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선, HMM 주가 '단기 상승'에 베팅 컨테이너선 매각대금 중 700억어치 HMM 주식 매입
양도웅 기자공개 2021-08-11 15:13:53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9일 15: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금성자산이 100억원대에 불과했던 대한상선이 최근 HMM 주식 매입에 700억원가량을 사용했다. 여기엔 몇 달 전 보유한 컨테이너선 6척을 같은 그룹 계열사인 SM상선에 매각하면서 받은 자금이 활용된 것으로 분석된다. 단 주가 변동성을 고려해 장기보다는 단기로 짧게 보유한 뒤 시세 차익을 거둘 계획인 것으로 파악된다. 즉 단기 상승에 베팅한 셈이다.벌크선 전문 해운사인 대한상선은 지난 6일 HMM 주식 70만8259주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달 28일 103만6551주를 매입했다고 밝힌 지 약 일주일 만에 비슷한 규모의 주식을 추가로 취득한 것이다. 이번 추가 취득으로 대한상선이 보유한 HMM 주식은 215만5221주로 늘어났다. 지분율은 0.53%로 소폭 상승했다.
이러한 잇단 HMM 주식 매입에 대한상선이 투입한 자금은 총 709억원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대한상선이 보유한 현금및현금성자산(별도)은 154억원이다. 종속기업인 한덕철광산업과 대림종합건설더블유 등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을 포함해도 169억원(연결)으로 많지 않다.
보유한 기타금융자산으로 분류되는 예금을 해지하고 보유 채권도 매각해도 대한상선이 빠르게 확보할 수 있는 현금은 3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이 돈을 모두 사용할 순 없다. 당장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이 171억원이나 되기 때문이다. 사실상 쓸 수 있는 현금은 100억원을 조금 웃도는 규모다.
회사 관계자가 언급한 자산은 같은 그룹 계열사인 SM상선에 매각한 컨테이너선 6척이다. 지난해 12월 대한상선은 이사회를 열고 △컨테이너선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 실현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벌크선 확보 △재무구조 개선 등을 위해 보유 컨테이너선 매각을 결정했다. 올해 상반기에 순차적으로 양도가 이뤄져 총 1422억원의 매각 대금을 얻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 일부를 HMM 주식 매입에 활용한 것이다.
대한상선의 재무 상황은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회생 절차를 밟던 2016년 12월 채권자였던 대한해운이 출자전환과 주식 인수 등으로 최대주주에 올라섰지만 지난해 상반기까지 업황 불황이 이어지면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별도) 평균 444억원 정도였다. 이는 2016년 회생 절차를 밟던 해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인 659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하지만 이번 컨테이너선 매각으로 자산의 처분가액과 장부가액의 차이만큼이 영업외손익으로 인식돼 이익 증대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자기자본이 소폭 증가해 현재 계획하고 있는 선대 확장을 위한 벌크 선박 매입, 선박평형수 정화장치 설치 등을 지속해서 추진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관계자는 "같은 선사이기 때문에 HMM의 상황을 더 정확하게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올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서도 컨테이너선 업계가 호황일 것으로 예상돼 HMM의 주가는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단 변동성이라는 게 워낙에 크기 때문에 (보유 기간은) 짧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HMM의 주가는 지난 5월 정점(5만600원)을 찍은 뒤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9일 오후 현재 3만9600원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시장에선 연초 대비 두 배 이상 오른 점을 들어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노조 파업 가능성이 대두되는 점도 단기 악재로 꼽힌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소비가 늘어나는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컨테이너선사들의 영업활동이 더욱더 활발해지는 점과 여전히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 등을 고려하면 HMM의 주가엔 단기적으로 호재가 더 많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례로 해상 운송료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6일 기준 4225.86포인트(p)로 사상 최고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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