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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위 투자했는데…한화생명 조직 확장 '쉽지 않네' 플랫폼 출시 후 대규모 충원 시도, 신규 유입만큼 이탈 많아

이은솔 기자공개 2021-07-01 07:27:31

이 기사는 2021년 06월 30일 15: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생명보험이 영업 조직 확장에 전력을 쏟았음에도 아쉬운 성과를 냈다. 지난해 말 김동원 전무의 주도로 라이프엠디 플랫폼을 내놓으며 설계사 조직을 대규모 충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증가폭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플랫폼을 통해 설계사가 신규 유입됐지만 제판분리 과정에서 기존 설계사들이 그만큼 이탈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올해 1분기말 전속 설계사는 2만389명이었다. 지난해 말 전속 설계사 수는 2만168명이었는데 3개월 동안 200명 증가했다. 언뜻 증가한 것으로 보이지만 신규 플랫폼을 론칭하는 등 본격적인 '덩치 키우기'에 나섰던 걸 감안하면 만족할만한 실적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말부터 대대적인 조직 규모 확장 전략을 세웠다. 영업 조직을 자회사인 한화금융서비스로 옮겨 조직을 효율화하는 동시에 보험 상품 판매의 핵심인 설계사 인원은 더 늘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파트타이머형 보험설계사를 육성하는 플랫폼인 라이프엠디를 출시했다. 한화생명의 최고디지털책임자(CDSO)인 김동원 전무가 총괄한 사업으로 출범 당시부터 시장과 애널리스트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설계사 자격증 시험과 교육까지 비대면으로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가정주부나 경력단절자, 부수입을 위해 투잡·쓰리잡을 뛰는 젊은 세대를 한화생명의 설계사로 끌어들이기 위한 방안이었다.

라이프엠디 플랫폼을 통한 인력 충원은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실적발표 IR에서 한화생명 관계자는 "라이프엠디를 통해 매달 300여명의 설계사가 유입되고 있고, 현재까지 위촉된 라이프엠디 설계사는 1700여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신규 플랫폼을 통한 설계사 유치에도 불구하고 기존 설계사들이 상당수 이탈하면서 예상한 만큼의 증원 효과를 보지 못했다. 플랫폼 출시 직전인 지난해 3분기말 한화생명의 전속 설계사 수는 1만9844명이었다. 1분기말(2만389명)과 545명 차이다.

라이프엠디로 1700여명이 신규 유입되는 동안 1000여명의 기존 설계사는 한화생명에서 이탈했다는 의미다.

원수보험사가 보험상품 제조를 맡고 판매자회사가 영업을 맡는 '제판분리' 영향도 컸다는 해석이다. 현재는 제판분리에 대한 설계사들의 반발이 어느정도 정리된 상태지만, 이 과정에서 일부 설계사 조직은 이탈해 타 GA로 이동하는 등 내홍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플랫폼 출시와 신규 설계사 충원에 사용한 비용도 상당해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위해서는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라이프엠디를 통해 유입된 영업 조직은 직장 개념이 아닌 부업으로 설계사직을 유지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실제 계약이 얼마나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신규 설계사들에 현금을 지급하는 등 초기 투자비용이 발생하며 앞으로 사업비용 부담도 소폭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한화생명의 사업비율은 올해 1분기 기준 17%로 지난해 14.9%에 비해 증가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설계사 인력 풀이 아닌 외부에서 영업 조직을 충원하겠다는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새로운 시도인 만큼 실제 보험 판매 증대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알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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