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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인증권, 그룹 조력 속 안정화…오너 리스크 '경계' [틈새 노리는 강소 증권사]③저축은행과 금융업 양대 축 목표…최대주주 '오욕의 역사' 끊어낼까

최석철 기자공개 2021-08-31 13:08:02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7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상인증권은 과거 최대주주와 관련된 의혹 속에 바람 잘 날 없었던 하우스다. 50년이 넘는 업력을 갖춘 증권사이지만 최대주주의 일탈이나 노사갈등으로 내홍을 겪으며 역사가 온전히 이어지지 않은 채 여전히 소형사에 머무르고 있다.

대유그룹과 영국 리젠트퍼시픽그룹, 골든브릿지에 이은 4번째 최대주주로 상상인그룹을 맞이한 뒤 주목을 받는 이유다. 상상인그룹은 2019년 인수 직후부터 자금과 인력을 지원하면서 상상인증권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조력자 역할을 충실히 담당했다. 저축은행과 함께 증권업을 금융업 진출의 두 축으로 삼겠다는 의지다.

다만 유준원 상상인그룹 회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꺼림칙한 요소다. 현재 모든 혐의에 대해 적극 반박하고 있는 가운데 재판을 통한 리스크 해소와 상상인증권 차원의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리젠트그룹, 투기자본 논란 야기...골든브릿지, 극한 노사대립 속 정상화 실패

상상인증권의 전신은 1952년 대유그룹이 설립한 ‘대유증권’부터 출발한다. 1998년 당시 IMF 이후 외국계 자본의 국내 유입이 대거 이뤄지는 과정에서 영국 리젠트퍼시픽그룹과 합작 경영을 시작하면서 ‘대유리젠트증권’으로 이름을 바꿨다.

2000년 대유그룹이 잔여지분을 매각하고 영국 리젠트퍼시픽그룹이 단독경영을 맡게 되면서 ‘리젠트증권’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영국리젠트퍼시픽그룹은 대유증권뿐 아니라 리젠트종금, 일은증권, 리젠트화재, 리젠트자산운용 등을 추가로 사들이면서 국내에서 공격적인 사세확장에 나섰다.

하지만 이후 소위 ‘진승현 게이트’로 알려진 리젠트증권 주식 시세 조종 논란이 불거졌다. 리젠트그룹 회장 등 고위 임원 역시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리젠트화재·리젠트종금·리젠트자산운용은 예금인출 사태 등으로 문을 닫았으며 리젠트증권 역시 영업정지를 받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리젠트증권은 경영진 교체로 이미지 쇄신에 나서는 것과 동시에 2002년 일은증권과 합병을 추진해 '브릿지증권'으로 새 출발에 나섰다. 하지만 이후 리젠트그룹이 70%에 이르는 고배당, 건물 등 자산매각, 유상감자 등을 통해 투자원금 회수에 나서면서 투기자본의 국부유출 논란에 휩싸였다.

리딩투자증권과 합병을 추진했으나 금융감독위원회의 불허로 무산됐다. 이후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 골든브릿지에게 브릿지증권을 넘기기로 했다. 2005년 골든브릿지가 인수한 뒤 2007년 골든브릿지투자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은 초반 IB와 해외 진출을 무기 삼아 빠르게 경영정상화를 향해 순항했다. 하지만 2011년부터 노사 관계가 뒤틀리면서 최악의 상황을 향해 치달았다. 당시 사측의 단체협약 개정안에 노조가 전면 반대로 맞서면서 파업을 시작했다. 약 2년간 진행된 파업 이후에는 노사간 수십 건의 소송이 진행됐다.

결국 골든브릿지는 2014년부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골든브릿지증권 지분 매각을 추진했다. 하지만 연이은 유상감자과 노사갈등 등으로 이렇다 할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는 가운데 사실상 영업중단에 가까운 처지로 내몰렸다.

◇상상인, 투자금 회수보단 성장성 확보 초점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재판 '주시'

결국 저축은행에 이어 증권업 진출을 추진하던 상상인그룹이 결단을 내리면서 2019년 새 최대주주를 맞이했다. 현재 상상인은 상상인증권 보통주 지분 52.08%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율은 62.34%다.

상상인그룹은 골든브릿지증권 지분을 인수해 사명을 상상인증권으로 변경한 뒤 대규모 자금수혈을 진행했다. 앞선 최대주주 대부분이 자금수혈보다는 유상감자 등을 통한 투자금 회수에 나섰던 것과 다른 행보다. 재매각이 목표가 아니라 향후 그룹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점이 기존 최대주주와 가장 큰 차이점으로 꼽힌다.

상상인증권이 발행한 권면총액 400억원의 전환사채를 매입하고 520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1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지원하면서 정상화 기틀을 다졌다.

상상인그룹 출신의 새로운 경영진은 노사관계를 우호적으로 바꿔내는 데에도 성공했다. 각종 사건사고로 일찌감치 회사를 떠난 인원도 상당수였지만 남아있는 직원과 소통하며 상상인그룹의 강력한 정상화 의지를 전달하면서다. 이런 자금수혈과 노사관계 개선을 바탕으로 상상인증권은 지난해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아직 대주주 리스크는 남아있다. 유준원 상상인그룹 회장은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을 통해 무자본 인수합병(M&A) 및 주가조작에 나선 투기세력에 자본금을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관련 혐의로 기소된 유 대표는 1심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유 대표는 금감위로부터 3개월 직무정지 처분을 받은 뒤 제기한 행정소송에서는 패소했다. 지난 20일 서울행정법원은 금융위의 처분이 옳다고 판결했다.

상상인증권과 직접적 관련성은 없지만 최대주주인 상상인그룹을 향한 의혹 제기만으로도 새 출발에 나선 상상인증권에게는 리스크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상상인증권은 유 대표의 불공정거래 의혹 탓에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지연되기도 했다.

향후 수년간 재판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그 결과에 따라 언제든 최대주주발 리스크가 불거질 가능성은 남아있다. 상상인증권 노조가 대주주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 초창기부터 적극 반박했던 이유다. 과거 리센트그룹이나 골든브릿지 등 최대주주와 각을 세웠던 노조의 모습과는 정반대 행보다. 정상화를 향한 직원의 열망이라는 것이 상상인증권의 설명이다.

상상인 관계자는 “상상인증권의 경영활동과 직접적 관련성이 없는 사안으로 혐의와 관련된 내용은 재판에서 판가름날 것”이라며 “상상인그룹은 물론 상상인증권 역시 경영정상화를 최우선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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