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회원권 몸값 고공행진…남부·이스트밸리 '불티' [VIP 라운지]초고가 회원권, 수요가 공급의 5배…신규회원 자격평가 허들도 높아져
허인혜 기자공개 2021-08-27 07:11:14
[편집자주]
고액자산가들의 자산관리와 문화 생활에도 트렌드가 있다. 이들은 주식과 채권, 부동산 등 투자 상품 뿐 아니라 문화 생활에도 차별화를 추구한다. PB 비즈니스에 적극적인 금융회사들은 이들만을 위한 채널을 집중 관리하고 있다. 고액자산가들의 관심사, 그리고 투자동향과 문화생활에 대해 더벨이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5일 13: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골프장회원권 투자가 부자들의 자산관리 트렌드로 귀환했다. 코로나19 사태 전부터 서서히 달궈진 국내 골프장회원권 시장은 해외 골프가 막히며 최고의 호황기를 맞고 있다.10억원 이상의 '황제회원권'으로 불리는 남부와 이스트밸리CC 회원권은 연초 대비 5억원씩 상승해 호가가 18억원을 넘겼다. 비싼 몸값에도 수요 대비 매물이 부족해 '돈이 있어도 못산다'는 말이 돌 정도다.
◇남부·이스트밸리 '18억' 넘겼다 "없어서 못산다, 매수수요 매각의 5배"
골프장회원권이 새로운 대체투자처로 떠오르면서 몸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코로나19로 레저수요가 골프장으로 쏠렸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2008년 이후 최대 호황기라고 평가했다.
초고가 회원권으로 꼽히는 남부와 이스트밸리는 수요가 폭증해 현재 매수 가능한 매물 자체가 없는 상황이다. 두 곳의 회원권은 올해만 약 5억원 상승했다. 코로나19 전과 비교하면 두 배 급등했다. 남부의 시세가 18억4000만원, 이스트밸리의 시세가 18억5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스트밸리는 이미 가장 가격이 높았던 16억2500만원을 뛰어 넘었고 남부는 최고가인 21억5000만원에 근접했다. 이밖에 화산, 렉스필드, 아시아나 등이 각각 2억원 가량 몸값을 올렸다.
이현균 에이스회원권 애널리스트는 "남부와 이스트밸리의 경우 워낙 개체수가 적은 회원권으로 최근에는 매물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매물이 나와야 거래가 되기 때문에 수급상황으로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매수 수요가 4~5배 이상은 높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올해는 강원과 제주 등 여행수요와 골프장 이용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골프장의 인기가 높았다고 전문가는 전했다. 엘리시안제주의 회원권 가격은 연초대비 74.24% 오른 2억3000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제주 핀크스(10000)도 62.10% 급등했다.
자산가들이 골프장회원권을 구매하는 통로는 다양했다. 고가 회원권일수록 골프장에서 직접 구매하고, 프라이빗뱅커(PB)를 통하거나 전문 브로커와 접촉하는 경우도 있다. 회원권 구매 플랫폼을 이용하는 부자도 적지 않다고 했다. 에이스회원권 등이 대표적인 플랫폼으로 꼽힌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전문 브로커를 통해 종종 매물 소식, 회원권 판매 등의 정보가 문자로 들어온다"고 귀띔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각 증권사·은행의 PB센터에서 개최하는 골프행사도 골프장회원권 시세를 알아보는 주요 창구다. 한 증권사 PB는 "과거에는 증권사나 은행마다 프로골퍼를 직원으로 채용해 원포인트 강습을 하는 등 골프 행사가 매우 잦았기 때문에 골프 행사가 관련 정보를 얻는 메신저 역할도 했다"며 "최근에는 행사가 불가능해 골프에 관심이 높은 PB가 개인 고객에게 정보를 귀띔해주는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회원권 가격보다 높은 '회원평가 허들', 고급 휘트니스도 '인기'
천정부지로 치솟은 골프장회원권 가격만큼 가입 문턱을 높이는 것은 기존 회원들의 '평가'다. 돈이 아무리 많은 재력가라도 격이 맞지 않으면 신규 회원으로 받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회원들이 자체적으로 회원 자격을 관리하는 이유는 회원권 보유자가 곧 회원권 가치를 결정한다는 시각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한 프리미엄 골프장의 경우 기존 회원들이 신규 회원을 받을지, 말지 여부를 회의를 통해 결정하기도 한다"며 "예컨대 재력이 상당해도 범죄 전력이 있다면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흥 부자도 예외는 아니다. 어떤 방법을 통해 돈을 벌고 부자가 되었는지까지 꼼꼼히 따진다고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귀띔했다. 떳떳한 방법으로 재력가가 되었더라도 네트워크에 포함됐을 때 기존 회원들에게 득이 되는 인물인지까지 살핀다는 전언이다.
골프장만큼은 아니지만 소소하게 인기몰이 중인 종목은 고급 휘트니스다. 고급호텔 내부의 휘트니스 회원권은 적게는 수백·수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 이상을 호가한다. 골프장 회원권과 마찬가지로 고정 가격이 아니라 수요와 공급에 따른 시세가 있다. 고급 헬스장 이용권은 투자처라기보다는 실사용을 위한 구매비율이 높은 편이다.
에이스회원권 휘트니스 회원권 시세에 따르면 이번주 시세가 가장 높은 휘트니스로는 반얀트리(개인 9300만원, 부부1억4000만원)가 꼽혔다. 메리어트(개인 8700만원, 부부 1억4200만원)와 신라(개인 여성 9300만원, 부부 1억1000만원)가 뒤를 이었다. 연초대비 가격상승이 컸던 휘트니스는 메리어트와 신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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