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CB 프리즘]레인보우로보틱스, 리픽싱·이자 떼고 곳간 채운다①협동로봇 생산공장 신축·R&D 자금 180억 비축, 전환주식 발행 70억 추가 확보
김형락 기자공개 2021-11-11 07:15:29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9일 09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이례적 조건으로 전환사채(CB)를 발행해 곳간을 채운다. 주가 하락에 연동한 리픽싱(전환가격 조정) 요건 없이 전환가격을 고정해 추가 지분 희석의 싹을 잘랐다. 금리도 0%로 책정해 조달 비용도 나가지 않는다. 올해 기업공개(IPO)로 들어온 공모자금을 쌓아두고 또다시 자금을 조달해 사세 확장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레인보우로보틱스는 180억원 규모 1회차 CB를 발행한다. 유형자산 취득 등 시설자금 130억원, 연구개발(R&D)과 해외시장 진출에 쓸 운영자금 50억원을 조달하기 위해서다. 납입일은 오는 12일이다. 대신 신기술투자조합 제9호(60억원), NH투자증권(20억원) 등 기관투자자를 유치했다.
발행조건은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유리하다. 전환가액은 1만9537원이다. CB 발행 이사회 결의일 전일(지난 3일)을 기산일로 산정한 기준주가 100%를 따랐다. 흔히 들어가는 시가 하락에 따른 전환가액 조정 조건은 빠졌다. 시가를 하회하는 발행가액(전환가액·행사가액)으로 신주 또는 주식 연계 사채를 발행하거나, 합병으로 인해 전환가액 조정이 필요한 경우 등을 빼고 전환가격은 내려가지 않는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0%다.

경영권 지분에 대한 추가 희석 우려를 차단하고, 이자 비용 없이 자금을 끌어온 셈이다. CB 투자자는 오직 전환 청구 기간 주가 상승만을 바라보고 투자에 나섰다.
덕분에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곳간을 두둑이 채워두고 사업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지난 2월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공모자금으로 255억원이 들어왔다. 지난 5월 IPO 당시 상장주선인에게 부여했던 신주인수권도 행사돼 27억원(행사가격 공모가 1만원)이 납입됐다. 지난 6월 말 기준 아직 사용하지 않은 239억원을 예금, 특정금전신탁(MMT)으로 운용 중이다.
CB와 동시에 전환주식도 발행한다. 지난 4일 70억원을 조달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발행 신주는 전환주식 39만8904주다. 전환가액은 기준 주가에 할인율 10%를 적용한 1만7548원이다. 투자자는 현대M멀티-헤지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1호(20억원), 브레인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20억원) 등 기관투자자다. 납입일은 오는 12일이다.

CB와 유상증자 대금이 예정대로 들어오면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총 250억원을 손에 쥐게 된다. 각각 시설자금(170억원)과 운영자금(80억원)으로 안배했다. 시설자금은 남아 있는 공모자금과 합해 공장 신축에 들어갈 재원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로봇 제조업체다. 사업 부문은 크게 △직렬 로봇팔(manipulator)인 협동로봇 △한 지점을 정밀하게 지향하거나 추적하는 장치인 초정밀지향마운트 △보행 로봇 플랫폼으로 나뉜다. 국내 최초 인간형 이족보행 로봇인 '휴보(HUBO)'를 근간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왔다.
지난해 협동로봇사업에 진출해 매출을 키워가고 있다. 식음료를 제조할 수 있는 로봇 시스템을 개발해 사업화를 진행 중이다. 프렌차이즈업체와 협업해 설치·운영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해외 진출도 목표로 잡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29% 증가한 28억원이다. 영업손실 16억원을 기록해 손익분기점(BEP)은 넘기지 못했다.
생산시설을 확충해 수주 물량을 늘려갈 방침이다. 협동로봇 2000대, 이족보행로봇 10대, 음료로봇 200대 등 생산능력을 갖춘 제조소와 창고를 건설할 예정이다. 기존 생산능력은 협동로봇 주력 모델 단품 기준으로 연간 1000대 수준이다. 현재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 관계자는 "공모자금만 가지고는 공장 신축자금이 부족했다"며 "자율이동로봇(모바일 매니퓰레이터) 사업화를 앞당길 R&D 자금, 협동로봇 해외 진출 자금도 필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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