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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이번엔 '가족 이사회' 해체할까 10월 임시주총서 '오너가 3인' 거취 결정, 쇄신 의지 '잔류·전면 교체' 오리무중

김선호 기자공개 2021-09-15 08:02:29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4일 16: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올해 10월 임시주총를 개최해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임원을 변경하기로 했다. 기존 총 6인의 이사진 중 3인이 오너일가로 채워져 있다는 점을 두고 보면 이러한 가족 이사회를 탈피하는 데 무게를 둘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남양유업은 10월 예정된 임시주총 관련 사안들은 논의 중인 상태로 지배구조 개선을 비롯한 현재 임원진 변동 및 이사회 재구성 등 실질적인 내용들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안건과 개최 시기 등이 정해지면 임시주총 소집을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새출발'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남양유업은 10월 임시주총을 기점으로 변화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사진을 어느 정도까지 교체하느냐에 따라 홍 회장의 의지가 드러날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오너리스크를 탈피하기 위한 일환이기도 하다.

현재 남양유업 이사회는 사내이사 4인과 사외이사 2인으로 구성돼 있다. 사내이사는 홍 회장을 비롯한 모친 지송죽 씨와 장남 홍진석 상무, 이광범 대표이로, 사외이사는 양동훈 건국대 석좌교수와 부국유통에 재직 중인 이상우 씨로 채워져 있다.

이 대표의 사내이사 자리는 본래 전문경영인이 차지하고 있었던 만큼 새로운 후보자가 선임되는 대로 교체될 예정이다. 문제는 홍 회장과 가족 구성원의 자리다. 이들 중 일부가 잔류하느냐 혹은 전면 교체되느냐가 10월 임시주총의 화두다.

홍 회장이 이사회 재구성 카드를 꺼내든 건 한앤컴퍼니와 맺은 주식매매계약(SPA)이 결렬됐기 때문이다. 홍 회장 측은 선결조건 협상이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7월 30일 예정된 임시주총을 9월 14일로 연기했다. 이때부터 계약 결렬 조짐이 본격화됐다.

당시 한앤컴퍼니 출신 임원을 남양유업 이사진으로 선임하고자 했지만 임시주총 연기와 함께 뒤로 밀렸다. 이 가운데 한앤컴퍼니는 홍 회장이 계약 체결 이후에 무리하게 선결 조건을 제시했다며 계약에 맞춰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

접점을 찾지 못한 홍 회장과 한앤컴퍼니는 결국 법정 공방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한앤컴퍼니는 홍 회장 측이 남양유업 주식을 처분하지 못하게 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은 이를 인용했다. 이후 홍 회장 측은 한앤컴퍼니에 계약 해제를 통보했다.

당연히 9월 14일 개최된 임시주총에서 한앤컴퍼니 출신 임원을 남양유업 이사진으로 선임하는 안건은 부결됐다. 대신 홍 회장이 꺼내든 카드가 지배구조와 임원 변동을 통한 새출발이다. 후보가 결정되면 10월에 임시주총을 재차 열어 이사진을 재구성할 계획이다.

이같은 결단을 내리게 된 배경으로 오너리스크가 꼽힌다. 올해 상반기 불가리스 사태가 발생하고 홍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할 때부터 계획된 사항이었다. 홍 회장이 현직을 유지할 경우 남양유업의 재기를 도모하기가 힘든 만큼 이를 탈피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더군다나 한앤컴퍼니와 계약이 결렬되는 동안 홍 회장은 오너리스크를 피부로 체감할 수밖에 없었다. 한앤컴퍼니로 최대주주가 변경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남양유업 주가는 80만원대까지 치솟았다가 매각 결렬 후 50만원대 이하로 떨어졌다.

그만큼 남양유업 오너에 대한 내외부 시선이 곱지 않은 가운데 홍 회장은 10월 임시주총에서 모친과 장남 홍 상무에 대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 홍 회장이 매각 이전 대국민 사과에서 밝힌 계획에 맞춰 현 직에서 물러난다 해도 이번에도 장남의 거취를 결단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올해 상반기 대국민 사과를 할 때도 남양유업 일부 임직원은 홍 회장에게 경영 일선에서 내려오더라도 두 아들에 대한 미래까지 결정하지 말라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홍 회장이 경영을 승계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10월 임시주총에서도 이러한 결단을 내리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특히 한앤컴퍼니는 홍 회장이 요구한 무리한 선결조건은 오너일가와 관련된 사항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홍 회장 측은 비밀유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한 점을 미뤄볼 때 한앤컴퍼니가 주장한 선결조건 내용에 힘이 실린다.

이를 돌아보면 홍 회장으로서는 큰 결단을 내렸던 매각이었음에도 이를 결렬시킬 만큼 오너일가에 대해 무게감을 뒀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의중이 10월 임시주총에서도 반영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경영 안정화를 위한 임시주총을 10월 안에 진행할 예정으로 안건과 시기를 논의 중에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면 재공시를 통해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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