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강두홍 아스플로 대표 "톱티어 발렉스·스웨즈락 잡는다" [반도체 소부장 국산화 열전]③상장 발판 글로벌 점유율 확대, 대구경 시장 진출+장비사 부품 공급 부가가치↑

화성(경기)=조영갑 기자공개 2021-11-25 08:00:30

[편집자주]

2019년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품목 배제로 촉발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국산화는 거스르기 힘든 순류(順流)를 만들었다. 특히 일본이 정면으로 겨눈 반도체 섹터는 각고의 연구개발(R&D)을 거치면서 국산화 기대주를 다수 배출, '자력갱생' 하고 있다. 더벨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을 노리고 있는 반도체 소부장 기대주를 조명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9일 11: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은 아스플로의 목표가 아니라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과정에서의 발판입니다."

경기도 화성시 아스플로 본사에서 만난 강두홍 대표는 코스닥 상장을 기점으로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특히 반도체 파이프 및 부품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발렉스(Valex), 스웨즈락(Swagelok)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포부다. 아스플로는 올해 10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강 대표는 자타가 공인하는 금속 EP(전해연마) 권위자다. 국민대 금속재료공학과를 졸업하고, 진일특수 개발팀·EP 연구소장 등을 거쳐 2001년 아스플로를 설립했다. 20년 넘게 EP 기술만 팠다. EP는 전극과 전해액을 활용해 파이프나 튜브, 특수부품 내부를 극청정 표면처리하는 기술이다. 금속표면이 거울처럼 연마된다. 초고순도 가스를 다루는 반도체 공정에서 일체의 파티클(먼지)이 섞이지 않게 하는 핵심기술이다.

강 대표는 미국과 일본이 독점하던 EP 관련 시장의 성장성을 간파하고, 처음으로 제품을 국산화했다. 강 대표는 "창업 당시 반도체 영역의 강관·부품 등은 일본을 비롯해 외산이 사실상 장악하고 있었다"며 "기술에 자신은 있었으나 국산(자사) 제품에 대한 인식을 설득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강두홍 아스플로 대표는 자타가 공인하는 EP 권위자다. (사진제공=아스플로)
설립된 지 20년을 넘긴 아스플로는 현재 직경 4㎜의 미세한 튜브 내벽을 거칠기 0.1㎛(마이크로미터) 수준으로 만드는 EP 기술을 보유한 정상급 메이커로 발돋움하고 있다. 800A(직경 800㎜) 수준의 대구경 파이프까지 EP 기술로 제작이 가능하다. 파이프, 튜브, 필터, 레귤레이터 등 팹, 장비에 삽입되는 강관 및 부품, 모듈(module) 제작이 가능한 전천후 생산시스템을 구축했다.

강 대표는 "이제는 일본 장비·부품사에 OEM 역수출을 할 정도로 인지도가 올라갔다"고 말했다. 아스플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일본 C, J사 등에 OEM(주문자 상표 부착방식 생산)으로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딜러사를 거점으로 대만의 글로벌 파운드리 회사,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패널 메이커 등에도 납품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약 200억원 가량의 해외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가장 공을 들이는 곳은 미국 소재 글로벌 장비회사 A사다. A사는 글로벌 반도체 식각, 증착 등 전공정 영역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는 장비 제조사다. 국내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세계 굴지의 파운드리, OSAT(후공정외주가공사)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어 A사의 부품 퀄(품질인증)을 획득하면 공급망을 극적으로 늘릴 수 있다는 게 강 대표의 설명이다.

홍진기 상무이사(CFO)는 "(A사와 함께) 3종의 부품에 대해 퀄을 진행하고 있는데 4분기 내 모두 완료되고, 내년 초부터 본격 양산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40억~50억원가량의 연관 매출액을 시작으로 모듈화 전략으로 볼륨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장비사 향 부품, 모듈 등에 집중하는 까닭은 부가가치가 중소구경 시공부품 대비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고압밸브, 체크밸브, 필터 등은 특수기계 부품이고, 구조가 복잡해 파이프, 튜브 등에 비해 비싸다. 이 때문에 통상 마진(영업이익률)도 40%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아스플로는 공정 최적화를 통해 공급단가도 경쟁사 대비 30%가량 낮춘 상황이다. 품질과 가격경쟁력,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더불어 가스탱크에서부터 반도체 팹, 라인의 장비까지 일괄 턴키(대구경+중소구경+부품) 공급하는 '모듈화' 역시 동시에 진행한다. 강 대표는 "예를 들어 기존 라인 구축비용이 1조원이라고 하면 EUV(극자외선) 비메모리 공정의 경우는 많게는 5조~7조원 까지 투자비용이 뛴다"면서 "소모되는 가스나 장비 등이 대폭 늘어난다는 의미인데, 국산화 앞줄에 서 있는 우리에게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5년 내 2000억원의 매출액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튜브나 파이프 영역은 현재 발렉스가 글로벌 1위를 달리고, 밸브제품은 스웨즈락이 압도적 1위를 점하고 있는데 일본을 극복한 만큼 그들과 어깨를 견주는 글로벌 톱티어 메이커로 발돋움하겠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