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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바이오 사외이사서 미국 연구법인 총괄로 美 VC 출신 크리스 김 지사장 "NRDO 넘어 신약 후보물질 발굴 주력"

임정요 기자공개 2021-07-20 08:13:07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9일 11: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재 브릿지바이오의 사업 모델인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형태를 넘어 자체적으로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하기 위한 거점이 될 것입니다.”

올해 3월부터 브릿지바이오 미국법인을 총괄하고 있는 크리스토퍼 김 지사장은 브릿지바이오가 변모를 꾀하고 있는 사업 구상을 최일선에서 담당하고 있다.

김 지사장은 최근 더벨과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세포 기반 실험을 앞두고 있는 만큼 연말쯤 보스턴에 자체 실험실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라며신규 파이프라인 발굴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브릿지바이오에서 진행해온 실험의 80%는 미국, 영국, 중국 등지의 임상시험수탁기관(CRO)에서, 나머지 10~20%는 본사가 위치한 판교 실험실에서 이뤄졌다”면서 “현재 타깃을 발굴한 상태로 보스턴 자체 실험실에서 향후 세포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장은 1970년 부산 출생으로 중학교 3학년 때 형제들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UC어바인에서 생물학 및 경제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이어 텍사스주립대 MD 앤더슨암센터에서 박사를 마쳤고, 카네기멜론대 MBA 과정도 밟았다.

한국과의 접점은 VC인 옥스포드바이오사이언스에 재직할 때 이뤄졌다. 2011년 한국 바이오 투자 펀드를 처음으로 기획하면서다. 서울시와 주요 한국 투자사를 LP로 해서 '코리아-서울 라이프사이언스 펀드(KSLSF)'를 선보였다.

옥스포드바이오사이언스는 1992년 보스턴에 설립된 벤처캐피탈이다. 생명공학,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전문적으로 얼리스테이지 투자를 집행한다. 아시아인이 흔치 않던 당시 VC업계에서 크리스는 옥스포드바이오사이언스 최초의 한국 바이오텍 투자 펀드를 만들어 주목을 받았다.

해당 펀드는 현재 코스닥 상장사인 파멥신, 크리스탈지노믹스, 유바이오로직스, 강스템바이오텍 등에 대한 초기 투자로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다.

김 지사장은 "당시 한국의 바이오기업 밸류에이션이 50억원~60억원에 머무르던 시기여서 몇 억원만 투자하면 주요주주가 돼 버리는 상황이었다"며 "KSLSF 펀드가 성공하면서 이후 설립된 한국 바이오 전문 VC의 벤치마킹 대상이 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와의 인연도 KSLSF를 통해 시작됐다. 이 대표는 김 지사장의 투자 실력에 주목하며 2016년 브릿지바이오의 사외이사로 그를 영입했다.

김 지사장은 사외이사를 맡은 5년간 이사회 미팅에 거의 완벽한 출석률로 열의를 보였다. 2019년 7월 단일물질 기술수출 국내 1위를 기록한 베링거인겔하임과의 1조 5천억원 규모 딜에도 마중물 역할을 했다. 이 물질은 비록 1년 후인 2020년 11월 반환됐지만 한국 바이오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키운 사례로 회자된다.

김 지사장은 "NRDO 모델이 더 혁신적이고 장기적인 흐름으로 바뀌려면 물질 도출 플랫폼을 개발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물질 도출을 어떻게 시작할까를 고민하던 차에 보스턴에 디스커버리 센터(Boston Discovery Center)를 세우자는 계획이 구체화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 입장에서는 BDC 헤드로 당시 사외이사였던 김 지사장 외 다른 인물을 고려할 이유는 없었다.

현재 브릿지바이오 보스턴 지사에는 김 지사장을 포함해 총 5명의 직원이 있다. 생물학자, 화학자, 재무총괄, 그리고 텍사스에서 원격으로 근무하는 과학자다. 연말까지 인력을 충원해 10명 가량까지 늘릴 생각이다. 브릿지바이오 본사에서 증자받은 100억원 가량의 자금으로 2023년까진 자체 연구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장은 바이오텍 CEO 나이에 대한 편견을 탈피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는 "나이가 들면서 더 잘 할수 있는 거의 유일한 분야가 바이오텍"이라며 "미국에선 최소 60대 중반의 CEO들이 많다"고 말했다. 나이가 많다고 고집불통이거나 '꼰대' 마인드를 가졌다고 섣불리 판단해선 곤란하다는 설명이다.

김 지사장은 최근 몇 년간 이어지고 있는 국내 기초과학의 성장과 더불어 바이오 업계 전문가 그룹의 성장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은 지식과 트렌드 습득에 밝아, 제조업 그리고 IT 등에 이어 바이오 업계 또한 더욱 무르익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한국의 차세대 바이오 업계가 더욱 성숙하기 위해서는 업계 내 다양한 형태의 협업 활성화와 더불어, 창의성 및 상상력, 유연한 사고 등에 대한 교육이 강화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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