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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그린워싱 '위선' 딜레마 [thebell note]

문누리 기자공개 2021-11-08 08:09:54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5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플라스틱 MD 제품을 대량으로 찍어내는 업체는 친환경 기업이 아니다."

스타벅스 MD 신제품 관련 인스타그램 게시글에 다수의 누리꾼이 이 같은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9월 말 진행한 '리유저블 컵' 행사가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 논란에 휩싸이면서 부정적인 여론이 조성됐다.

당시 스타벅스는 음료 주문 고객을 대상으로 한정판 다회용 컵을 무료 제공했는데 이때 고객들이 과하게 몰렸다. 매년 여름과 겨울에 진행하던 한정판 굿즈 행사를 '친환경' 핑계로 추가해 매출만 올렸다는 평가도 나왔다. 친환경 캠페인 때문에 오히려 플라스틱 사용량이 늘었다는 지적이었다.

이러한 비난은 스타벅스 외에도 많은 유통기업들이 접한다. 과거엔 다회용 컵이나 텀블러, 에코백 등을 제작하면 비교적 쉽게 친환경 기업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다. 이제 ESG경영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다회용 제품 생산 이면의 부작용까지 잡아낸다.

이를 의식했는지 최근 유통업계의 환경경영 방점은 재사용 플라스틱 등을 활용한 '업사이클링'으로 기울고 있다. 노스페이스는 직접 수거한 페트병을 활용한 겨울 다운자켓을, 한세엠케이는 진흙에서 나오는 천연 연료를 활용한 어스 데님을 출시했다.

제조업에 기반을 둔 유통업계 특성상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크게 바꾸지 않는 이상 환경경영 전략에 한계가 있다. 그러면서도 소비자와 가장 맞닿아 있어 ESG경영 전략에 대해 '불매운동' 등 민감한 반응을 가장 많이 받는 업계다.

이 때문에 환경보다 사회 부문 관련 ESG경영에 집중하는 유통업체도 많아졌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최근 발표한 2021년 ESG 등급 부여 현황에 따르면 사회(S) 분야 A+등급을 받은 기업 중 유통 관련 업체는 총 29개로 작년(14곳)의 두배였다.

다만 환경(E) 분야에서 A+등급을 받은 유통업체는 전무했다. 지배구조(G)의 경우에도 A+등급을 받은 기업 8곳 중 풀무원만 유통사였다.

유통업계에서도 환경 항목 A+등급 기업이 나오려면 '보여주기식' 활동이 아닌 숫자로 증명해야 한다. 소비자들은 그린워싱 등 '위선' 이미지를 지닌 기업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ESG등급 평가 주체인 KCGS도 공개된 데이터와 자료를 바탕으로 평가를 진행한다.

상품 생산과 유통, 소비 과정 전반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총량인 '탄소발자국'을 매년 IR 등을 통해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방안 중 하나다. 아직 ESG지표는 커녕 IR자료 자체를 내지 않는 유통업체도 많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아 객관적인 지표 공개가 부담스러운 경우라도 장기적인 감축 계획을 함께 공개함으로써 '솔직하고 멀리 내다보는 기업'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각 기업의 가능 수준에 맞춰 환경 영향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진정성 있는' 친환경 기업이 되는 것이다. 이들 기업이 장기적으로도 친환경 활동의 효과를 입증할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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