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지배구조 로드맵]한화에너지, '한화-한화시스템' 지분 카드 활용 방안은㈜한화 지분율 추가 확보 가능성...한화시스템 지분 매각시 3000억 확보
박상희 기자공개 2021-08-13 10:34:34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2일 14: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 오너 3세가 지분 100%를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이 자회사인 한화에너지에 역합병되면서 에이치솔루션이 보유했던 한화시스템(13.41%)과 ㈜한화(5.19%) 지분에 관심이 쏠린다.김동관 3형제가 한화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려면 필연적으로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한화의 지분을 확보해야만 한다. 이를 감안할 때 한화에너지로 넘어간 ㈜한화 지분은 향후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019년 한화시스템 상장 당시 구주 매출에 참여하지 않았던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에너지에 흡수합병된 이후 한화시스템 지분 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에이치솔루션이 그랬던 것처럼 ㈜한화 지분을 꾸준히 매입하기 위해서는 재원이 필요한데, 한화시스템 지분 매각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우선주, 보통주 전환 시 김동관 3형제 측 지분율 20%대로 상승
한화에너지가 에이치솔루션의 자산을 모두 승계하면서 에이치솔루션이 보유한 지분 등도 한화에너지 소유가 될 전망이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에너지(100%) 외에도 ㈜한화의 지분(보통주 기준) 5.19%와 한화시스템의 지분 13.41%를 보유 중이었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과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 김동선 한화앤드리조트 상무가 보유한 ㈜한화 지분율(보통주 기준)은 각각 4.44%, 1.67%, 1.67%다. 승계 핵심으로 꼽혔던 한화S&C가 물적분할을 통해 에이치솔루션이 출범했던 2017년과 비교할 때 개인 지분율은 변화가 없다.
김동관 3형제가 직접적으로 ㈜한화 지분을 늘리기보다는 에이치솔루션을 통해 우회적으로 지분을 확보하는 방법을 택했다. 2018년말 기준 2.2%였던 에이치솔루션이 보유한 ㈜한화 지분율은 2019년 4.2%, 올해는 3월 말 기준 5.19%까지 상승했다.
3형제가 직접 보유하고 있는 ㈜한화 지분율과 한화에너지가 소유하게 되는 ㈜한화 지분율을 합하면 이들 지배력은 12.97%.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 지분율이 상당하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김동관 사장은 ㈜한화 우선주 3.75%를 보유하고 있다. 김동원 전무와 김동선 상무는 우선주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에이치솔루션이 보유한 ㈜한화 우선주도 5.1% 수준이다.
우선주가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로 전환될 경우 이들의 지분율은 지금보다 2배 이상 상승한다. 자연스레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지분율은 희석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재계에서는 정공법으로 김동관 사장이 에이치솔루션이 ㈜한화 지분을 단일 최대주주가 될 때까지 사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이에 소요되는 자금을 마련하는 것도 부담이다.
다만 한화에너지가 ㈜한화 지분을 매입할 경우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화토탈-한화종합화학-한화에너지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감안할 때 하단에서 배당 등을 통해 한화에너지로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다. 김동관 사장 역시 배당 등을 자금을 확보할 수 있지만, 직접 매입보다는 한화에너지를 통한 간접 매입이 더 낫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비용이 수반되지 않는 합병이나 지주사 전환 등의 방법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공법을 쓸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본다"면서 "다만 에이치솔루션이나 한화에너지를 통해 ㈜한화 지분율을 높여 놓는 것은 향후 지주사 전환 등 지배구조 변화를 꾀할 때를 대비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화시스템 IPO시 구주 매출 안해...한화에너지 자금 조달 니즈 커
한화에너지가 ㈜한화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기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하다. 이를 감안할 때 흡수합병을 통해 한화에너지로 귀속되는 한화시스템 지분이 ‘단 비’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에이치솔루션에서 한화에너지로 이관될 한화시스템 보유 주식 수는 1478만5550주다. 최근 한화시스템 주가 추이(2만원)를 감안하면 지분(13.41%) 매각시 약 3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한화시스템의 11일 종가는 1만6800원을 기록했다.
에이치솔루션이 한화시스템 지분을 보유하게 된 시작은 한화S&C의 물적분할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화S&C는 2017년 회사를 에이치솔루션(존속법인)과 시스템통합업체인 한화S&C(신설법인)로 물적분할했다. 에이치솔루션이 보유한 한화S&C 지분 100% 가운데 45%(535만7000주)를 스틱인베스트먼트에 2500억원에 매각했다.
1년 후인 2018년 한화그룹은 한화S&C를 한화시스템과 합병했다. 합병 이후 합병법인 한화시스템에 대한 지분율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약 52.9%로 최대주주가 되며 에이치솔루션이 약 26.1%, 재무적투자자(스틱컨소시엄)가 약 21.0%의 지분을 보유했다. 에이치솔루션은 합병법인 보유 지분의 약 10% 이상을 스틱컨소시엄에 매각하면서 지분율을 약 13.41%로 낮췄다.
이후 한화시스템은 재무적투자자(FI)의 자금회수를 위해 2019년 기업공개(IPO)를 단행했다. 공모구조가 구주매출 75%, 신주모집 25%로 짜여졌는데 구주매출은 전량 FI의 몫이었다. 에이치솔루션이 보유한 한화시스템 지분은 한화에너지 손으로 넘어가게 됐다.
상장 이후 최대주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분율(48.99%)이 50%에 달하는만큼 한화에너지가 굳이 한화시스템 지분을 보유할 이유는 없다. 한화에너지의 자금 조달 니즈가 있기 때문에 한화시스템 주가 추이를 살펴 적기에 블록세일 등을 통해 지분 매각에 나서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일었던 한화S&C가 물적분할 이후 한화시스템(신설법인 한화S&C 합병)과 한화에너지(존속법인 에이치솔루션 합병)에 각각 합병되면서 실체가 사라진 만큼 사익편취 논란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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