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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3.0 리뉴얼]"달라진 위상, 새 보금자리서 IB 더 키운다"④전채옥 KB국민은행 런던지점장

이장준 기자공개 2021-11-23 07:33:50

[편집자주]

금융사의 해외사업은 단순 본점지원 성격의 1.0, 현지화에 집중했던 2.0을 넘어 투자금융(IB)에 주력하는 3.0 시기를 걷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만난 '코로나19' 사태로 경험하지 못한 환경이 시작됐다. 금융사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언택트' 업무 정착에 주력했다. 올해는 이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리뉴얼'에 힘을 쏟은 시기다. 글로벌 각지에 진출한 금융사들은 1년 동안 어떤 변화를 맞이했는지, 또 어떤 전략을 준비 중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7일 10:3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 런던지점은 코로나19로 한국계 은행들의 투자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IB 거점 입지를 굳혔다. '브렉시트(Brexit)'발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지점으로 전환한 3~4년 전과는 위상이 확연히 달라졌다. 최근에는 로이드뱅킹 그룹과도 손잡고 추후 IB 비즈니스를 키울 발판을 마련했다.

나아가 기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온 유럽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첨병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전채옥 런던지점장(사진)과 비대면 인터뷰를 통해 KB국민은행이 그리는 청사진에 대해 들어봤다.

◇로이드뱅킹 손잡고 강점 '부동산' 딜 소싱 채널 확대

KB국민은행은 올 9월 영국의 로이드뱅킹그룹과 IB 부문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로이드뱅크는 영국 내 4위 수준의 우량한 하우스로 특히 부동산담보대출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로이드뱅크가 진행하는 부동산 신디케이트론(Syndicated loan)에 공동 투자할 수 있게 됐다. 딜 소싱 채널을 확대했다는 의미를 지닌다.

또 로이드뱅크가 추진하는 상업용 부동산담보대출에 대한 정보를 다른 금융사보다 먼저 제공받아 검토하는 우선권을 확보했다. 검토 후 선택적으로 추진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거부권(비토권)도 보유하고 있어 유연한 자산운용이 가능하다.

전 지점장은 "지난해와 올해에는 코로나19로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부동산PF 투자가 많이 위축된 상황이었다"며 "영국 현지에서 딜을 소싱하고 완결할 수밖에 없었기에 로이드뱅킹그룹과 손잡은 건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부동산 금융에 강한 면모를 보여온 KB국민은행은 런던에서도 실력 발휘를 하고 있다. 특히 인프라 시장 공략을 위한 노력이 돋보인다. 최근에는 스웨덴과 핀란드 등 북유럽 교육 인프라시설에 지원하는 등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다.

그는 "북유럽에서는 정부가 직접 자금을 차입해 교육시설을 건설하는 대신 민간에 위탁하는 방식을 취한다"며 "민간은 교육시설을 만들고 북유럽 지자체로부터 매달 시설 운용에 대한 대가로 자금을 지원받고 정부는 투자한 비용을 회수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북유럽 국가들의 신용 안정성이 높은데 지자체가 자금 상환을 보장해 사업의 안정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다른 한국계 은행과 신디케이트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도 한다. 가령 지난해 3900만파운드(618억원) 규모의 아마존 물류사업 딜을 KB국민은행 런던지점이 주관했는데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여기 참여했다. KB국민은행 IB 유닛이 최초로 주관한 부동산 PF 딜인 동시에 KB증권이 에쿼티 투자에 나서 계열사 간 협업 딜이라는 의미도 지닌다.

전 지점장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굉장히 어려운 시기를 함께 겪은 국내 은행들과 유대감이 더욱 깊어졌다"며 "해외에서는 마이너(minor)인 만큼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전 지점장의 주특기 분야이기도 하다. 그는 KB국민은행 부산지점, 대구지점을 거쳐 본점에서 근무했다. 특히 투자금융부 설립 멤버로 국내 주요 프로젝트파이낸스(PF) 딜을 아우른 은행 내 인프라 전문가로 통한다. 2017년 말 영국 법인의 지점 전환 미션을 받아 떠난 뒤 지금까지 런던지점을 이끌고 있다.

◇유럽 외 지역 커버, 배터리 제조업 지원 'ESG 행보'

런던지점은 이미아(EMEA·유럽, 중동, 아프리카)를 총괄하는 역할에 걸맞게 커버하는 지역도 넓어졌다. 기존에는 동유럽에 나온 한국기업 대출지원 중심으로 해왔다면 북유럽으로 영토를 넓힌 것이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중동지역에 1억달러 규모의 현지 인프라금융도 실행했다. 해당 기업 현지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컨퍼런스 콜을 진행해 여신 지원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제거한 노력이 바탕이 됐다. KB국민은행의 강력한 지원 의지와 조건의 장점을 설명한 끝에 성공적으로 취급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EMEA 외 지역을 커버한 것도 눈에 띈다. 현재 런던지점이 러시아와 브라질 현지법인에 내준 현지금융 잔액은 1.08억유로(1448억원) 가량 된다.

런던지점이 KB국민은행 내 유로대출의 핵심축으로 기능하고 있기에 가능했다. 런던에서는 시장 차입을 통해 유로를 저금리로 조달하고 유로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대규모 장기 대출의 경우 본점 글로벌지원부에서 유관부서와 원활한 업무 협의를 거쳐 취급하고 있다.

그는 "본래 남미는 뉴욕지점에서 커버하는데 국내 대기업에서 현지 법인에 대출을 패키지 형태로 요청해 왔다"며 "런던이 유로를 통화로 운용하는 만큼 러시아와 브라질을 묶어 자금 지원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말했다.

유럽에 진출한 한국기업을 지원하는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배터리 관련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3억유로(4027억원) 규모의 시설 지원이 이뤄졌다. KB국민은행 입장에서는 단일 딜 기준으로 글로벌 역대 최대 규모로 취급한 건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당시 국내 기업이 자금이 긴박하게 필요해 서울 본점 여신위원회 승인을 받아 추진했다"며 "자본시장부(현 트레저리부)에서는 유로 커버드본드를 발행할 수 있다는 점을, 본점 유관부서에서는 ESG를 강조해 협의를 거쳐 성공적으로 약정과 인출까지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전 지점장은 "기후 변화에 대응해 선도하는 유럽 시장에 한국계 배터리 3사도 크게 투자했는데 이를 지원할 수 있었다"며 "KB국민은행 입장에서도 ESG 운용을 늘릴 필요가 있던 차에 런던지점도 기여하게 돼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30년만에 거점 이동, IB·자본시장 유닛 확대 준비

내년 KB국민은행 런던지점은 또 다른 전환점을 맞는다. 법인 설립부터 약 30년 동안 영란은행(Bank of England) 옆 건물을 줄곧 사용해왔는데 최근 건물주 요청으로 소재를 옮기게 된 것이다. 내년 3월 사무실을 이전하게 됐다.

은행권이 영란은행 중심으로 몰려 있는 만큼 지근거리에 다시금 거점을 마련한다. 영국 히드로공항에서 엘리자베스 노선을 통해 고속 지하철로 이동할 수 있어 접근성은 개선될 전망이다.

그는 "IB나 자본시장 유닛이 확장되는 걸 염두에 두고 지금보다 면적을 넓혀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하게 됐다"며 "앞으로 다가올 30년을 발전하고 도약할 기회로 만들고 KB금융 계열사들도 언제든 이 공간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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