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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일드 기로에 선 A- 기업]조선호텔앤리조트, BBB급 강등 위기…올해도 '자금난'③그룹 지원없이 A급 방어 안간힘…A+ 회복한 파르나스 '버티기' 돌입

오찬미 기자공개 2021-07-08 13:38:17

[편집자주]

신용등급 'A- '기업은 자본시장 변동성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등급이 한 단계만 떨어지면 BBB급 기업으로 전락한다. BBB급은 엄연한 투자적격등급이지만 국내에서는 '하이일드 채권'으로 분류되고 있다. 투자자군이 좁게 형성돼 있어 시장 접근성이 가장 떨어진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가장 큰 부침을 겪은 곳은 바로 BBB급의 바로 윗단에 있는 'A-' 기업이다. A급의 끝선에서 BBB급 전락의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고 있는 기업을 추려, 코로나19 이후 신용등급 방향성을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6일 13: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텔업은 코로나19 타격을 가장 크게 받은 업종 중 하나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신용등급 A급 끝선에 서있는 '신세계' 그룹의 조선호텔앤리조트(전 신세계조선호텔)는 등급 재평가 도마 위에 올랐다. 업황이 부정적으로 내려앉자 재무 건전성이 부각됐다. 임차방식으로 적극 사업확장에 뛰어들었던 게 독이 됐다.

지난해 신용등급이 A-(부정적)으로 밀려났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올해에는 BBB급으로의 강등이 가시화됐다. 그동안 신세계 그룹의 탄탄한 지원력에 의존해왔던 국내 특급호텔 브랜드는 이제 자금난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올해 자금 조달의 돌파구를 찾아 또한번 사업 반등의 시간을 버느냐에 따라 A급과 BBB급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신세계 지원에도 지표는 'BBB' 겨냥

신세계 그룹의 조선호텔앤리조트(전 신세계조선호텔)는 업종 내 BBB급 강등이 가장 먼저 가시화된 이슈어(Issuer)다. 그만큼 재무 및 사업성이 대외 환경 변화에 취약한 상태다.

그동안 그룹으로부터 자금 수혈을 받아 재무력을 보강해 와 신세계 의존도가 높았다. 지난해에만 4월과 12월 두차례에 걸친 유상증자로 약 28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올해 1분기에는평가금액이 906억원인 소공동 토지를 이마트로부터 현물출자 받았다.

그룹의 자금 지원 효과는 컸다. 위기 때마다 지속적 지원을 받아 재무구조를 큰 폭으로 개선했다. 2019년 549%에 달하던 부채비율은 올 1분기 154%까지 감소했다. 각 6000억원에 달하던 사용권자산 및 리스부채는 0원으로 재측정됐다. 신용등급 A급 이슈어로서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배경이다.

하지만 지분 99.95%를 보유하고 있는 이마트가 올해부터 향후 2년간 조선호텔앤리조트 자금 지원에 선을 그으면서 BBB급 강등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다. 등급 하향 트리거에는 이미 도달했다.

EBITDA/금융비용은 마이너스로 돌아서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충당하기 버거운 상황이 됐고, 매출액은 2020년 1490억원을 달성해 A급 기준선인 2000억원 밑으로 하락했다.

◇코로나 장기전에 증자효과 희석, '소극적' 자체 조달 발목

코로나19로 사업성에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임차운영 방식의 호텔사업을 꾸준히 확장하며 고정비 부담을 키웠다. 포포인츠바이쉐라톤서울남산과 레스케이프는 임대차 계약기간동안 일정 금액 이상을 최소 임차료로 보장하도록 약정돼 있다.

2020년 10월 그랜드조선 부산, 포포인츠 명동, 2020년 12월 그래비티 판교, 2021년 1월 그랜드조선 제주, 2021년 5월 조선팰리스 강남을 임차운영 방식으로 추가 오픈했다. 지난해 706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202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레스케이프 호텔에 736억원의 손상차손(손실)을 인식하고 웨스틴조선 부산호텔에도 29억원의 손실을 인식하며 지난해 순손실은 1442억원으로 전년 대비 7배 증가했다. 올 1분기에도 257억원의 순손실이 추가 발생했다.

호텔 확장에 증자효과는 빠르게 희석됐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실적 부진이 지속됐고 신규 호텔 개점으로 자금 소요도 이뤄지면서 총차입금은 올 1분기 7943억원까지 증가했다. 차입금 의존도도 여전히 48.2%로 높다. 올해 신규 오픈한 호텔의 리스부채 규모가 추가 인식되자 재무안정성 지표는 또한번 하락 위기에 놓였다.

올해 코로나19 장기전으로 업황 침체가 이어지면서 차환 및 운영자금 마련을 위한 실탄 확보가 변수가 됐다. 그동안 그룹에 의존해 왔던 탓에 자본시장과의 접점이 없는 상태다. 신용등급 A급 이슈어였지만 자본시장에서 공모채를 발행하는 등의 방법 대신 이마트로부터 긴급 자금 수혈과 단기 CP 발행 등으로 운전 자금을 충당해왔던 탓이다.

올 1월 만기를 맞은 단기차입금 500억원은 상환했다. 그러나 600억원 규모의 단기차입금이 남아 있다. 올해 이후 2건의 책임 임대차 계약에 대한 리스개시 시점도 도래한다. 지급해야 할 최소보장 임차료는 5079억원이다.

◇'GS' 파르나스, 위기 속 A+ 완전 복귀 눈길…버티기 돌입

반면 'A-' 강등 리스크가 고조됐던 파르나스호텔은 올해 위기 속에서도 업종 내 유일하게 전망 회복에 성공한 이슈어(Issuer)로 눈길을 끌고 있다. 투자 부담을 일단락하며 4년만에 등급 전망이 'A+, 부정적' 에서 '안정적'으로 회복됐다.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효과가 위기 속에서 빛났다. 파르나스호텔은 세계적 호텔 그룹인 IHG 의 ‘인터컨티넨탈' 브랜드를 사용해 특급호텔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와 비즈니스 호텔인 나인트리, 컨벤션몰 등을 운영하고 있다. 대외 변수에 업황 영향이 큰 특성을 감안해 파르나스몰, 파르나스 타워를 통해 임대 수익을 창출해왔다.

선구안 덕에 주력사업인 호텔업 매출은 감소했지만 오피스와 상업시설을 중심으로 임대 수입이 들어오면서 실적 부진을 최소화했다. 2020년 호텔 사업에서 발생한 449억원의 영업손실에도 임대 사업에서 전년과 유사한 수준의 영업이익 279억원을 유지해 적자 폭을 줄였다. 외형 축소로 인한 고정비 부담에도 영업손실은 175억원에 그쳤다.

올해 8년만에 공모채 시장에 복귀해 선제적으로 1200억원의 3년 만기 자금을 마련하기도 했다. 시장과 적극 소통하면서 금리도 1.879%로 낮췄다. 등급 하향 압박에서 벗어나 온전히 A+급 채권 평가를 받았다. 해외 관광객 수요가 언제 회복될지 모르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A급 이상 이슈어들은 '버티기'에 돌입한 모습이다.

AA급 호텔사업자인 호텔신라도 우량한 신용등급 덕에 자체 자금력에 기반해 상황을 견디고 있다. 호텔롯데는 올 초 적극적으로 공모채 발행에 나서서 선제적으로 필요 자금을 조달했다. 업황이 워낙 나빠 'AA+'에서 'AA-'로 등급 하향 조정은 피해가지 못했지만 2021년 필요 자금을 마련해 버티면서 내년 반등의 기회를 도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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