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해운, SM그룹의 '현대글로비스' 될까 PCTC 1척 보유, 쌍용차 인수로 완성차 운송 '청사진' 그리나
유수진 기자공개 2021-08-03 08:14:27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2일 08: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라마이다스(SM)그룹이 쌍용자동차 인수전에 '깜짝' 합류했다. 인수의향서(LOI) 접수 마지막 날까지 고민을 거듭하다 막판에 참여를 공식화했다. 기존에 거론돼 오던 후보군 외 새얼굴이 등장하며 쌍용차 매각이 한층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그렇다면 SM그룹은 왜 갑자기 출사표를 던졌을까. 현재까지는 우오현 회장의 쌍용차에 대한 관심과 경험에서 우러나온 경영 정상화에 대한 자신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수차례의 인수합병(M&A)으로 그룹을 키워온 우 회장이 사업적 시너지를 고려하지 않았을 걸로 보긴 어렵다.
관심이 가는 건 SM그룹 해운부문의 '맏형' 격인 대한해운의 역할이다. 쌍용차가 완성차와 반조립제품(CKD)을 해외에 수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해운은 규모가 작긴 하지만 자동차운반선(PCTC)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SM그룹이 쌍용차의 새주인이 되면 현대자동차그룹에서 현대글로비스가 하는 역할을 대한해운이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단 얘기다.
현재 SM그룹을 지탱하는 두 개의 축은 해운과 건설이다. 이 밖에 제조업과 미디어·서비스, 레저 관련 사업도 하고 있다. 건설업을 기반으로 제조·서비스업에 진출한 뒤 해운업에 집중한 결과다. 대한해운과 대한상선(옛 삼선로직스), SM상선(옛 한진해운 미주노선)을 잇달아 인수해 지금에 이르렀다.
대한해운은 철광석과 석탄, 곡물 등을 실어 나르는 벌크선사다. 벌크선과 원유운반선, LNG선 등을 운용하며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요 고객으로는 포스코와 한국전력, 에쓰오일, GS칼텍스 등이 있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PCTC도 한 척 보유하고 있다. 선박명은 코리안 뷰티호(1만3308DWT급)로 현재 현대글로비스에 대선 중이다. 현대글로비스는 다수의 용선과 사선으로 선대를 꾸려 현대차와 기아의 완성차 등을 해외로 운송하고 있다.
현재 현대글로비스 해운부문은 완성차 운송과 벌크 운송으로 구성돼 있다. PCTC를 이용해 자동차 등을 실어나르는 것 뿐 아니라 벌크선(철광석)·탱커선(원유)·가스선(LNG)도 운영하고 있다. 사실상 대한해운과 겹치는 사업이 대부분이다.
해운부문은 지난해 2조4149억원, 올 1분기에는 634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 내외로 파악된다.
만약 SM그룹이 이번 쌍용차 인수전에서 최종적으로 승리해 새주인이 된다면 완성차 운송 등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현대차그룹 내에서 현대글로비스가 하는 역할을 도맡아 할 계열사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대한상선이 기존 사업을 확대해 완성차 운송을 책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쌍용차는 내수 판매 외에도 유럽과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등에 완성차(CKD 포함)를 수출해 매출을 올리고 있다. 유코카캐리어스, 아마컵, NYK, 글로비스, K-LINE 등을 포함한 다수의 기업이 완성차 해상 운송을 책임지고 있다. NYK와 K-LIINE은 일본 국적 선사다. 해외로 수출하는 주요 차종은 티볼리와 코란도, 렉스턴, 렉스턴 스포츠 등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모두 1만3509대를 수출했다. 최근 5년간의 판매 현황을 살펴보면 △2017년 3만7008대 △2018년 3만2855대△ 2019년 2만5010대 △2020년 1만9436대 등으로 매년 수출 대수가 줄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추후 경영 정상화에 성공하면 자연히 수출 물량도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북미시장 진출도 욕심내고 있다. 쌍용차가 HAAH를 새주인으로 원해온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북미 네트워크다. 10년 넘게 이루지 못한 '북미 진출'이란 숙원을 HAAH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이루고자 하는 것이다.
대한해운은 현재 PCTC 사업의 규모가 크진 않지만 언제든 키울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SM그룹은 이전부터 PCTC 사업 확대에 대한 의지가 있었다. 2019년 말에는 PCTC 3척을 보유한 동아탱커 인수를 검토하기도 했다. 국내외 화주와 장기 운송계약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안정성이 높다는 점을 긍정 평가한 것으로 알려진다.
SM그룹 관계자는 "쌍용차가 유럽 등에 자동차를 수출하고 있으니 대한해운의 PCTC 사업과 충분히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밖에 남선알미늄 등 SM그룹 내 자동차 부품사와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남선알미늄은 플라스틱 소재의 범퍼와 내외장재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이밖에 화학사인 티케이케미칼, 배터리 전문 벡셀 등과도 협업도 점쳐진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