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ESG 파트너 '에이치투' 상장한다 화재 위험 없는 'ESS' 국내 최초 개발…한화솔루션 SI로 참여
이경주 기자공개 2021-10-26 14:05:47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5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이 태양광사업 강화를 위해 전략적투자를 한 에이치투(H2)가 기업공개(IPO)를 결정했다.에이치투는 화재 위험이 없고 수명은 20년에 이르는 차세대 ESS(대규모저장장치)인 흐름전지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개발하고 상용화까지시킨 벤처기업이다. ESG라는 거대흐름에 직결된 사업을 하고 있어 한화그룹 뿐 아니라 유명 투자기관들이 이미 앞 다퉈 투자를 진행했다. IPO에서도 큰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수계 전해질 사용…ESS산업 리스크 '화재' 차단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에이치투는 IPO 추진을 위해 최근 대표주관사로 미래에셋증권을 낙점했다. 상장 목표시기는 2022년 하반기다. 늦어도 2023년 초에는 상장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에이치투는 2010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박사 출신들이 모여 설립한 ESS 전문제조사다. 본사는 대전에 있으며 대표이사는 한신 사장이다. 현재 ESS시장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리튬이온 방식보다 한 단계 진일보한 흐름전지 방식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낸 것이 최대 강점이다.
2차전지의 한 종류인 ESS는 태양광이나 풍력발전 등을 통해 생산된 전기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필요시 공급하는 장치다. 태양열이나 풍력은 에너지원 공급이 자연환경에 따라 가변적이기 때문에 ESS가 있어야 효율적으로 자원화 시킬 수 있다.
때문에 ESS는 신재생에너지사업을 확대하고자 하는 글로벌 국가들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장치로 부각됐다. 이에 LGES와 같은 대그룹 계열사도 ESS사업을 일찌감치 확대해 왔다. 지난해 LGES 매출은 약 8000억원이다.
다만 LGES 등이 택한 리튬이온 ESS는 화재 리스크가 있다. 인화성 전해질(전기를 통하게 하는 물질)을 사용하는 것에 기인한 문제다. 정부차원에서 조사를 할 정도로 화재가 빈번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신정훈 의원은 올 9월 산업통상부와 국토교통부 자료를 인용해 2017년 이후 5년 동안 ESS 화재가 32건 발생했다고 공개했다.
반면 에이치투가 개발한 ESS 시리즈인 ‘에너지플로우’(EnerFLOW)는 화재 위험이 없다. 수(水)계 전해질인 바나듐(Vanadium)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용해된 바나듐 이온을 양극과 음극 전해질로 각각 나눠 탱크에 담아 화재 위험이 낮다. 업계에선 이 같은 방식을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Vanadium redox flow battery, 이하 흐름전지)라고 부른다.
더불어 수명이 20년으로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10배 이상 길고 가격도 같은 용량 기준으로 3분의 1이다. 이 같은 장점 덕에 차세대 2차전지로 꼽혔다. 리튬이온 방식이 대세인 국내와 달리 해외에선 흐름전지가 보편적으로 사용된다.
에이치투는 흐름전지를 독자기술로 2013년 국내 최초 상용화시켰다. 현재까지 5개국, 16개 프로젝트에 총 10MWh(메가와트) 사업실적을 확보했다. 정부(중소벤처기업부)도 공공성을 인정해 올 6월 에이치투 제품인 에너플로우430(EnerFLOW430)를 우수연구개발 혁신제품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한화그룹이 SI로 2대주주…산업은행은 FI
ESS는 글로벌 ESG트렌드에 따라 시장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SNE리서치는 ESS 시장 규모가 2030년 약 200GWh(35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화재위험이 없는 흐름전지는 성장성이 더욱 부각될 수 있다.
이에 에이치투에는 굵직한 SI(전략적투자자)와 FI(재무적투자자)가 이미 화력지원을 하고 있다. SI는 한화그룹으로 지난해 말 기준 지분 19% 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그룹에서 태양광사업을 하고 있는 한화솔루션이 투자한 것으로 추정한다.
FI도 오래전부터 유치했다. 지난해까지 투자한 곳은 KB인베스트먼트와 KTB네트워크, 한화인베스트먼트, KDB산업은행 등으로 총 16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최근엔 더 큰 규모인 170억원 규모 시리즈 투자를 진행했는데 △옐로우독-SKS PE △NH헤지자산운용 △비하이인베스트먼트△이앤인베스트먼트 등 ESG 지향성이 강한 신규기관들이 대거 참여해 클로징 된 것으로 전해졌다.
IPO 전망은 밝다. 최근 증시 위축에도 2차전지에 대한 투심은 뜨겁다는 것이 확인됐다. 2차전지 전해액 제조업체 엔켐은 이달 21일 공시를 통해 최근 진행한 기관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647.4대 1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흥행 덕분에 공모가도 희망밴드 상단(3만5000원)을 초과한 4만2000원으로 확정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흐름전지 상용화에 성공한 기업인데다 한화그룹이 SI로 힘을 보태고 있다”며 “신재생에너지와 ESG 확대흐름과 맞물려 IPO 추진 시기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펀딩으로만 190억원을 모았기 때문에 예상 시가총액과 공모 사이즈도 상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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