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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케미칼, 투자 계획 '뒷받침'하는 지주사 현금 지원 현금성자산 연초 대비 4배 증가…유화계열사, 자체 영업현금 창출 규모 확대 전망

이정완 기자공개 2021-08-04 10:15:27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3일 14: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L그룹의 석유화학사업 계열사인 DL케미칼이 지주사 DL 덕에 1조원에 가까운 현금을 보유하게 됐다. 앞으로 5년간 조 단위 투자 계획을 세우고 있는 DL케미칼 입장에선 안정적인 투자 여력을 확보한 셈이다.

지주사 도움만 받는 것은 아니다. DL케미칼과 오는 9월 DL케미칼 지분 100% 자회사로 편입되는 카리플렉스는 뚜렷한 영업이익 상승세를 나타내며 자체 현금 창출력도 갖춘 모습이다.

DL케미칼은 2분기 말 기준 9208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기록하고 있다. DL케미칼이 올해 1월 옛 대림산업에서 분할됐을 때 2000억원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던 것을 감안하면 4배 가량 늘어난 셈이다.

현금 증가의 배경에는 지분 100%를 들고 있는 DL이 있었다. DL은 6월 DL케미칼이 주주 배정 방식으로 실시하는 45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당시 DL 측은 “DL케미칼 투자 재원 확보 및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이 덕에 DL케미칼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분기 말 3855억원에서 현재 1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늘었다. 현금이 증가하니 재무건전성도 개선됐다. DL케미칼의 1분기 말 순차입금은 32억원이었으나 2분기 말에는 4422억원 순현금으로 전환했다. 차입금에 큰 변동이 없었던 덕이다.

DL케미칼의 현금 증가는 앞으로 투자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해 9월 대림산업은 분할을 발표하며 유화사업에서 향후 5년 동안 2조~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연간 4000억~6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현금이 늘어나면서 DL케미칼이 투자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

DL케미칼의 자체 영업현금 창출력이 증가한 것도 미래 투자에 긍정적이다. DL케미칼은 지난 2분기 매출 3639억원, 영업이익 333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1756억원, 영업이익 184억원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2배 가까이 증가했다. DL케미칼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 151억원으로 저점을 기록한 후 올해 1분기 203억원, 2분기 333억원을 나타내며 줄곧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DL케미칼은 “회사가 생산하는 폴리에틸렌(PE) 시황 호조와 함께 글로벌 윤활유 수요 회복에 따른 폴리부텐(PB) 판매량 증가로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DL케미칼은 올해 초 25만톤 규모의 차세대 메탈로센 PE 전용공장 건설을 완료해 메탈로센 PE 생산용량을 세계 3위 수준인 53만톤으로 늘렸다. 신공장에서 생산한 PE 판매도 실적에 기여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DL케미칼, 카리플렉스 실적 추이(출처=DL)

DL케미칼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유화사업 주력 계열사인 카리플렉스도 영업현금 증가가 기대된다. 의료용 합성고무 세계 1위 제조사인 카리플렉스는 2분기 매출 654억원, 영업이익 11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공장 정기 보수로 인해 영업이익이 42억원에 그쳤으나 수술용 장갑 수요 덕에 2분기 가동률 100%를 나타냈다. 작년 7월 600억원을 투자해 증설한 브라질 공장도 6월 공사를 마치며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카리플렉스는 DL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지만 오는 9월 DL이 가지고 있는 카리플렉스 주식 전량을 DL케미칼에 현물출자하기로 하면서 DL케미칼 자회사로 배치된다. DL은 이 대가로 DL케미칼 주식을 받는다.

이 같은 지배구조 체제가 구축되면 DL케미칼과 자회사 카리플렉스의 현금 창출력이 강화되면서 투자 계획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DL그룹은 유화사업에서 스페셜티(Specialty) 투자를 구체화하고 있다. 스페셜티 생산용량을 2019년 말 20만5000톤에서 2025년 53만9000톤까지 증설하겠다는 목표다.

최근에는 단기적인 투자 계획도 공개됐다. DL케미칼은 지난 6월 세계 3위 무정형 폴리 알파 올레핀(APAO) 접착 소재 제조업체인 미국 렉스택(REXtac)과 합작법인을 세워 친환경 위생용 접착제 시장에 진출했다. APAO는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 접착 소재다. DL케미칼이 합작법인 지분 74%를 보유한다.

두 회사는 여수 석유화학단지에 1500억원을 투자해 연간 4만톤 규모 APAO 및 접착제 생산공장을 짓는다. 올해 착공해 2023년 상반기 상업생산을 목표로 한다. DL케미칼이 보유한 현금도 이 공장을 짓는데 쓰일 것으로 관측된다.

DL케미칼이 올해 초 완공한 차세대 메탈로센 PE (폴리에틸렌) 전용 생산 시설(제공=D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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