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차 부회장' 차석용, LG생건 중간관리자 세웠다 'COO 신설' 코카콜라 출신 이창엽 부사장 선임, '화창품·생활용품' 무게추
문누리 기자공개 2021-11-26 08:14:43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5일 1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이사 부회장이 화장품과 생활용품 사업부장 사이에 '중간관리자' 역할인 사업본부장(COO) 자리를 만들었다. 차 대표가 직접 영입한 한국코카콜라 출신 이창엽 부사장이 COO를 맡는다. LG생활건강 주요사업부 3개 중 화장품·생활용품사업 전반을 점검케 하는 행보다.25일 LG생활건강은 2022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COO로 이 부사장(사진·54세)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이밖에 류재민 소비자안심센터장(CRO), 장병준 생산총괄 전무가 승진하고 신규임원 8명도 선임됐다.
◇차석용 대표와 뷰티·HDB사업부장 중간 역할 배치
이 부사장은 12월1일부터 화장품(뷰티)과 생활용품(HDB, Home Care & Daily Beauty) 사업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에 뷰티사업부와 HDB사업부, 음료(리프레시먼트)사업부의 각 사업부장이 차 대표와 직접 소통하던 체제에 큰 변화가 생긴다.
기존에는 뷰티사업부장인 이형석 부사장과 HDB사업부장 최연희 전무가 차 대표에게 직접 보고해왔지만 이젠 이 부사장을 거치게 된다. 음료사업부장인 이정애 부사장은 그대로 차 대표에게 직보한다.
일부에선 음료사업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늘어난 데 반해 화장품과 HDB가 비교적 부진한 데 따른 관리 차원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올 3분기 누적 기준 LG생활건강 매출과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뷰티와 HDB는 당 분기 기준으로 각각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뷰티 영업이익은 2154억원으로 전년보다 9% 증가했지만 매출은 10.2% 감소한 1조267억원을 기록했다. 그나마 영업이익 개선은 후, 숨 등 럭셔리 화장품 판매 비중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HDB는 3분기 매출이 5400억원으로 6.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36억원으로 4.7% 줄었다. '히말라야핑크솔트', '피지오겔', '자연퐁' 등 주요 브랜드들이 매출 성장에 기여했지만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역기저 효과 등으로 수익성은 개선하지 못했다.
이러한 사업들을 총괄하는데 이 부사장이 최적이라는 판단이 나왔다. 30년 이상 다양한 글로벌 소비재 회사에서 마케팅과 영업 등 총괄 책임자로 회사를 운영해온 경험치가 많기 때문이다.
◇30년 글로벌 회사 총괄 경력과 에이본 성과 인정받아
1967년생인 이 부사장은 텍사스대학교 오스틴캠퍼스(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에서 회계학 전공 후 컬럼비아대학교(Columbia University)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했다.
차 대표는 부회장 시절 이 부사장을 영입했다. 이 부사장은 1989년 아서앤더슨에 입사한 뒤 P&G 아시아와 북미 사업장에서 일했고, 허쉬 한국법인장, 해태제과 마케팅총괄, 농심켈로그 대표, 한국코카콜라 대표 등을 역임했다.
차 대표는 한국P&G 사장 당시부터 이 부사장과 업계에서 인연이 깊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2001년부터 2004년까지 해태제과 사장 재직 당시엔 이 부사장이 전무로 함께 일했다.
이후 차 대표는 LG생활건강이 2019년 북미 더 에이본 컴퍼니(The Avon Company)를 인수한 뒤 이 부사장을 에이본 CEO로 영입했다. 에이본을 미국 핵심 브랜드로 키워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에서다. 이 부사장은 올 초부턴 에이본을 포함한 LG생활건강의 미국·캐나다 사업을 담당해왔다.
이 부사장은 에이본 대표 부임 후 제품 카테고리를 탄탄하게 구축해 지난해 턴어라운드를 이끌었다. 포트폴리오를 프리미엄 제품으로 재편성하고, 현지 시장에 적합한 한국의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였다.
또 디지털 기반의 비즈니스를 강화해 LG생활건강 미주 사업의 기반을 다졌다. 이어 디지털에 친숙한 MZ세대 에이본 판매원(에이본렙, Avon Representative)과 고객 확보를 위해 디지털 카탈로그를 만들고 온라인 라이브쇼핑 플랫폼을 도입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이 부사장이 에이본 대표로 오기 전에 2019년까지 한국코카콜라에서 13년간 대표로 근무하는 등 소비재 분야에서 경험치가 깊은 것으로 안다"면서 "다양한 글로벌 회사에서 총괄 책임자 역할을 해온 것을 인정받아 신설된 COO 자리에 선임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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