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면 재수생' 농심, 선두 '팔도' 벽 넘어설까 [식음업계 여름대전]‘⑤삼양식품·오뚜기·풀무원과 2위 다툼, ‘배홍동비빔면' 공격 마케팅
박규석 기자공개 2021-07-28 07:59:18
[편집자주]
코로나19 확산이 다시 거세지면서 여름 성수기를 맞은 빙과와 라면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집콕소비' 증가로 수혜를 누렸지만 올해는 상황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매년 반복되는 시즌 상위 쟁탈전도 부담이다. 불확실성 증대 속에 구독 경제 서비스와 가격 인하, 신제품 출시 등 노력을 하고 있다. 잇단 악재에도 불구 성수기 시즌을 장악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주요 식음기업의 사업 현황과 전략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7일 15: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심이 수년간 고전한 비빔면시장 공략을 위해 올해 새롭게 출시한 배홍동비빔면의 흥행에 힘쓰고 있다. 비빔면 선두인 팔도와 경쟁을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는 가운데 팔도비빔면의 점유율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식음업계는 국내 비빔면시장이 지난해 1400억원에서 올해 15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주요 라면기업을 중심으로 신제품 출시가 지속되고 있어 관련 소비자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지난해 오뚜기 진비빔면을 시작으로 농심 배홍동비빔면, 삼양식품 삼양비빔면, 풀무원 정비빔면 등이 새롭게 출시됐다.
이들의 공통된 특징은 국내 비빔면시장 점유율이 60%에 육박하는 팔도에 뒤를 이을 2위 자리 공략이다. 팔도비빔면의 월 판매량이 2000만개에 달해 정면 승부를 위해서는 확고한 시장 지배력을 통한 제품 판매량이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농심은 팔도와 경쟁을 위해 비빔면시장의 '2인자' 이미지 구축에 힘쓰고 있다.
◇'팔도 vs 농심' 경쟁 마케팅 성공할까
농심은 비밈면 시장 2인자 싸움을 넘어 선두자리까지 넘보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이를 위해 배홍동비빔면을 전면에 내세워 각종 마케팅을 통한 제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배홍동비빔면에 사용되는 소스를 별도로 출시해 제품의 라인업도 빠르게 늘리고 있다.
농심은 오랫동안 비빔면시장 공략을 위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지만 매번 ‘팔도비빔면’의 인기를 넘지 못했다. 지속적인 개량을 통해 신제품을 내세웠지만 대부분은 출시 이후 얼마 가지 못해 단종되는 아픔을 겪었다.
1993년 도토리비빔면을 선보였지만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한 채 2004년 생산이 중단됐다. 이후 도토리비빔면의 리뉴얼 버전인 도토리쫄쫄면을 2019년에 출시했지만 이 역시 지난해 말에 단종됐다. 농심은 이들 제품 외에도 칼빔면과 열무비빔면, 녹차비빔면 등을 출시했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과거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농심은 올 3월에 출시한 배홍동비빔면 판매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제품 개발을 위해 지난 1년여간 전국 비빔국수 맛집을 찾아다니며 레시피를 개발한 게 특징이다. 출시 후 120일간 2500만개가 판매됐으며 이달 말 기준으로는 약 3000만개 판매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농심은 팔도 비빔면과 배홍동비빔면의 경쟁 구도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최근 배포한 보도자료에 농심과 팔도가 비빔면 시장에서 2강 구도를 갖출 것이라는 내용을 담기도 했다. 배홍동비빔면의 맛을 강조하기 위해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내용을 언급한 부분 역시 눈에 띄었다.
농심 관계자는 “배홍동비빔면 흥행을 위해 유명 연예인을 TV CF모델로 선정하는 등 영업과 마케팅에 힘쓰고 있다”며 “7월 말에는 제품 누적 판매량이 3000만개가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팔도, ‘브랜드 확장·이색 마케팅’ 역량 강화
팔도가 1984년 출시한 ‘팔도비빔면’은 37년 동안 약 16억개가 판매되며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판매량은 약 1억 2000만개로 전년대비 약 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비빔면 시장 점유율은 약 64%에 달해 확고한 시장 지배력을 유지했다.
팔도비빔면의 현재 월 판매량은 약 2000만개에 달한다. 농심이 비빔면시장 공략을 위해 3월에 출시한 배홍동비빔면의 누적 판매량이 2500만개라는 점을 고려하면 압도적인 판매량이다. 삼양식품과 오뚜기, 풀무원 등 역시 월 판매량에서는 팔도비빔면을 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팔도는 이러한 팔도비빔면의 공고한 시장 지배력을 앞세워 브랜드 카테고리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MZ세대로 불리는 젊은 소비자와의 소통을 통해 중장기적인 고객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에는 팔도비빔면에 크림분말스프를 더한 ‘팔도BB크림면’을 출시하기도 했다. BB크림면은 화장품인 ‘BB크림’을 연상하게 만들어 MZ세대의 취향을 반영한 게 특징이다.
지난 22일에는 베이커리 브랜드 업계 1위인 파리바케뜨와 손잡고 ‘팔도비빔빵’을 선보이기도 했다. 콜라보레이션 제품으로는 △오른손으로 비빈 고로케 △왼손으로 비빈 삼각불고기 △양손으로 비빈 소시지 샐러드 등이 있다. 팔도는 이번 협업으로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는 것과 더불어 비빔빵 60만개 분량을 생산할 수 있는 비빔소스 공급을 통한 실적 제고도 꾀하고 있다.
팔도는 팔도비빔면의 브랜드 확장을 통해 비수기인 겨울 시즌 판매량 확대도 꾀하고 있다. 2018년 이후 매년 겨울 선보이고 있는 ‘윈터에디션’이 관련 목표에 핵심이다. 윈터에디션 제품은 기존 비빔면에 어묵 국물 스프를 첨가한 게 특징이다. 그 결과 2018년 이후 비빔면 겨울철 판매량은 매년 20%씩 증가하고 있다.
팔도 관계자는 “팔도는 소비자 의견 반영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으며 브랜드 확장과 색다른 마케팅을 통해 실적 제고에 힘쓰고 있다”며 “경쟁력의 핵심인 맛 개발과 품질개선 등도 집중해 비빔면시장 성장을 주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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