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10월 08일 08: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는 일에서 보람을 찾고 보람이 있는 일을 찾는다. 아무리 밥벌이라 해도 단순 밥만 벌어다 주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느끼면 만족도가 높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그런 길일수록 힘이 든다. 위험한 흙길이다. 그러나 모든 꽃길은 그 아래에 흙을 깔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스타트업과 VC가 장기간 합을 맞춰가는 길은 지난하다. 온갖 변수에 대응해야 한다. 각 이해관계자의 사정으로 중간에 이별도 한다. 성공적 엑시트를 하는 해피엔딩도 있지만 흙길을 걸어야만 도달할 수 있다.
더벨이 지난달 서울시, 서울창업허브와 함께 ‘Try Everything 2021 VC Awards’를 처음 진행했다. 수상자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끈 VC와 피투자기업이 있다. 김명환 BNH인베스트먼트 대표와 강성민 피플바이오 대표다.
김 대표가 수상소감을 발표하기 위해 마이크 앞에 섰을 때 잠시 침묵이 흘렀다. 지난 15년의 시간을 반추하며 울컥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는 “2006년 첫 투자 후 총 3차례의 후속 투자를 이어갔던 피플바이오는 남다른 의미가 있는 기업”이라며 “걸음마를 뗐을 때 만나 힘든 일도 많았고 수많은 상의 끝에 작년 드디어 상장에 성공했다. 큰 회수 수익보다도 15년간 함께 해온 과정때문에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강 대표도 “바이오 기업은 오랜 시간 연구·개발이 이뤄져야만 하다 보니 VC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피플바이오는 이 도움으로 퇴행성 뇌질환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동력을 얻었다"며 소회를 밝혔다.
‘최초’라는 기록을 세우며 동행해 온 두 파트너는 매우 닮아있었다. 2002년 설립된 퇴행성 뇌질환 전문기업인 피플바이오는 18년간 한 우물만 팠다. 결국 세계 최초로 초기 알츠하이머병 진단 키트 상용화에 성공했다. 그 곁에는 2015년 국내 최초 바이오·헬스케어 전문 VC 길을 개척해온 BNH인베스트먼트가 있었다.
흙길을 꽃길로 만들기 위해선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두 동반자는 회사의 밸류애드를 만들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대화해야 한다. 위기 극복, 도전과 응전, 수많은 변화와 개혁 과정을 함께 버텨내야 한다.
업계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낸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은 공통으로 얘기한다. 업이 요구하는 본질을 지키는 것뿐이라고. 단순 투자자가 아니라 동반자가 되는 것이 이 일에서 찾은 가치라고 말이다. 벤처생태계에 더 많은 동행의 선례가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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