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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세번째 유증…재무개선 효과는 '지켜봐야' [Earnings & Credit]1.2조 규모 중 5000억 드릴십담보대출 상환용...자재 구매 등 사용처 뚜렷

오찬미 기자공개 2021-08-23 08:16:11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0일 07: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중공업이 오는 11월 1조2375억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 확충을 추진한다. 지난 6년간 적자가 누적돼 신용등급 하방 압박이 지속되자 재무건전성 개선 필요성이 커졌다. 이미 1조5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이 추진됐고 두차례 유상증자도 실시했다.

자금 모집을 앞두고 단기 신용등급이 한단계 하향 조정되면서 계획한 자금 모집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을지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높다. 1조원을 웃도는 자금 유입 계획에도 불구하고 올해와 내년 추가 손실 발생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자금의 예상 사용처도 뚜렷히 정해져 증자 효과 역시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중공업, 1.2조 규모 유증...최대주주 삼성전자 참여 여부 촉각

삼성중공업은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1조237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올 11월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신주 2억5000만주를 발행할 계획이다. 신주 발행 가격은 15% 할인율을 적용해 4950원으로 잠정 결정됐다.

10월 28~29일 주주와 우리사주조합을 상대로 유상증자 청약을 진행해 발행 주식 20%에 해당하는 5000만주를 우선 배정할 예정이다. 실권주가 발생하면 11월 2~3일 일반투자자를 상대로 일반공모 청약이 이뤄진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11월 19일이다.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총 8개 증권사가 인수단으로 참여한다.

심성중공업의 단기신용등급이 올해 유상증자를 앞두고 'A3+'에서 'A3'로 하향 조정된 점은 부담이다. 유상증자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거나, 예고된 수준을 상회하는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 추가적인 신용도 저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대주주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등 법인 특수관계인은 구주주 배정분에 청약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최종 참여 여부는 각 사 이사회 결의를 통해 결정된다. 삼성전자(15.98%)를 비롯한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총 21.87%로, 삼성전자는 이번 유상증자에서 약 3333만3883주(신주발행주식수의 13.33%)를 배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사업성만을 놓고 봤을 때 참여 의지를 높이기가 쉽지만은 않다. 삼성중공업은 좀처럼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6년 연속 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 역시 대규모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분기에만 영업손실 5068억원을 냈다. 지난해 1분기 478억원에서 무려 960% 확대됐다. 상반기에는 적자 규모가 1조원에 이른다.

지난 2016년과 2018년에도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해 각각 1조1409억원, 1조4088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1주당 발행가액은 2016년 7170원, 2018년 5870원에서 올해 4950원에 잠정 결정됐다.

하지만 재무개선 효과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부분자본잠식이 발생했다. 당기순적자상태가 지속되자 삼성중공업은 올 7월 액면가를 감액하는 무상감자를 단행했다.

청약에서 대량의 실권이 발생할 경우 대표주관회사가 이를 전량 인수할 예정이다. 다만 대표주관회사는 인수 리스크 해소와 손익의 확정을 위해 인수한 주식을 빠른 시일 내 장내에서 매각할 수 있다. 이경우 단기적으로 주가에 영향을 준다.

◇자금 유입 효과 '제한적'...신용등급 제고 효과 예의주시

삼성중공업이 올해 1조원 이상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더라도 재무건전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효과는 약 5000억원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월 드릴십담보대출로 받은 7000억원의 자금 가운데 5000억원을 증자 자금으로 상환할 계획이다. 금리가 4.2%에 달한다.

나머지 7375억원은 선박건조와 관련한 자재 구매에 사용하기로 했다. 선박건조 과정에서 필요한 주요 자재는 강재, 엔진, 시추장비 등이 있다. 이 중 약 4296억원은 강재 구매대금, 약 1651억원은 엔진 구매대금, 약 1428억원을 기타자재 구매대금으로 각각 올해 말과 내년 6월까지 집행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6년여간 적자가 지속되면서 재무건전성이 하락한 상태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3조2901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적자 9447억원, 순손실 9833억원이 발생했다. 누적된 재무 압박으로 이익잉여금은 마이너스 1조1038억원까지 줄었다.

미청구공사 가운데 호주지역 선주에 대한 1308억원 전액이 손상차손 누계액으로 전환되면서 영향이 있었다. 올해 상반기 누적 연결기준 총 차입금 규모는 약 4조513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1.44% 감소했다. 강재가 인상 관련 공사손실 충당금 설정과 드릴쉽 평가손실이 발생해 반기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322.23%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1.2%p 증가했다.

신용평가사는 삼성중공업의 재무안정성 개선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020년 4분기 이후 급증한 선박 건조로 운전자금 부담이 확대된데다 친환경, 신기술 관련 투자계획도 있어 채무 감축 수준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앞선 두번의 증자에서 보듯 본질적인 수익성 회복이 전제되지 못하면 증자는 일시적 효과에 그칠 수 있다"며 "유상증자와 관련해 단기적으로 대주주 참여를 통한 성공적인 증자 완료 여부와 중기적으로 증자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 효과 지속 여부를 지켜 볼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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