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플로 모니터]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증권 지분매각 ‘가뭄속 단비’매매대금 1055억 유입, 차입금 상환…'금융비용 절감' 영업현금 개선 전망
이효범 기자공개 2021-09-06 06:58:08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3일 14: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최근 한화증권 지분을 계열사에 매각하면서 투자활동을 통해 1000억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했다. 유입된 현금은 차입금 상환에 활용할 예정이다. 금융비용 부담을 줄여 향후 현금흐름 개선 효과가 점차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연결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608억원으로 나타났다. 보유한 현금이 최근 500억원 안팎에 머물렀던 가운데 실적 부진 속에서도 부채를 늘리면서 보유 현금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양상은 현금흐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말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영업활동순현금유입은 5억원에 그쳤다. 반면 투자활동순현금유출은 96억원이다. 영업, 투자활동순현금유출입만 살펴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보유현금은 작년에 비해서 감소한 셈이다.
재무활동순현금유입 규모는 174억원이다. 재무활동순현금유입은 주로 외부조달을 통해 유입된 현금을 플러스(+) 수치로 표시한다. 특히 차입금과 사채를 통해 조달한 금액이 2346억원에 달했다. 물론 2000억원을 웃도는 현금유출도 있었다.
작년말에 비해서 부채도 증가했다. 올해 6월말 수치는 2조930억원으로 2020년말 대비 416억원 늘었다. 다만 자기자본은 3792억원으로 같은 기간 402억원 감소했다. 이 때문에 부채비율은 500% 중반대로 상승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최근 수년간 순손실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매년 자기자본을 깎아 먹고 있다는 얘기다. 2017년에서 지난해까지 연간기준으로 순이익을 낸 적이 없다. 올해 상반기에도 400억원을 웃도는 손실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보유한 한화증권 주식 1870만9207주를 최근 한화자산운용에 매각하면서 1055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지분 매각은 큰틀에서는 한화그룹 내에서 한화생명을 금융계열사 지배구조의 정점에 세우고 한화자산운용·증권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수직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다. 특히 한화자산운용이 한화증권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계열사가 보유하던 지분을 최근 사들였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이번 거래로 자금운용에 숨통을 틔울 수 있게 됐다. 활용도가 크지 않았던 한화증권 지분을 현금화하고, 이를 차입금 상환에 사용하면서 실적, 재무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6월말 기준 연결기준 차입금은 7297억원이다. 절반 이상이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성 차입금에 해당한다.
코로나19에 따른 업황 악화 속에서 금융비용을 절감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올 상반기 금융비용은 90억원을 웃돌았다. 작년 상반기에는 대략 120억원으로 이번 차입금 상환으로 향후 금융비용 역시 줄어드는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재무활동현금흐름에서 차입금 상환에 따른 자금유출이 불가피하지만, 이를 기반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적자에서 탈피하기 위해 사업재편을 실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고유 레저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물적분할 전략을 실행하기도 했다. 올해 초 아쿠아리움 사업부의 물적분할을 결정하고 아쿠아플라넷을 설립했다. 7월에는 F&B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신설법인 더테이스터블을 만들었다.
또 지난 5월 한화에스테이트와 합병을 실시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보유한 자산을 포함해 숙박 시설 개발, 운영 역량을 한화에스테이트의 부동산 기획·컨설팅, 자산·시설 운영관리 등의 역량과 접목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고 재무, 신용등급 개선을 통한 신규 사업 확대를 모색 중이다.
재무건전성 개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산경량화에 초점을 둔 전략으로 골든베이 골프장과 사이판월드리조트의 유동화를 진행했다. 또 신규 오픈 예정인 호텔의 자산유동화로 자산을 줄이는 대신 운영권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회원권을 분양하던 기존 방식과 사뭇 다른 전략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한화증권 지분 매각을 통해 유입된 자금을 차입금 상환에 활용할 것"이라며 "금융비용 절감을 통해 실적과 재무건전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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