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탁대란 그후 1년]수탁사 '현미경 잣대'...대형·소형 운용사 체감도 '극과 극'②'결성액 100억·안전자산만 투자' 암묵적 룰…투자일임으로 명맥 유지
허인혜 기자공개 2021-10-08 13:23:20
[편집자주]
사모펀드 시장이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 이전을 회복하고 있다. 시장 규모가 확대되며 움츠러들었던 수탁업계도 수탁고를 늘렸다. 하지만 수탁사와 자산운용사마다 체감 정도는 다르다. 대형사들은 원활하게 수탁사를 확보, 입지를 넓힌 반면 소형사들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탁 수수료는 급증했고 수탁 조건도 깐깐해졌다. 수탁대란 그후 1년, 그 변화를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0월 06일 15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펀드 수탁고가 외형을 회복했지만 자산운용사별로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되고 있다. 전문 사모운용사는 수탁사를 찾지 못하는 한편 대형 자산운용사는 500억원 이상의 대형 펀드를 연달아 조성하며 사모펀드 시장을 키웠다.수탁 계약의 조건마저 소형·전문 자산운용사에게 불리하게 구축되고 있다. 수탁을 받기 위한 펀드 전략과 규모가 암묵적으로 정해졌다. 소형·전문 자산운용사들은 투자일임 등의 전략으로 선회해 겨우 숨을 이어가는 중이다.
◇소형 운용사, 수탁사 찾기 '하늘의 별따기' vs 대형사 '승승장구'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신규 사모펀드 수는 월별 200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8년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신규 사모펀드 수는 월별 600건에 육박했다.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를 차례로 거치며 신규 사모펀드 수가 3분의 1 토막났다.

신규 사모펀드 수는 줄었지만 사모펀드 시장 외형은 성장했다.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를 거친 지난해 6월부터 올해 9월까지 사모펀드 설정액은 60조원 순증했다. 한국형 헤지펀드 설정액도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 이전으로 돌아왔다.
사모펀드 시장의 외형은 대형사가 주도하고 있다. 시장 위축 속에서도 대형 자산운용사의 대형 펀드 조성은 오히려 늘었다. 2년전 까지만 해도 신규 헤지펀드 중 결성액이 500억원 이상인 펀드가 두 건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9개로 확대됐다.
전문 사모운용사는 수탁사를 찾지 못해 신규 설정의 문이 막혔다. 수탁업계는 사모펀드 업계에 암묵적인 '룰'을 내걸었다. 결성액이 100억원 이상인 펀드만 첫 관문을 통과한다.
전문 사모운용사의 전략도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올해 신규 설정된 사모펀드의 투자대상을 살펴보면 신규설정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투자대상은 부동산 뿐이다. 부동산에 투자하는 사모펀드의 규모는 월별 50건 수준으로 유지됐다. 반면 혼합자산, 채권, 파생 등 비상장·구조화 펀드의 신규펀드 설정 규모는 급감했다.
자산운용사별로 수탁계약 조건도 다르다. 소형 자산운용사일 수록 암묵적인 규정이 더 빡빡하다는 답변이다. 자산운용사 규모별로 수탁 수수료도 다르게 답했다. 규모가 작을 수록 수탁 수수료가 높게 책정됐다.
대형 자산운용사 고위급 관계자는 "사모펀드 설정이 어렵지는 않다"며 "펀드의 전략에 따라 다르지만 채권형은 3~5bp, 다른 전략의 펀드는 5bp 수준의 수수료를 낸다"고 답했다. 중형 자산운용사를 거친 한 전문 사모운용사 관계자는 "수탁 수수료가 계속 상승해 최근에는 7~8bp까지 제시됐다"고 귀띔했다.
소형 자산운용사의 수탁보수는 10bp부터 시작한다. 또 다른 전문 사모운용사 대표는 "요즘 수탁계약을 하려면 기본이 10bp부터 시작한다"며 "수탁 수수료가 10bp 이상으로 책정된 지는 꽤 됐다"고 전했다.
◇전문 사모운용사간 '입장차'…투자일임으로 '목숨만 부지'
소형·신생 자산운용사 사이에서도 입장은 갈린다. 자산운용사는 신생이더라도 경험이 풍부한 펀드 매니저가 설정한 펀드는 수탁계약이 비교적 쉽다는 전언이다. 펀드 매니저의 이름값에 따라 투자금이 몰리고, 수탁사도 수탁계약 부담감이 적기 때문이다.
최근 설립된 자산운용사가 빠르게 1호 펀드를 설정하는가 하면 투자업계에 잔뼈가 없던 인물이 설립한 운용사는 좋은 투자 아이디어가 있어도 선배 운용사들과 비슷한 상품만 출시하는 중이다. 일부 자산운용사는 수년째 투자 아이디어를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트랙레코드가 확실한 인물이 설립한 자산운용사 몇 곳은 설립 몇달만에 펀드를 연달아 설정했다"고 부연했다.
'플랜B'에서도 규모마다 운명이 갈렸다. 중형 사모 자산운용사들은 자회사로 벤처캐피탈을 설립하는 등 또 다른 캐시카우를 찾아나섰다. 그나마 여력이 남아있는 전문 사모운용사들은 패밀리오피스, 투자일임 등의 방식으로 전략을 선회하며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실례로 롱숏과 메자닌, 기업공개(IPO) 등 멀티전략을 추구해왔던 한 하우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개인일임 비즈니스에 주력하며 신규펀드 출시 빈도를 대폭 낮췄다. 주식형 펀드를 주로 취급했던 또 다른 하우스는 아예 지난해 경영 전략을 패밀리오피스에 맞추기도 했다.
하지만 신생사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전문 사모운용사 대표는 "일임계좌 운용이 가능한 소형 자산운용사들은 이쪽으로 길을 잡고 버티는 중"이라며 "판매채널에서부터 일임이나 공모로 안내하기 때문에 특화 전략을 내세운 전문 사모운용사들은 조용히 사라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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