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상선 상장 연기…그룹사 4200억 회수 다음으로 '삼라마이다스·TK케미칼·㈜삼라' 엑시트 보류…우오현 회장 배당 계획도 차질?
강철 기자공개 2021-11-04 15:18:06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3일 13: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4분기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로 거론된 SM상선이 상장을 연기했다. 기관 투자자가 제시한 가격이 당초 생각한 기업가치와 괴리가 상당한 점을 감안해 조금 더 시간을 가진 후 적정 시점에 다시 IPO를 추진하기로 했다.IPO 시점이 지연되면서 삼라마이다스, TK케미칼, ㈜삼라 등 그룹사 3곳은 최대 4200억원 회수를 잠정 보류했다. 특히 우오현 회장과 특수 관계인이 지분 100%를 가진 삼라마이다스는 자본총액의 3배에 달하는 거금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해운업 우려 불식 필요
SM상선은 지난 1일부터 이틀간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전체 공모 주식수의 약 75%에 해당하는 2538만주에 대해 기관의 매입 의사를 타진했다. 공모가 밴드는 1만8000원~2만5000원(액면가 500원)을 제시했다. 수요예측 업무는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이 총괄했다.
수요예측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최근 공모주 시장의 침체를 우려한 기관은 SM상선이 기대한 수준보다 낮은 단가로 주문을 넣었다. HMM을 비롯한 SM상선 피어그룹(peer group)의 주가가 최근 급락한 것은 투심을 위축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SM상선과 NH투자증권은 이번 결과를 감안해 상장 시점을 연기하기로 했다. 무리해서 공모를 강행하기보다는 적정 수요가 회복되는 시점에 다시 추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당분간 해운업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하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봤다.
SM상선 관계자는 "글로벌 해운사가 연일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음에도 국내 증시에서 해운업은 여전히 피크아웃(Peak-out)에 대한 과도한 우려가 존재한다"며 "괴리가 상당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적절한 가치를 평가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추후 다시 공모를 재개할 시점은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다"며 "앞으로 시장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는 동시에 여러 변수에도 미리 대비해야 하는 만큼 서두르지 않고 재정비 시간을 가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TK케미칼 주가 급락
SM상선은 이번 공모 과정에서 신주와 구주를 절반씩 분배했다. 신주 발행과 구주 매출을 1692만2110주씩 구성하는 구조를 짰다. 구주는 핵심 주주이자 그룹 계열사인 삼라마이다스, TK케미칼, ㈜삼라가 나눠 매출하기로 했다. 삼라마이다스가 1015만3267주, TK케미칼이 135만3768주, ㈜삼라가 541만5075주를 각각 내놓았다.
공모가가 밴드 최상단인 2만5000원으로 정해지면 3사는 구주 매출을 통해 약 42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한다. 삼라마이다스가 2538억원, TK케미칼이 338억원, ㈜삼라가 1354억원을 각각 손에 쥔다. SM상선의 IPO가 임박하면서 이들 그룹사가 구주 매출로 확보한 자금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SM상선이 공모를 철회하면서 3사의 투자금 회수 시점도 무기한 미뤄졌다. SM상선 경영진은 지난 2일 최종 수요예측 결과를 집계한 후 각 계열사에 상장 연기 가능성을 미리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 지연은 3곳 계열사의 자금 운용 전략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전체 구주 매출분의 60%를 가져가기로 한 삼라마이다스가 느낄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삼라마이다스는 우오현 회장과 그의 아들이 지분 100%를 가진 그룹 지배구조의 중추다.
공모가 원활하게 이뤄졌다면 확보했을 2538억원은 작년 말 기준 삼라마이다스 자본총액836억원의 약 3배에 해당한다. 업계에선 삼라마이다스가 구주 매출로 확보한 거금을 우 회장 가족에게 지급할 배당금 또는 M&A 재원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했다.
IPO 순연은 그룹사 3곳 가운데 유일한 상장사인 TK케미칼의 주가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SM상선이 금일 금융감독원에 철회신고서를 제출하자 TK케미칼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약 17% 하락한 5600원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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