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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팔로우온 투자파일]SJ투자, 에너에버 '분리막 대량양산 추진' 조력자삼세번 45억 지원, 펀드 LP '전라북도' 협조로 공장 부지 마련

박동우 기자공개 2021-06-29 10:15:10

[편집자주]

벤처투자 활황이 그칠줄 모르고 있다.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연간 벤처투자 규모는 4조원을 훌쩍 넘었다. 일시에 유동성이 풀리면서 벤처기업 몸값도 덩달아 올랐다. 유례없는 현상에 벤처캐피탈의 투자 방정식도 바뀌고 있다. 여러 기업에 실탄을 대기 보다는 똘똘한 투자처에 잇따라 자금을 붓는 팔로우온이 유행이다. 성공할 경우 회수이익 극대화가 보장되는 팔로우온 투자 사례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8일 14: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J투자파트너스는 에너에버배터리솔루션의 조력자로 맹활약했다. 2020년 4월부터 최근까지 세 차례에 걸쳐 45억원을 투입했다. 분리막의 양면을 코팅하는 기술의 매력과 2차 전지 시장의 팽창 전망을 살피고 지원군으로 나섰다.

R&D를 넘어 분리막과 원단의 대량 양산을 추진하는 에너에버배터리솔루션의 계획에도 날개를 달아줬다. 벤처펀드의 유한책임조합원(LP)으로 참여한 전라북도에 협조를 요청해 완주군에 공장 부지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삼성SDI 경력'으로 끈끈해진 인연, FI 중 최초 투자

에너에버배터리솔루션은 2012년에 출범한 업체로, 2차 전지에 들어가는 분리막을 코팅하는 기술을 개발해왔다. 창업자인 신상기 대표는 삼성SDI에 10여년 동안 근무하면서 전지 양산에 필요한 소재와 부품을 구매하는 일에 매진했다. 중국에서 회사도 차려 휴대전화 배터리의 분리막을 자르는 '슬리팅(slitting)' 공정을 전담했다.

SJ투자파트너스가 에너에버배터리솔루션을 접한 시점은 2020년 상반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옥진우 SJ투자파트너스 상무가 2차 전지의 밸류체인에 포진한 기업들을 물색하면서 접하게 됐다. 신 대표와 옥 상무가 삼성SDI에 함께 몸담은 인연도 두 회사가 교류하는 데 긍정적으로 기여했다.

회사를 살피면서 코팅된 분리막을 R&D하는 행보가 앞으로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데 타당한 접근이라고 판단했다. 분리막은 열을 견디면서 배터리셀의 양극과 음극이 접촉하지 않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양극과 음극이 만나면 화재나 폭발 등이 일어나는 만큼, 2차 전지의 안전성을 보장하는 핵심 소재다.

최고 180℃의 환경에 노출돼도 변형되지 않는 분리막의 품질이 돋보였다. 용매와 물을 섞은 수계 바인더(접착제)를 활용해 코팅하면서 경쟁 업체와 견줘 생산 원가를 30%가량 낮춘 경쟁력 역시 주목했다. 분리막 성능 향상에 힘입어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는 강점도 지녔다.

2차 전지의 수요가 점차 늘어나면서 에너에버배터리솔루션의 판로가 열리는 건 필연적이라는 인식 아래 실탄을 집행했다. 옥 상무는 "전북-에스제이 퍼스트무버 벤처펀드로 5억원을 처음 투자했다"며 "SJ투자파트너스가 재무적 투자자(FI) 가운데 가장 먼저 자금을 지원한 운용사"라고 강조했다.

덕분에 에너에버배터리솔루션은 코팅 분리막을 양산하는 설비를 도입할 길을 열었다. 장비를 들여오는 데 탄력을 주기 위해 올해 1월에 10억원을 추가로 베팅했다. 매달 200만㎡ 면적의 분리막을 생산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었다.


◇170억 클럽딜 주도, '매출 우상향' 목표 올인

SJ투자파트너스가 단순하게 자금만 투입한 건 아니다. 올해 4월에 공장 부지를 마련하는 데 '해결사'로 나섰다. 에너에버배터리솔루션이 성장하는 관건은 분리막을 대량 생산하는 역량을 확보하는 데 있다고 확신해서다. 특히 분리막의 코팅에 그치지 않고 원단도 양산하겠다는 경영 전략을 접하면서 제대로 힘을 실어줄 필요성이 제기됐다.

옥 상무가 나서 전북-에스제이 퍼스트무버 벤처펀드의 출자자로 참여한 전라북도 측과 접촉했다. 에너에버배터리솔루션가 생산 시설을 지을 땅을 마련하는 데 도움을 달라고 요청했다. 전북 완주군에 3만3000㎡(1만평)의 부지를 확보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자연스럽게 공장 건립에 쓸 자금을 조달해야 했다. SJ투자파트너스가 올해 상반기 170억원 규모로 진행된 라운드를 주도했다. '퍼스트무버 벤처펀드 2호'로 30억원을 베팅하면서 세 번째 지원을 단행했다.

클럽딜에는 다른 운용사들도 동참했다. 스톤브릿지벤처스가 50억원을 집행했다. 누적 70억원을 투입하면서 재무적 투자자(FI) 가운데 최다 금액을 납입한 운용사로 부각됐다. 유안타인베스트먼트,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라이트하우스컴바인인베스트도 우군으로 가세했다.

에너에버배터리솔루션이 올 하반기에 공장을 완공하면 생산용량(CAPA)이 대폭 확충될 것으로 점쳐진다. 2024년까지 월 1200만㎡의 코팅 분리막, 2100만㎡의 분리막 원단을 양산하는 목표도 설정했다. 코캄, 루트제이드, 유로셀, 에너테크 등 2차 전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 업체를 대상으로 판로를 개척한 만큼 매출 우상향에 올인한다.

신 대표는 "2차 전지의 핵심 소재를 양산하는 기틀을 갖추는 데 SJ투자파트너스가 혁혁한 공을 세웠다"며 "FI 가운데 처음으로 자금을 지원해준 운용사인데다 공장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해줬기 때문에 앞으로 긴밀한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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