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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처분' 코메론, 대주주 엑시트 명분 쌓기? 유통주식 확대 주장 후 강동헌 대표 53억 현금화, 처분 후 주가 급락

박창현 기자공개 2021-07-02 10:01:52

이 기사는 2021년 06월 30일 11: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용 줄자 제조기업 '코메론'이 2001년 상장된 이후 처음으로 자기주식을 팔았다. 투자 재원 확보와 유통주식 수 확대를 위한 조치였다. 거의 동시에 대주주인 강동헌 대표이사도 6년 만에 보유 지분을 팔았다.

이 때문에 자사주를 처분해야 할 정도로 유통주식 수가 필요하다는 신호를 시장에 먼저 보냄으로써 대주주가 지분을 내다 팔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연초부터 고공행진을 해온 코메론 주가가 고점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코메론은 최근 자기주식 70만주를 처분했다. 지분율로 따지면 7.74%에 달하는 물량이다. 주당 1만9950원에 내다 팔아 139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남은 자사주 물량은 6만여주(0.7%)에 불과하다. 표면적인 처분 목적은 투자 재원 확보와 유통주식 수 증대다.

다만 코메론 내부 사정을 살펴보면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이다. 코메론은 현재 해외 시장 공략을 통해 판매처 확대를 꾀하고 있다. 분명 신규 투자 니즈가 있다. 하지만 이미 곳간에 자금이 풍부하다. 매년 수백억원의 순이익을 내고도 짠물 배당을 할 만큼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실제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만 320억원가량 쌓였다. 여기에 장·단기 금융자산만 600억원 넘게 보유하고 있다. 투자 부동산도 130억원 넘게 갖고 있다. 그렇다고 빚이 많은 것도 아니다. 대표적인 재무 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은 11%에 불과하다. 초우량 기업인 셈이다.

유통주식 수 확대 논리도 빈약하다는 평가다. 안정적인 사업성 때문에 많은 기관투자자가 코메론 주식을 장기 보유하고 있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시너지아이비투자가 코메론 주식을 10% 이상 수년간 보유한 게 대표적 사례다. 지난해부터 소정과 에르메스인베스트먼트가 5% 이상 주식을 갖고 있다.

눈길을 끄는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더욱이 시너지아이비투자가 투자금을 회수하면서 사실상 5% 이상 주주는 대주주와 기관 2곳 뿐이다. 여전히 50% 물량이 자유롭게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다. 더구나 이번에 자사주를 받아 간 '브룩데일'은 글로벌 가치 투자 운용사로 알려져있다. 장기 투자자라면 유통주식 수 확대 명분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공교롭게 자사주 처분 결정 직후 대주주인 강동헌 대표도 보유 주식 일부를 팔기로 결정했다. 강 대표가 주식을 파는 것은 2015년 이후 6년 만이다. 보유 주식 334만여주 가운데 30만주를 팔아서 총 53억원을 확보했다. 지분 처분 영향으로 지분율은 38.1%에서 34.78%로 떨어졌다.

이에 시장에서는 결국 자사주 처분 결정이 대주주 지분 매각 명분을 만들어주기 위한 사전 포석이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통상 대주주가 지분을 팔면 주가 변동성 측면에서 악재가 될 수 있다. 그만큼 투자 가치가 떨어졌다는 방증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충격파를 최소화시키기 위해 먼저 자사주 처분을 통한 유통주식 수 확대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그 후에 대주주가 주식을 파는 수순을 밟았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주주도 유통주식 수 확대라는 확실한 명분이 있기 때문에 보다 편안하게 주식을 팔 수 있었을 것"이라며 "철저한 전략 하에 자사주 처분 결정과 대주주 지분 매각 공시가 거의 동시에 나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연초부터 고공 행진을 거듭해온 코메론 주가가 고점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연초까지 9000원을 넘다들던 코메론 주가는 이후 사업 안정성에 대한 시장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연일 신고가를 썼다.

공교롭게 최고가(2만1000원)를 찍었던 이달 21일 직후에 코메론은 자사주 처분과 대주주 지분 매각 소식을 전했다. 이후 주가는 1만6000원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결과적으로 코메론과 강 대표는 주가가 최고치를 찍었을 때 주식을 판 모양새다.

코메론 관계자는 "시장 오해와 달리 순수하게 유동 주식 확대를 위해 자사주를 팔았다"며 "다만 이번에 주식을 가져간 투자자들이 장기 보유를 할지 아니면 바로 시장에 내다 팔지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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