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후발주자 롯데글로벌로지스, 든든한 뒷배는 '롯데쇼핑' [플랫폼 손잡는 택배사]⑥내년 1월 풀필먼트 사업 본격화, '롯데온' 중심 협력 가능성 대두

유수진 기자공개 2021-08-05 08:11:29

[편집자주]

코로나19 팬데믹이 가져온 변화 중 하나는 '택배시장의 급성장'이다. 비대면 소비의 확산으로 시장이 기존보다 빠른 속도로 팽창하며 택배사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이들은 신규 일감 확보 및 영향력 확대 방안으로 플랫폼사와의 결합을 선택했다. 플랫폼 이용자를 잠재적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각사별 전략을 알아보고 미래를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4일 13: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국내 택배업계 '빅3' 중 상대적으로 플랫폼을 통한 사업 확장에 소극적인 편이다. 경쟁사들과 달리 아직까지 외부 파트너와의 협력이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로 물동량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만큼 사업 확대에 앞서 시설 투자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그렇다고 아예 무심한 건 아니다.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기본적으로 '유통 강자' 롯데그룹 소속으로서 계열사와 협력에 나설 가능성이 열려 있다. 롯데그룹의 이커머스 강화는 물류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 역할 확대로 이어질 거란 관측이 많다. 조만간 풀필먼트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점 역시 플랫폼사와의 협력이 임박했다는 근거 중 하나다.

4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내년 1월 준공 예정인 진천 메가허브터미널에 풀필먼트 센터를 오픈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터미널 3층에 조성되는 풀필먼트 센터는 약 1만5000평 규모다.

물품 입고와 보관, 출고, 발송 등 전 과정이 자동으로 이뤄지는 최첨단 시설이다. 풀필먼트 센터와 1~2층 터미널이 컨베이어 라인으로 연결돼 별도의 이동 없이 직출고가 가능하다. 자동화 설비는 고객의 주문 마감시간을 기존보다 늦추는 역할을 한다. 회사 측은 향후 수도권과 지방 5대 광역시를 타깃으로 당일 배송 서비스도 추진할 방침이다.


풀필먼트 사업에 뛰어든다는 건 플랫폼사 등과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의미기도 하다. 아무리 시설을 잘 갖춰놓더라도 셀러들의 입점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풀필먼트 사업자들이 자동화 설비 등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건 생산성을 높이고 오류를 줄이기 위한 목적 등이다. 이는 셀러들을 유인하는 효과도 있다.

한발 앞서 풀필먼트에 집중하고 있는 CJ대한통운의 사례를 봐도 플랫폼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사업을 시작한 지 1년3개월 가량 됐으나 고객사는 10여 곳으로 많지 않은 상태다. 그마저도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은 네이버의 중개 덕분에 지금의 입점사들과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풀필먼트 센터를 20만평 추가 확장하겠다고 밝히는 듯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를 믿기 때문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이미 풀필먼트 사업에 첫 발을 들인 상태다. 작년 말부터 경기도 이천 덕평물류센터에 풀필먼트 센터(1000평)를 마련해 놓고 고객사의 물류 프로세스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올 4월엔 국내 최초로 무인운송로봇도 도입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덕평 풀필먼트 센터 모습. <출처:롯데 공식블로그>

다만 규모가 크지 않아 아직까진 플랫폼사와 손을 잡지 않았다. 자체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소규모 셀러를 유치하는 중이다. 현재 반려동물용품과 아동완구류, 액세서리 및 잡화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추후 상품군을 확대할 예정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규모도 작아 소규모 셀러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며 "내년 1월 오픈 예정인 진천 메가허브터미널에서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풀필먼트에 힘을 싣기 위해 유력하게 거론되는 건 롯데쇼핑과의 협력이다. 온라인 쇼핑 플랫폼 롯데온에 입점한 셀러를 풀필먼트 고객으로 유입시키는 방식이다. 물론 롯데쇼핑의 직매입 상품에 대해서도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최근 롯데온은 '판매 수수료 제로'를 내거는 등 셀러 유치에 팔을 걷어붙인 상태다. 외부 판매자를 자사 플랫폼에 들여 다루는 품목을 확대하고 시장 점유율도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매월 3000개 이상의 셀러를 입점시키는 게 목표다.

해당 셀러들이 롯데글로벌로지스의 풀필먼트로 유입되면 계열사간 시너지가 극대화 될 수 있다. 당초 롯데쇼핑은 이머커스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자체적인 풀필먼트 서비스를 검토했으나 물류사와의 협력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진다.

사업구조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옮기고 있는 롯데그룹 입장에선 롯데글로벌로지스의 풀필먼트 서비스가 경쟁력 강화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물류 일괄 대행으로 배송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물론 서비스 질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수준 높은 물류서비스는 경쟁력 있는 셀러 확보와 고객 유입 확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롯데그룹의 이베이코리아 인수 실패를 유독 아쉬워 할 거란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확실한 플랫폼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온만으로는 사업 확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잠재 고객 확보 차원에서 딜에 참여했으나 라이벌 신세계에 고배를 마셨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내년 1월 진천 메가허브터미널을 오픈하면 물류기업으로서 그룹 내 역할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롯데쇼핑 롯데온과의 협력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