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트운용, 日 2차전지 기업 '최대주주' 올라선 배경은 [인사이드 헤지펀드]자회사 더블유스코프코리아 IPO '노림수'…행동주의보단 주가상승 '베팅'
허인혜 기자공개 2021-09-06 07:15:45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2일 11: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머스트자산운용이 일본 2차전지 소재기업 더블유스코프(W-SCOPE)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지분 매집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로서는 주주 행동주의를 염두에 두기보다 예정된 주가상승 이벤트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머스트운용은 더블유스코프의 자회사 더블유스코프코리아(WCP)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저평가주를 장기 매집한 뒤 목표주가에 대량 매도하는 머스트운용의 오랜 전략을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머스트운용, 더블유스코프 저평가 판단…최대주주 됐다
일본 전자공시시스템 에디넷(EDINET)에 따르면 머스트자산운용은 지난달(8월) 30일 1% 변동공시를 냈다. 머스트운용의 더블유스코프 지분은 9.1%로 상승했다. 기존 최대주주인 최원근 더블유스코프코리아 대표의 지분율 7.93%를 넘어서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머스트운용은 지난해부터 더블유스코프의 지분을 사들여왔다. 2020년 11월 5% 공시를 통해 머스트운용이 더블유스코프의 지분 5.16%를 보유하고 있다고 알렸다.
머스트운용은 더블유스코프가 기업가치 대비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했다. 더블유스코프는 한국 기업인 최원근 대표가 2000년 설립한 회사 로리튬·이온 등 이차전지 분리막 소재 제조기업이다. 삼성SDI, LG화학 등과 장기공급 계약을 맺고 분리막을 납품하고 있다. 미국 최대 자동차용 배터리 생산기업 A123시스템즈도 거래 기업이다.
국내에서는 소재기업의 기업가치가 주목받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분리막 생산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에는 4월 상장을 앞두고 역대 최대규모의 증거김이 몰리기도 했다. 반면 일본에서는 국내 대비 소재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해 주가가 상대적으로 낮다.
자회사인 더블유스코프코리아의 주가상승 이벤트에도 주목했다. 더블유스코프코리아의 구주매각과 기업공개 시기에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더블유스코프코리아는 2019년부터 2년간 2130억원가량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한 바 있다. 더블유스코프코리아가 내년 1분기 상장을 노리고 있는 만큼 구주매각은 예정된 수순이다.
더블유스코프코리아에 직접투자하기보다 집중도가 낮은 더블유스코프에 투자하는 편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자회사인 더블유스코프코리아 대비 일본 모회사인 더블유스코프의 언급이 적고 일본 더블유스코프의 주가가 높지 않은 만큼 모회사를 통한 우회투자가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자회사 더블유스코프코리아, IPO 앞두고 알파수익 '기대'
머스트운용이 더블유스코프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지분 매집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머스트운용은 자체 리서치에 따라 저평가주로 판단한 투자 기업의 지분을 장기간 매집하는 방식을 활용해 왔다. 태영건설, 미국 게임 소매업체 게임스탑 투자가 대표적이다.
8월 지분확대는 더블유스코프의 주가하락이 주요 요소로 분석된다. 머스트운용이 저평가주의 지분을 장기적으로 매집하는 이유는 주가 하락기에 집중적으로 매수하는 방식을 활용해서다. 더블유스코프도 이달 2분기 실적이 발표된 뒤 주가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자 집중매수에 나섰다. 지분율이 1% 변동된 이유가 이때문이다.
더블유스코프의 주가는 지난달 13일부터 16일까지 2거래일간 22%의 낙폭을 기록했다. 13일 하루에만 전일대비 18.45% 급락했다. 주가는 1월 말 1225엔(한화 1만3195원)에서 631엔(약 6791원)까지 떨어졌다.
행동주의에 나설 지에 대해서도 주목된다. 머스트운용은 태영건설에 주주행동주의를 펼친 바 있다. 미국 현지투자사인 게임스탑도 직접 주주행동주의를 하지는 않았지만 주요 주주들이 주주행동주의에 나선 기업이었다.
태영건설은 지배구조 개선시 기업가치 제고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 공시를 통해 태영건설의 지배구조 개선을 직접 요구하기도 했다. 게임스탑은 콘솔 게임이 사양기에 접어들며 평가가 좋지 못했지만 매출액 등을 토대로 경쟁력이 견조하고 일부 주주의 행동주의를 통해 개선 여지가 있다는 평가였다.
다만 더블유스코프의 경우 CEO나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머스트운용의 투자 목적도 일반투자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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