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7월 01일 07: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콜럼버스의 달걀'은 일단 하고 나면 별것 아니지만 하기 전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발상의 전환'을 가리키는 관용구다. 동그란 달걀을 깨뜨리면 세울 수 있다는 단순한 발상. 많은 혁신은 이런 발상의 전환에서 출발한다.대낮에 줄을 서서 기다리던 택시들은 왜 비 오는 날이나 늦은 밤 타려고만 하면 사라질까. 택시에 대한 수요는 느는 반면 공급은 줄어드니 자연스러운 결과다. 기상 상황이 나빠지면 택시를 이용하려는 소비자 수는 늘지만 택시는 오히려 운행을 꺼린다. 서울시에 등록된 7만여 대의 택시 중 운행이 자유로운 개인택시 비중이 절반을 훌쩍 넘는다.
타다 서비스는 '택시를 100% 월급제로 전환해보면 어떨까'하는 발상에서 출발했다. 모빌리티 혁신이란 거창한 수식어를 붙이기엔 별것 아니지만 결론적으로 택시의 수요와 공급 불일치를 해소하는 묘수다. 기존 택시의 사납금 제도 대신 월급제를 채택하면서 정해진 시간에 일정한 품질의 서비스를 공급하는 택시들이 생겨났다.
앱을 이용한 자동 배차와 이동 시간과 거리에 따라 요금이 자동으로 청구되는 시스템은 보너스였다. 특별한 용건이 없으면 승객과 대화를 나누지 않는 택시기사와 무료 인터넷, 스마트폰 충전기의 제공도 기존 택시에선 찾아보기 어려웠다. 승차 거부나 불친절함에 불편을 겪던 젊은 층은 새로운 서비스에 열광했다.
정작 타다가 마주한 현실은 "그게 무슨 혁신이냐"는 비난이었다. 얼마 전 헌법재판소는 타다 서비스를 금지한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소위 '타다 금지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기득권에 대한 정치권의 굴복이 결국 법제화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헌법이 일부 계층이 아닌 전체의 후생을 확장할 마지막 기회를 져버렸다는 한탄도 있다. SNS를 통한 감정적 대응이 화를 더욱 키웠다는 지적까지 부인할 생각은 없지만.
어쨌든 타다는 공식적으로 불법 서비스가 됐고 이재웅 전 쏘카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는 개정 전 법에 따라 타다를 불법 운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8월 중순 항소심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최초의 스마트폰은 이미 존재하던 기술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탄생했다. 인터넷이 되는 핸드폰과 스크린 터치 기술의 융합. 혁신가들은 이렇게 입을 모은다. "지금은 뭔가를 새롭게 만드는 발명을 요구하는 시대가 아니다. 발상의 전환을 통한 발견을 요구하는 시대"라고.
타다의 사례는 기득권 집단의 저항으로 소급적 규제가 생겨나는 선례를 만들었다. 법정에 선 콜럼버스, 그리고 그를 바라보는 수많은 혁신가들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적어도 명예 회복만큼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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