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분석]SK루브리컨츠 이사진, ICS 2인 기타비상무이사 합류박찬우 대표 ·김광우 상무...감사위원회 부활 가능성
박상희 기자공개 2021-08-23 11:23:21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9일 10: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루브리컨츠가 최근 IMM크레딧솔루션(ICS) 측 인사 2명을 이사회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ICS가 SK루브리컨츠 지분 40%를 인수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ICS는 IMM PE가 2020년 만든 사모크레딧펀드 자회사다.SK이노베이션이 자회사 SK루브리컨츠 지분 40%를 재무적투자자(FI)에 매각하면서 이사회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SK루브리컨츠는 SK이노베이션의 100% 자회사였기 때문에 이사회 독립경영 니즈가 약했다.
SK루브리컨츠는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ICS 박찬우 대표이사(사진)와 김광우 상무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ICS가 지분 40% 인수금 1조1194억원의 입금을 완료하는 날 SK루브리컨츠 이사회에 입성한 것이다.
1977년생인 박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MBA 과정을 거쳐 컨설팅 회사 베인앤컴퍼니와 JP모건을 거쳤다. 이후 IMM PE에 합류해 대한전선, 할리스커피, 현대삼호중공업 딜 등 굵직한 투자 건을 담당했다. 2019년 말 IMM PE 인사에서 투자1본부 전무이사에서 파트너(부사장)로 승진했다. 지난해 IMM PE가 설립한, 연 8% 안팎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중위험펀드 자회사 ICS 대표로 발령 났다.
올 초 IMM PE에서 승진한 김광우 상무는 승진과 동시에 ICS로 이동했다. 골드만삭스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김 상무는 미국 로펌 커클랜드 앤 앨리스, 국내 PEF 액티엄 등을 거쳐 2019년 7월 IMM PE에 합류했다. 할리스 매각에 공을 세운 성과를 인정받아 상무로 승진했다.
박 대표와 김 상무의 합류로 SK루브리컨츠 이사회는 또 한번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과거 여러 번 상장을 시도했던 SK루브리컨츠는 필요에 따라 이사회 지배구조가 수차례 변화하는 과정을 겪었다.
2019년 말까지만 하더라도 SK루브리컨츠 이사회는 사내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가 각각 1명에 그친 반면 사외이사 수는 3명이었다. 사외이사 수가 과반 이상으로,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한 조치였다. 기업공개(IPO) 등을 염두에 둔 것이었는데, 상장 계획을 철회하면서 사외이사의 필요성이 사라졌다. 이에 따라 기존 3인의 사외이사는 모두 사임했다.
2020년 말 기준 이사회는 사내이사 3인과 기타비상무이사 1인 등 4인 체제로 바뀐다. 외부인물인 사외이사의 존재가 사라졌다. 모기업인 SK이노베이션이 SK루브리컨츠 소수 지분 매각을 진행하면서 프로세스의 효율성을 위해 사외이사 제도를 없앤 것으로 풀이된다.
반기보고서의 기준이 되는 6월 말 기준 SK루브리컨츠의 이사회는 여전히 사내이사 3인과 기타비상무이사 1인 등 4인 체제였다. 다만 기타비상무이사가 SK이노베이션의 김철중 부사장(전략본부장)에서 최환준 부사장(Portfolio혁신실장)으로 바뀐다.
이후 ICS 측 인물 2명이 합류하면서 사내이사 2인, 기타비상무이사 3인 등 5인 체제로 다시 탈바꿈했다. FI 측 인물 2명이 기타비상무이사로 합류하면서 사내이사가 기존 3명에서 2명으로 줄었다. 차규탁 대표이사(CEO), 이동훈 부사장(CFO)와 함께 사내이사를 맡고 있던 허정욱 부사장이 이사회에서 빠졌다.
감사 조직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기타비상무 이사로 합류한 ICS 측에서 감사위원회 부활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SK루브리컨츠는 IPO 추진 보류 결정에 따라 2020년 이사회에서 기존에 운영했던 3개의 이사회 내 위원회(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투명경영위원회)를 모두 폐지했다. 이에 따라 2019년까지 감사위원회를 운영했던 SK루브리컨츠는 1인 감사인 제도로 회귀했다. 현재 감사는 SK이노베이션의 김영광 부사장이 맡고 있다.
ICS는 SK루브리컨츠의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지만 경영권을 확보한 것은 아니다. 다만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하면서 주요 경영 상의 의사결정 과정에 상당한 입김을 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지난달 초 열렸던 스토리데이(Story day) 행사에서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자회사들 지분을 매각할 경우 사업 자회사들이 더 독립적으로 경영될 것"이라면서 "각 회사별 파이낸셜 스토리가 SK이노베이션의 파이낸셜 스토리와는 다른 관점에서 쓰여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 사장은 '글로벌 기준의 지배구조 확립'을 약속하면서 "산하 자회사들의 이사회 기능 역시 강화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SK루브리컨츠를 포함해 이노베이션의 자회사들은 자산규모만 수조원에 이르는 대형기업이지만 그간 사외이사 선임과 같은 내부 감시 장치가 없었다. 대부분 비상장사로 상장사만큼의 지배구조를 갖출 의무는 없기 때문이었다.
재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가운데 가장 먼저 소수 지분을 외부에 매각한 SK루브리컨츠의 이사회 운영이 어떻게 변화할지 관심”이라면서 “SK종합화학 등 현재 지분 매각을 진행 중이거나 향후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있는 자회사들 역시 SK루브리컨츠의 선례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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