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직급 간소화·인력 축소' 그룹 인사 윤곽 점포 구조조정 '젊은피 수혈' 세대교체, 백화점 대규모 희망퇴직
김선호 기자공개 2021-10-19 08:05:49
이 기사는 2021년 10월 18일 14: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의 정기 임원인사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이 점포 구조조정에 이어 인력 규모를 축소했다. 희망퇴직을 진행한 후 신규 채용에 나설 방침이지만 이전에 비해 조직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롯데그룹은 이를 전 계열사로 확대해 직급 간소화를 내년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젊은 세대로 인력을 재배치하고 체질 개선에 나서기 위한 전략이 속도를 내고 있는 셈이다. 당장 이번 정기인사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쇼핑은 백화점사업부문에 속한 근속 2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9월 23일부터 10월 8일까지 2주 동안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그 결과 대상자 2000여명 중 500명가량이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사업부문 전체 직원 4700여명 중 10.6%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희망퇴직 신청자는 10월 31일까지 근무하고 11월 한달 동안은 유급휴가를 간 뒤 퇴직하는 절차를 밟는다. 그동안 롯데쇼핑은 11월에 세 자릿수 규모의 신규 채용을 진행하고 이들을 순차적으로 백화점사업부문에 배치할 예정이다. 대략 100여명이 새로 채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퇴직자가 500명이고 신규 채용이 100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 계산으로 200명 정도의 자리가 사라지게 된다. 점포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와중에 올해 초 할인점사업부문에서 80여명의 희망퇴직이 발생한 후 인력이 또 다시 축소되는 셈이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소비패턴이 이동하고 있는 유통시장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이 미흡했다는 점이 이러한 결과를 빚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롯데쇼핑은 지난해 현금창출단위 손상평가를 통해 유형자산 1200억원, 영업권 2447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대규모 손상차손 반영으로 이커머스부문 영업권은 0원을 기록했다.
다행히 올해 상반기 롯데정보통신이 맡아온 모바일상품권 사업을 인수하면서 이커머스부문 영업권 49억원이 반영됐지만 여전히 경쟁력이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감안해 롯데쇼핑은 점포 구조조정과 함께 인력 규모도 축소하는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점포·인력 축소에 따른 영향이 이번 정기인사에 반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임원 축소와 변동이 거셀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쇼핑에서 백화점사업부문이 차지하는 영향력은 컸다. 올해 상반기 롯데쇼핑 연결기준 전체 매출에서 백화점사업부문은 18%의 비중이지만 영업이익에서는 237.4%를 차지했다. 이는 할인점·영화상영업·이커머스·기타에서 영업적자를 기록한 탓이다.
그동안 백화점사업부문이 롯데쇼핑 전체 실적을 좌우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백화점사업부문의 인력을 대규모로 축소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는 점은 의미다 크다. 올해 그룹은 경영개선을 목적으로 백화점사업부문을 대상으로 7년 만에 정기감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롯데그룹이 내년부터 부장(S2)과 차장(S1) 직급을 하나로 통합해 수석 직급이 5년차부터 임원 승진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한 점도 눈에 띈다. 이는 젊은 임원이 나올 수 있도록 조치한 것으로서 젊은 세대로의 교체를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롯데쇼핑에 대입하면 조직과 사업규모를 축소하되 체질 개선을 위한 세대 교체를 단행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와 같은 기조가 이번 정기인사에 반영된다면 이전과 맞먹는 인사 파장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롯데그룹은 2019년 하반기에 발표한 정기인사를 통해 먼저 롯데쇼핑 원톱 대표(강희태 부회장) 체제 통합법인으로 재편하면서 각 사업본부 대표를 사업부장으로 조정했다. 이후 지난해 이례적으로 8월 조기인사로 황각규 부회장이 물러나고 이동우 사장이 그 자리를 맡았다.
지난해 한 달 가량 앞당겨 발표된 2020년 정기인사에서는 그룹 계열사 대표 자리에 상무와 전무급이 대거 등용됐다. 이전에 비해 대표 직급이 더 낮춰졌다는 점이다. 이를 올해 기조와 연관 지으면 직급이 임원에서는 상향되고 직원은 상향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보다 젊은 조직으로 변화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는 양상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직급이 간소화되는 것은 정기인사와 관련 없이 이전부터 추진된 사항”이라며 “올해 인사가 지난해와 같이 11월에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세부 내용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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