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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여행사 생존기]'흑자경영' 레드캡투어, ‘성장·수익’ 두토끼 노린다④코로나19 후 멈춘 '중간배당' 재개, '렌탈·중고차' 수요 증가 수혜

박규석 기자공개 2021-07-01 07:31:30

[편집자주]

코로나19 여파로 힘든 시기를 보내온 여행업계가 백신 접종자에게 국가간 격리를 면제하는 ‘트래블버블’ 도입을 앞두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1년여 만에 찾아온 기회를 잡기 위해 패키지 상품을 개발하고 온라인 플랫폼 도입을 추진하는 등 재기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 생사의 기로에서 재도약을 꿈꾸고 있는 주요 여행기업들의 사업 현황과 전략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6월 30일 13: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레드캡투어가 코로나19 악재 속에서 성장과 수익성 제고 중심의 사업모델 구축에 힘쓰고 있다. 여행부문은 여전히 손실을 기록하고 있지만 렌터카사업 수익을 통해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1977년 창립된 범한흥산은 레드캡투어의 모태다. LG그룹의 창업자 고(故) 구인회 회장의 조카인 고 구자헌 회장이 설립한 기업으로 1992년 범한종합물류와 레드캡투어(옛 범한여행)로 분리됐다.

현재 레드캡투어의 경영은 고 구자헌 레드캡투어 회장의 부인 조원회 회장이 맡고 있다. 조 회장은 올 1분기 말 기준 레드캡투어의 지분 35.38%를 확보해 2대주주다. 최대주주는 아들인 구본호 씨로 모자가 보유한 회사 지분은 74.19%다.


◇비용 줄인 여행, 성장 노리는 렌터카

레드캡투어는 차량 렌트 및 상용출장 서비스업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다. LG와 GS, LS 등 범 LG계열사를 고정거래처로 확보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렌터카부문 실적은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여행부문의 손실을 상쇄시켜 회사의 흑자경영 유지에 중추가 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흑자를 유지하는 부분은 괄목할만한 성과다. 지난해 하나투어 등 국내 주요 여행사들이 여행객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적자전환을 기록한 것과 상반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악재에 따른 수익성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레드캡투어는 투트랙 전략을 단행했다. 사실상 영업손실이 불가피한 여행부문은 경쟁사들과 마찬가지로 비용 절감을 통한 안정화에 집중했다. 반면 코로나19로 오히려 수요가 늘어난 렌터카사업은 성장에 포커스를 맞추며 회사 전체 실적 방어에 힘썼다.

여행부문의 비용 절감은 조직 축소와 병행된 구조조정 등을 통해 진행됐다. 지난해 레드캡투어는 비상경영의 일환으로 기존 패키지사업부를 상용 담당 부서만 남기고 대폭 축소했다. 구체적인 인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2019년 말 기준 여행부문 직원 수는 257명에서 2020년 말 114명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차량 대여와 중고자동차매매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렌터카부문은 코로나19 수혜를 누리며 성장을 이어갔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중고차 구입과 차량 대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차 거래량(사업자 간 거래 제외)은 258만7253대로 전년 동기 245만9629대 대비 5.1% 증가했다. 역대 최고 기록인 2016년 257만대를 크게 넘어선 수치다. 이 같은 기조를 활용해 레드캡투어는 렌타카부문을 여행부문과 달리 대여 차량을 늘리며 수익성 제고에 힘쓰고 있다. 올 1분기말 기준 레드캡투어의 대여차량 보유량은 2019년 대비 3.8% 늘어난 1만9368대다.

또한 레드캡투어는 지난해 렌터카부문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현대차그룹과 손잡고 차량 구독 서비스 시장에 진출했다. 차량 구독 서비스는 소비자가 일정 수준의 비용을 지불하면 계약기간 동안 제공된 여러 대의 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재는 전기차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친환경 서비스와 고객 접점 다양화를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디지털 전환 속도 ‘미래 동력’ 확보 집중

레드캡투어는 여행사업의 부진 속에서도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투자는 지속할 예정이다. 비용 절감 등으로 확보된 재원 중 일부는 내부시스템정비 등에 사용되고 있다. 기존 사업역량 강화를 위해 전략사업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미래 사업을 위해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부분은 상용여행사업의 디지털 전환이다. 이를 위해 수년째 내부시스템을 고도화 하고 있다. 또한 자체 개발한 범용 출장관리솔루션 BTMS 4.0과 실시간 항공·호텔 예약시스템인 OBT(On-line Booking Too)의 보급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BTMS4.0은 OBT가 탑재되어 국내외 출장 시 출장 품의부터 항공·호텔 예약은 물론 출장비 정산까지 직접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OBT 등이 탑재 관련 시스템에 대한 투자는 계속 진행되고 있으며 트래블 버블 시행에 맞춰 고객의 안전과 편의를 위한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조만간 인공지능(AI)가 탑재된 시스템도 새롭게 공개할 예정이다.

사업적인 부분과 별개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에도 힘쓰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중단됐던 중간배당을 올 하반기에 실시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금액과 시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2018년 중간배당시 1주당 200원을 주주에게 배당한 만큼 올해도 이와 유사한 규모로 집행될 가능성이 크다.

레드캡투어가 지속적인 투자와 중간배당을 실시하는 배경에는 올 1분기부터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한 영업 실적이 녹아있다. 실제 올 1분기 개별 기준 레드캡투어의 매출은 625억원으로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1분기 매출인 626억원과 비슷하다. 지난해 동기 대비로는 7%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년 새 8%와 6%씩 증가한 77억원과 47억원이다. 영업이익의 경우 2019년 1분기 대비 6% 줄고 순이익은 10% 감소해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레드캡투어 관계자는 “올 1분기 실적은 여행사업의 안정화와 렌터카사업의 성장에 따른 성과가 주효했다”며 “아직 코로나19 위험성이 남아있지만 올해 연간 실적이 나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지난해 잠시 중단됐던 반기배당을 재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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