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 성장' 택한 제주맥주, 흑자전환 아직 [IPO 그 후]3분기에만 전체 광고비 90% 지출, 해외 진출 비용 영향도…VC 설립 후 투자업 본격 영위
남준우 기자공개 2021-11-18 13:13:42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6일 15: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주맥주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3분기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기 위한 광고 활동과 함께 해외 진출 포석을 마련하기 위해 판관비를 대폭 늘렸다.고대하던 흑자전환은 달성하지 못했다. 다만 매출 성장세를 유지하며 업계 1위 지위는 더욱 견고해졌다.
추가 수익 확보를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신생 벤처캐피탈(VC) 카스피안컴퍼니를 설립했다. 사업 연광성이 깊은 섹터 위주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3분기까지 누적 판관비 153억…광고선전비 5배 증가
제주맥주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89억원, 영업손실 3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69억원)은 29% 증가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영업손실 규모는 전년 동기(1억3626만원) 보다 큰 폭으로 커졌다.
누적 기준으로 봐도 손실 규모가 커졌다. 제주맥주는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 210억원, 영업손실 7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했을 때 같은 기간 매출(163억원)은 29%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규모(22억원)는 세 배 이상 커졌다.
최근까지 지속된 실적 성장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수치다. 제주맥주는 본격적으로 영업활동을 시작한 2017년 이후 매년 성장세를 기록했다. 2019년 90억원에 달했던 영업손실은 작년에 43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최근 실적이 꺾인 이유는 판관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제주맥주는 올 3분기 판관비로만 69억원을 사용했다. 작년 3분기에 지출한 판관비(32억원)의 두 배 이상이다. 3분기까지 누적으로 보면 153억원으로 전년 동기(87억원) 대비 66억원 가량 증가했다.
3분기까지 누적 판관비 중 20억은 코스닥 상장 대표주관사였던 대신증권에게 지급한 수수료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고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광고선전비다. 제주맥주는 올 3분기 광고선전비로만 27억원을 썼다.
3분기까지 누적 광고선전비(31억원)의 90%에 육박하는 자금을 한번에 쏟아부었다. 작년 3분기까지 광고선전비로 6억원 가량을 사용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소비자 접점 늘리기 지속…유럽, 베트남 진출 포석 마련 중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선제적 투자의 일환이다. 제주맥주는 '글로벌 시장 공략과 안정적 안착', '4캔 1만원 시장을 넘은 국내 맥주 스펙트럼 확대 견인'을 중장기적 과제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맥주가 수제맥주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매년 증가해 30%에 육박한다. 다만 수제맥주 자체의 맥주 시장 점유율은 아직 큰 변동이 없다. 국내에서 수제맥주 점유율은 전체 맥주에서 아직 3% 수준이다.
TVC 온에어 진출과 더불어 최근 TV 광고 제작 등에 집중하고 있다. 드라마 PPL, 광고 등 예산을 꾸준히 투입하면서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겠다는 의도다.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해외 진출 포석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도 진행하고 있다. 제주맥주는 3분기에 영국,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와 동유럽 주요 국가 등에 수출을 실시하기 위해 물리적 리서치와 현지 선전 활동을 꾸준히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폴을 필두로 동남아 진출도 꾸준히 시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동남아 최대 맥주 시장인 베트남 진출을 위해 현지 수입사 등과 컨택 포인트를 찾는 중이다.
제주맥주 관계자는 "국내 여러 매체와 접점을 늘리는 것과 더불어 해외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장기적 모멘텀을 보고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신생 VC 카스피안컴퍼니 설립…투자업 진출
장기적 성장을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지만 당장의 수익성 제고를 위한 노력도 수반되어야 할 시점이다. 테슬라(성장성 평가 특례상장 제도) 요건을 통해 코스닥에 상장한 만큼 수익성 제고는 제주맥주의 올해 가장 큰 과제다.
실제로 제주맥주는 올해 흑자 전환을 가장 큰 목표로 두고 있다. 특히 약 13개월간 지속된 공급 쇼티지(물량 부족) 문제를 최근 해결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제주맥주는 지난 3년간 연평균 매출액이 148%씩 성장하는 등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수요 때문에 5월까지 약 13개월 동안 지속적인 공급 부족에 시달렸다. 품절 문제로 제주맥주 제품의 전국 편의점 입점률은 계획에 미치지 못한 약 35%였다.
5월 말 제주맥주 양조장 증설을 최종적으로 완료했다. 연간 맥주 생산량을 2000만L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롯데칠성음료와의 OEM 제휴를 통해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공급 부족 문제가 6월을 기점으로 해소됐다.
다만 아직까지 상황이 여의치 않다. 수익성 제고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던 중 신설 벤처캐피탈(VC) 카스피안컴퍼니를 자회사로 설립했다. 2016년 제주맥주에 투자하기 시작하면서 인연을 쌓은 남동우 전 SBI인베스트먼트 이사가 대표 자리를 맡는다.
지난 10일 9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 중 20억원 가량은 제주맥주 일부 차입금을 자본금으로 대체하는 출자전환 방식을 사용했다. 후배기업을 양성해 전략적 시너지를 내겠다는 목표다. 사업적 연관성이 있는 섹터 위주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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