가 급격히 커지는 데 비해 DC형 라인업 확충 수요는 이전과 크게 변함이 없는 수준"이라며 "대다수 증권사들이 지금 당장 새로운 시스템을 확대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상장리츠 투자매력은 꾸준히 높아질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면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리츠 투자 수요는 확대할 수 있다. 꾸준한 주가상승과 높은 배당수익률로 퇴직연금 재원을 불리기에도 적합하다. 현행법에 따르면 리츠는 발생 수익의 90% 이상을 배당으로 지급해야 한다.
올해 하반기 당장 새로운 리츠가 상장될 예정으로 향후 관련 ETF 라인업이 다양화할 가능성도 높다. 윤치선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연구위원은 "우량자산을 편입하고 있는 리츠를 선별투자하면 자본이익과 배당이익을 한꺼번에 취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실제 미국과 일본 등과 같이 리츠가 고도화되어 있는 선진국의 경우 퇴직연금 운용상품으로 리츠를 선택하는 비중이 상당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가입자들이 상장리츠에 관심을 갖게 되더라도 사업자가 리츠 상품을 공급하지 않으면 사실상 투자가 불가능하다. 사용자가 계약한 풀 밖에서 사업자를 바꾸려면 근로자 대다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근로자 개인이 특정 투자상품에 관심을 갖는다고 해서, 해당 상품을 구비한 사업자를 따로 찾아가긴 거의 어렵다는 뜻이다. 사업자가 라인업을 신속하게 확충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일각에선 IRP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져 증권사별 수수료 경쟁도 불이 붙었으니 이제 곧 DC형 운용상품 확대 이슈도 조명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퇴직연금 시장은 나날이 커지고 시장도 발달하고 있는 만큼,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다양한 투자 수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운용상품을 다각화하려는 시도가 퇴직연금 사업자에 요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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