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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공기관 돋보기/신협중앙회]19년 연속흑자 쾌거? 충당금 낮춰 짜낸 기록②지난해 3831억 순익, 코로나19 불구 충당금적립률 낮춘 영향

김규희 기자공개 2021-09-15 13:00:00

[편집자주]

신용협동조합은 올해로 출범 61년차다. 부산에서 자그마한 협동조합으로 시작한 신협은 그 사이 전국 883개 지점, 자산규모 117조원의 거대조직으로 성장했다. 주민 경제 자립과 교육·복지사업 등 사회 발전에 이바지한 바가 크다. 하지만 막대한 자금을 다루는 기관임에도 경영 투명성은 미흡하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신협의 사업과 조직 현황 등을 비롯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0일 10: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년 연속 흑자.' 지난해를 마무리하며 신용협동조합이 이룬 쾌거다. 그러나 이면에는 쌓아야 할 충당금을 제때 반영하지 않은 영향이 자리잡고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신용협동조합은 △금융사업 △공제(보험)사업 △지역개발사업 △문화후생사업 △사회복지사업 등 5개의 사업분야를 가지고 있다. 여기서 주 수입원은 잘 알려진 것처럼 금융사업 부문이다.

지역 조합은 조합원으로부터 거둬들인 출자금을 토대로 은행과 유사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조합원과 비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예금과 적금, 대출, 예수업무, 어음할인 등 업무를 수행한다.

전국 지역 조합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국내 경기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지난해 비용을 크게 줄였다. 아울러 비용절감 움직임 속에서 전년 대비 충당금 적립률마저 크게 낮췄다. 향후 반영해야 할 잠재손실이 내부에 그만큼 크게 남아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익 감소에도 지난해 당기순익 3831억 달성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신용협동조합(신협)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383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 3701억원 대비 3.51% 증가한 수치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369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3632억원 대비 1.79% 늘었다. 신협은 지난해 영업수익이 1206억원 가까이 줄었으나 비용을 절감한 덕에 영업이익을 플러스로 유지할 수 있었다.

정작 이자수익은 크게 줄었다. 2019년말 기준 3조6118억원이었던 이자수익이 3조 5031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1년만에 1087억원 가량 줄어든 상황이다.

원인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기준금리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지난 2019년 7월 1.75%였던 기준금리를 1.5%로 0.25%p 떨어뜨린 데 이어 같은해 10월 1.25%, 2020년 3월 0.75%, 5월 0.5%까지 낮췄다.

기준금리가 떨어지면서 예대마진도 축소됐다. 예치금이자 수익은 4058억원에서 642억원 적은 3415억원으로 감소했다. 대출채권이자 수익 역시 같은 기간 3조1690억원에서 3조1255억원으로 434억원 줄었다.

수수료수익 역시 줄었다.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기타수입수수료가 큰 폭으로 감소한 영향이다.

금융당국은 2019년 12월 농협, 신협, 수협, 산림조합 등 상호금융조합 소비자의 대출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상호금융조합의 마이너스 통장 수수료를 폐지했다. 또 중도 상환 수수료율 개선, 대출 취급 수수료 개선 등 조치를 시행했다. 이에 그동안 거둬왔던 부대수입수수료를 못 받게 되면서 기타수입수수료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줄어든 기타수입수수료가 606억원 가량이다.

다만 영업비용을 보다 큰 폭으로 줄여 이익을 방어했다. 2019년 3조6569억원이었던 영업비용이 1년만에 3조5298억원으로 1271억원 감소했다. 이 역시 기준금리가 떨어지면서 예금을 맡긴 고객에게 지불하는 비용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영업비용 중 이자비용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여기서 예수부채이자가 2019년 1조9676억원에서 지난해 1조8422억원으로 감소했다. 1년만에 1254억원 줄었다.

<출처=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 NPL 늘었지만 충당금 적립률 감소, 건전성 지표 약화

신협이 지난해 적자를 피할 수 있었던 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맨 덕분이다. 하지만 건전성 지표는 전년과 비교해 크게 약화됐다.

먼저 전국 신협 조합의 고정이하여신(NPL) 규모가 증가했다. 2019년 12월말 2조891억원이었던 NPL이 2020년 12월말 2조4677억원으로 급증했다. 금융권은 건전성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나눠 여신을 관리하고 있다. 고정이하여신은 사실상 회수가 어려운 채권을 뜻한다.

이에 따라 NPL비율도 증가했다. 신협이 보유한 총여신 중 부실채권 비율을 뜻하는 NPL비율은 2020년말 3.13%로 나타났다. 1년 전 2.94%와 비교해 무려 0.19%p 증가했다.

신협의 NPL비율은 다른 금융기관과 비교해 볼 때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한다. 지난해 일반 시중은행은 최소 0.28%에서 최고 0.58%를 기록했다. 1금융권은 보다 엄격한 건전성 관리 기준이 적용되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신협의 NPL비율은 높다. 같은 2금융권인 농협은 지난해 1.65%, 수협 2.86%를 기록했다.

건전성 약화는 곧 대손충당금 증가로 이어졌다. 신협은 2019년 1조6117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으며 향후 발생할 부실에 대비했으나 지난해에는 1337억원 증가한 1조7454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주목할만한 점은 지난해 충당금 액수는 늘긴 했으나 요적립액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낮아졌다는 점이다. 요적립액이란 금융감독규정에 명시한 건전성 기준에 따라 미리 쌓아둬야 하는 충당금 규모를 뜻한다.

지난해 경우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던 시기였다. 이에 대부분의 금융사들은 경기 침체를 우려하고 향후 발생할 부실에 대비하기 위해 비교적 많은 충당금을 쌓았다. 과거보다 충당금 적립 규모를 늘려 문제여신에서 발생할 손실을 자체적으로 흡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실제로 국내은행들은 같은 시기 충당금을 대폭 늘렸다. 지난해 국내은행 충당금 전입액은 7조원으로 2019년 3조7000억원 대비 무려 88.7% 증가했다. 같은 2금융권인 저축은행들의 지난해 요적립액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09.9%에 달했다.

신협의 지난해 요적립액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00.68%였다. 전년 100.85%보다 0.17%p 줄어든 수치다. 2019년에는 의무적으로 쌓아야 하는 충당금 기준보다 135억원을 많이 쌓았지만 지난해에는 118억원만 더 쌓았다.

충당금은 회계적으로 비용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충당금을 많이 쌓으면 쌓을 수록 실적은 줄어들게 된다. 결국 신협은 실적 방어를 위해 충당금을 크게 낮췄다고 볼 여지가 있다.

지난해 연체율과 순자본비율은 개선됐다. 연체율은 2019년 2.75%에서 2020년 2.55%로 0.20%p 감소했다. 순자본비율은 2019년 6.08%에서 지난해 6.70%로 0.62%p 증가했다. 순자본비율은 은행이나 저축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 등과 유사한 성격으로 상호금융조합의 재무구조 건전성을 판단하는 지표다.

<출처=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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