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의 질주' JB우리캐피탈, 광주은행 앞지른 순익 1H 순이익 1037억, 계열사 기여도 변화
김현정 기자공개 2021-07-29 07:26:57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8일 15: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JB금융그룹 계열사 JB우리캐피탈이 올 상반기 광주은행보다 많은 순이익을 거둬들였다. 비은행 계열사가 은행 계열사보다 높은 실적을 거둔 것은 JB금융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비은행 계열사의 괄목할만한 성장에 이목이 쏠린다.27일 JB금융이 내놓은 ‘2021년 상반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JB우리캐피탈은 상반기 순이익 1070억원을 올렸다. 같은 기간 광주은행 순이익은 1037억원으로 JB우리캐피탈이 광주은행 순이익을 근소하게 앞질렀다. 전북은행의 경우 같은 기간 775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1분기만 해도 광주은행이 70억원 가량 더 많은 순이익을 냈지만 2분기 JB우리캐피탈이 100억원 정도 더 많은 순이익을 올리면서 전세가 역전됐다.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이 은행 계열사를 넘어선 것은 2013년 JB금융 설립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국내 지방은행 및 시중은행들로 풀을 넓혀 봐도 이 같은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2009년 신한은행이 유례없는 글로벌 경제 위기 여파로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쌓으면서 신한카드보다 순이익이 밀린 적은 있다. 다만 신한카드가 카드업계 시장점유율 1위사이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통상 금융그룹들은 은행 중심으로 사세를 넓힌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은행 실적 비중이 압도적이다.
이는 JB금융이 캐피탈 시장의 상승세가 크다고 판단하고 성장 정책을 적극 장려해온 덕분으로 풀이된다. JB우리캐피탈은 2019년 말 5조8442억원에 불과했던 총자산 규모가 올 들어 7조원을 넘기며 '7조 클럽'을 달성했다.
'안전 자산'으로 분류되는 신차금융보다 수익성이 높은 중고차금융 자산 위주로 규모를 키운 전략이 주효했다. 신차금융 시장에서 경쟁 격화로 수익성이 떨어지자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이 높은 상품군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한 것이다. 기업금융, 투자금융, 개인신용대출 등 비(非)자동차금융 자산도 크게 늘며 올 상반기 말 기준 전체 영업자산에서 46% 비중을 차지했다. 2019년 말까지만 해도 해당 수치는 33.9%에 불과했다.
JB우리캐피탈은 올 상반기 이자이익 1291억원, 리스이익 286억원 등 영업이익 1955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수치다. 작년 상반기 코로나19 충당금 전입에 따른 기저효과 및 꾸준한 건전성 개선 노력으로 충당금 전입액은 58% 줄었다. 여기에 NPL채권매각이익 44억원, 신차승용매각이익 29억원 등 일회성이익이 추가로 발생해 사상 최대 반기 이익을 올릴 수 있었다.
현재 시중은행 중심의 금융그룹사뿐 아니라 지방은행 금융그룹들 모두 비은행 비중 높이기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를 두고 내부적으로도 상당히 고무적인 분위기다.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27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JB금융이 증권사나 보험사 등 포트폴리오가 없어 비은행이 약하다는 얘기가 있는데 캐피탈 등의 선전으로 비은행 비중이 40%에 이른다”고 언급했다.
특히 JB우리캐피탈은 순이익 증가율이 95.1%로 성장세가 매섭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그룹의 지원 의지도 강해 당분간 성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JB금융은 코로나19 불확실성을 고려해 올해 그룹 위험가중자산(RWA)을 5% 성장으로 묶어놓았는데 하반기 여력이 생기면 캐피탈에 더 많은 부분을 안배할 생각이다.
이와 관련 권재중 부사장(CFO)은 컨퍼런스콜에서 “자회사 중 캐피탈이 가장 수익창출능력이 두드러지기 때문에 캐피탈에 여는 자세로 갈 것”이라며 “캐피탈은 올 상반기 예상보다 훨씬 좋은 실적을 거뒀는데 내년에도 경상적인 이익을 올해 수준으로 낼 수 있도록 경영계획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대부분 금융지주사들 역시 은행업 성장 정체에 대한 우려 속에서 비은행 키우기에 매진하고 있다. 작년 저금리·저성장 기조 및 코로나19 충당금 등으로 은행들이 순이익이 정체됐을 때 비은행 계열사들이 그룹 실적을 견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BNK금융지주의 BNK투자증권은 작년 154.3%의 순이익 증가율을 보였고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 역시 31% 증가해 은행의 부진을 만회하는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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