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07월 13일 07: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직후부터 “정말 메기 맞아?”라는 의구심을 꼬리표처럼 달고 살았다. 애초에 단순히 기존 시중은행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촉매제인 ‘메기’가 되기 위해 설립된 회사가 아니었음에도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의 숙명이었다."메기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말도, "단순한 메기가 아니다"라는 말도 하기 애매했던 시간을 보낸 카카오뱅크는 5년새 명실상부 국내 금융시장 메인 플레이어로 자리 잡았다.
현재 은행권 모바일앱 활성사용자(MAU) 기준 1위를 차지했다. 금융소비자연맹이 뽑은 ‘좋은 은행’ 순위에서 국내 18곳 중 종합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기업공개에 나서 예상 시총 최대 18조5000억원에 도전하는 ‘대어’가 됐다.
그런 카카오뱅크가 기업공개(IPO)에 나서자 이젠 ‘이 몸값 맞아?’라는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출범 초기부터 목표로 삼았던 금융 플랫폼 기업으로 스스로의 정체성을 규정하면서다.
사실 카카오뱅크는 출범 당시부터 새로운 금융 플랫폼을 지향해왔으니, 스스로 정한 제 갈길을 여전히 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태생을 은행업의 ‘메기’로 봐왔던 이들에게 기존 금융지주를 훌쩍 뛰어넘는 기업가치가 생소한 것 역시 당연하다.
카카오뱅크의 본질이 은행인지 플랫폼기업인지는 시간만이 확인시켜줄 문제다. 적어도 확실한 것은 카카오뱅크의 의지는 출범 초기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IPO를 앞두고 몸값 부풀리기를 위해 급작스럽게 새로운 목표나 비전을 내놓은 흔적은 없다.
그래서 이번 IPO가 카카오뱅크에게 의미하는 바는 더욱 크다. 단순히 수조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절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향후 정체성을 대내외에 정립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다만 만만치 않은 장애물이 남아있다. 금융감독원이 일부 예비 IPO 기업의 몸값에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다. 소문의 진위는 알 수 없지만 현재 IPO를 진행하는 기업도, 준비하는 기업도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게 만들기엔 충분했다.
시장 파수꾼 역할을 맡은 금감원의 입장도 이해가 간다. 다만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자칫 다시 대어급으로 성장한 카카오뱅크를 ‘메기’의 틀로 가두는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카카오뱅크 몸값의 적정성 평가는 공모주 시장의 과열현상을 우려하는 금융감독원의 몫도, 자신의 목표의식이 굳건한 카카오뱅크의 몫도 아니다. 오로지 한우물만 파온 카카오뱅크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필요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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