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가계부채 관리 압박…금융지주 성장전략 바꿀까 ROE 높은 비은행 힘 싣기 제동, 기준금리 인상 시 계열사 입지 역전
이장준 기자공개 2021-07-23 07:37:55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2일 11: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예고하면서 금융지주들의 계열사 성장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특히 당국이 2금융권을 예의주시하면서 자본효율성을 고려해 비은행 부문에 힘을 실어주던 움직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아울러 하반기 금리 인상이 이뤄지면 다시 은행 위주로 성장 정책의 주도권이 넘어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업대출이나 IB 등 비이자부문에서 먹거리를 찾으려는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제1차 가계부채 리스크관리 TF'를 열어 코로나19 이후 최근 급증한 가계부채 부담을 덜기 위한 목표를 설정했다. 금년 중에는 5~6% 내외, 내년에는 4%대 수준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4분기 중 가계부문 경기대응 완충자본을 새롭게 도입하고 내년부터는 가계대출의 증가율과 위험도를 예보료와 연계해 최대 10%까지 할인·할증할 계획이다.
특히 비(非)은행권 가계부채 증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도규상 금융위 부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금융권 일각에서 은행·비은행 간 규제차익을 이용해 외형확장을 꾀하는 행태를 보여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달부터 차주 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현재 은행권과 비은행권에는 각각 40%, 60%로 DSR이 차등 적용되고 있다. 다만 당국은 비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되면 DSR 규제를 조기에 은행권 수준으로 맞추겠다는 입장이다. 내년 7월부터는 카드론도 DSR 적용 대상에 포함할 방침이다.
이는 금융지주의 계열사 성장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최근 몇 년 새 금융지주들은 자본효율성 등을 고려해 비은행 계열사를 키우는 데 주력했다. 은행에서 받은 배당금을 카드사, 캐피탈사, 증권사 등 2금융권에 증자해 재분배하는 식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자본비율과 이중레버리지비율 규제를 맞추려면 한정된 자본을 효율적으로 쓰는 게 중요하다"며 "자본을 투여했을 때 반대급부로 이익을 가장 크게 줄 수 있는 비은행 부문을 키워왔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여신을 주로 담당하는 금융 업권별 평균 수익성을 산출해 비교하니 은행이 가장 저조했다. 19개 국내 은행의 평균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42%를 기록했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5.54%에 그쳤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돼 순이자마진(NIM)이 떨어져 수익성이 크게 약화한 탓이 컸다.
8개 카드사의 평균 ROA는 1.41%, ROE는 6.61%를 기록했다. 캐피탈사(리스사·할부금융사·신기술금융사) 중 리스사는 ROA와 ROE가 각각 1.54%, 10.44%를 기록했다. 할부금융사의 ROA는 1.27%, ROE는 9.42%를 기록했다. 79개 저축은행의 평균 ROA는 1.67%, ROE는 14.81%로 이들 업권 통틀어 가장 높았다.
하지만 당국이 2금융권을 겨냥해 가계부채 관리 압박을 가하면서 비은행 중심 성장 정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여기 한몫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전사, 저축은행의 조달 금리는 오르는데 수수료율이나 대출금리는 떨어지는 추세다. 법정 최고금리가 이달 7일부터 기존 24%에서 20%로 내려가면서 2금융권에서는 기존 대출 차주에게도 금리 인하를 소급 적용했다. 최상단선이 내려오면서 연쇄적으로 대출 금리 인하 효과가 나타났다.
금융권 다른 관계자는 "지금은 금리가 낮으니 여전사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추후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여전채 조달 부담이 커진다"며 "카드 수수료율은 올릴 수도 없고 캐피탈 대출도 금리 경쟁으로 조달과 운용 스프레드가 좁아져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물론 당국이 '가계부채'를 겨냥한 만큼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미 금융지주계 상당수 캐피탈사는 기업·투자금융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중심축을 옮기고 있다. 현재 대형 캐피탈사의 사업 포트폴리오 가운데 40%가 기업·투자금융이다. 2016년 30% 수준이었던 걸 고려하면 상승세가 가파름을 알 수 있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아직까지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 가계부채 규제가 강화되는 것에 대비하고 있다"며 "은행 수익성도 올 들어 괜찮아지고 있어 그룹 전체적으로 영향도를 평가하면 크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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