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뀌는 주류 전장 '유흥→가정' 선점 각축전 [식음업계 여름대전]④오비맥주 vs 하이트진로, 맥주소비 부진에 ‘가격인하·크래프트’ 카드
박규석 기자공개 2021-07-28 07:57:41
[편집자주]
코로나19 확산이 다시 거세지면서 여름 성수기를 맞은 빙과와 라면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집콕소비' 증가로 수혜를 누렸지만 올해는 상황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매년 반복되는 시즌 상위 쟁탈전도 부담이다. 불확실성 증대 속에 구독 경제 서비스와 가격 인하, 신제품 출시 등 노력을 하고 있다. 잇단 악재에도 불구 성수기 시즌을 장악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주요 식음기업의 사업 현황과 전략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6일 13: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주류업계 양대 산맥인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가정시장 공략을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감소한 유흥시장 매출을 상쇄하는 게 목표다. 캔 맥주 등을 내세워 편의점채널 등을 활용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맥주시장 전체 규모는 수년 전부터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주 52시간 정착과 회식 문화 감소,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증가 등으로 유흥채널의 소비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동시에 도수가 낮은 주류를 중심으로 집에서 가볍게 즐기는 혼술 또는 홈술 문화의 확산도 맥주 소비 감소의 원인 중 하나다.
한국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2019년 국내 맥주시장 규모는 출고금액 기준 3조6883억원으로 2015년 대비 15% 감소했다. 맥주 출고량 또한 2015년 204만KL에서 2019년 172만KL로 4년 사이에 15.9%나 감소했다. 올해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과 외식 수요 감소로 맥주 소비량은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는 가정시장 진출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홈술 문화가 유흥시장에는 매출 감소를 가져왔지만 반대로 가정시장에서는 성장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비맥주, 크래프트 맥주 진출 ‘가정시장’ 1인자 굳힌다
주류 소비에 중심이 된 ‘홈술족’의 특징은 다양성이다. 수입맥주 뿐만 아니라 도수가 낮고 이색적인 제품을 찾는 게 특징이다. 국내 크래프트 맥주 시장이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대중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 역시 같은 이유다.
오비맥주는 이러한 맥주 소비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올 상반기 신제품인 ‘올 뉴 카스’를 비롯해 우리 쌀을 함유한 ‘한맥’을 출시해 제품 라인업을 강화했다. 또한 크래프트 맥주 협업 전문 브랜드인 ‘코리아 브루어스 콜렉티브(KBC)’를 출시하기도 했다.
KBC를 통한 크래프트 맥주 진출은 소비자의 다양성을 겨냥한 대표적인 사례다. KBC는 기존 크래프트 맥주 레시피를 받아 대량으로 생산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사업과 차별화된 게 특징이다.
단순 제조 대행이 아닌 소비자의 니즈와 트렌드를 분석해 고객사와 협업을 통한 개발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현재까지 백양 BYC 비엔나 라거와 노르디스크 맥주 등을 출시했다.
크래프트 맥주 시장 규모는 매년 증가하고 있어 오비맥주는 관련 부문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설정하고 있다. 국내 크래프트맥주 시장 규모는 2014년 기준 164억원에서 2019년 880억원, 2020년에 달할 것으로 1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요 판매 채널인 편의점 매출의 경우 GS25 500%, CU 498%, 세븐일레븐 550% 등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판매 비중 역시 GS25의 경우 2018년 2.1%에서 지난해 10%로 증가했다.
오비맥주는 이러한 신제품 출시와 크래프트 맥주 진출, 한정판 패키지 출시 등을 통해 가정시장 선두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할 방침이다. 실제 오비맥주는 2019년 제조사별 가정용(소매점) 매출 비중이 52.6%로 가장 높았다. 2위인 하이트진로 20.5%를 크게 앞선 수치다. 올해 1분기 역시 오비맥주는 약 52%의 가정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브랜드별로는 카스 프레시가 약 38%를 차지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가정시장 1위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소비자 요구에 끊임없이 부응하기 위해 앞으로도 지속적인 혁신을 통한 신제품을 선보일 것”이라며 “올 여름도 가정시장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굿즈와 온택트 콘텐츠, 한정판 패키지 출시 등에 전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 ‘캔 맥주·발포주’ 업고 성수기 공략
오비맥주와 마찬가지로 하이트진로도 가정시장 진출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홈술족에 인기가 높은 캔 맥주의 가격을 내리고 ‘발포주’ 제품을 앞세워 여름 성수기를 공략하고 있다. 최근에는 와인 판매도 시작해 상품 포트폴리오를 늘리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가정시장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먼저 꺼내든 카드는 가격 인하다. 주력 제품인 테라 500ml캔의 가격을 기존 대비 15.9% 내려 여름 성수기 시즌에 승부수를 띄웠다. 오비맥주 또한 신제품인 한맥 500ml 캔의 가격을 비슷한 시기에 내렸지만 10%에 그쳐 할인율에서는 하이트진로가 크게 앞서고 있다.
캔 맥주의 가격을 내린 배경에는 국내 맥주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2019년 기준 캔 맥주 매출은 71.4%로 페트병 18.9%와 병 9.6%를 크게 앞질렀다.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4캔 만원’ 등 저렴한 가격과 다양성 등이 매출 증대 이유로 꼽혔다.
필라이트와 필라이트 후레쉬, 필라이트 라들러 등 발포주도 가정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주력 제품이다. 필라이트의 경우 지난달 누적판매량이 12억캔을 돌파했다. 2017년 4월 첫 출시 이후 약 4년 만의 성과로 이는 1초에 9캔이 판매된 것과 같다.
맥주 제품뿐만 아니라 와인 판매를 통한 실적 제고도 노리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호주 와인 '팀 아담스'를 단독 출시했다. 동시에 제프 까렐과 도멘 루시앙 부아요, 발비 소프라니 화이트 등을 선보이며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가정시장을 더욱 확대기 위해 맥주 가격인하를 결정했다”며 “와인의 경우 하반기에도 다양한 상품 소개로 관련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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