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12개 계열사 조달 행렬…롯데렌탈 'IPO 효과' [2021 Big Issuer 분석]역대 최대 발행, 3년째 3조 돌파...KB 파트너십 탄탄
오찬미 기자공개 2021-12-10 07:26:37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7일 0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이 2021년 역대 최대 규모의 공모 일반 회사채 발행 기록을 경신했다. 12개의 계열사가 릴레이 발행에 동참해 총 3조6000억원에 육박하는 물량을 쏟아내며 '빅이슈어' 지위를 공고히 했다. 특히 상반기에만 발행량이 3조원을 넘어 선제적 조달 흐름이 눈에 띄었다.롯데그룹 계열 중 오랜만에 IPO(기업공개)에 나섰던 롯데렌탈은 올해 두차례 공모채 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그룹 내 최대 이슈어로 떠올랐다. 지난해 최대 이슈어인 호텔롯데는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업황 타격에 사모채로 조달을 분산했다. 전반적으로 ESG 채권 발행에 계열사가 적극적이었다. 대부분의 딜에서 KB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아 끈끈한 파트너십을 이어갔다.
◇3년 연속 3조 돌파…사업성 반등 이슈어, 조달 '한번 더'
6일 더벨 플러스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올해 1월부터 이달까지 총 3조5910억원의 공모채를 발행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수요예측 제도 도입 이후 최고치 발행 물량을 경신했다. 롯데그룹은 3년 연속 3조원 이상의 자금을 시장에서 조달하고 있다.
올해 발행에는 롯데렌탈, 롯데지주, 롯데물산,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롯데건설, 호텔롯데, 롯데칠성음료,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하이마트, 코리아세븐, 롯데푸드 등 12곳의 계열사가 참여했다.
지난해 호텔롯데, 롯데쇼핑, 롯데렌탈, 롯데지주, 롯데케미칼, 롯데칠성음료, 롯데하이마트, 롯데물산, 코리아세븐, 롯데푸드 등 11곳의 계열사가 조달에 나선 것 대비 올해에는 롯데제과가 빠지고 롯데건설과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발행을 재개했다. KB증권이 대표주관사로 롯데그룹의 대부분 딜에 참여해 수년째 끈끈한 파트너십을 빛냈다. 올해 롯데하이마트, 롯데글로벌로지스를 제외한 모든 딜에 참여했다.
롯데렌탈은 올해 IPO를 앞두고 자본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접점을 늘렸다. 지난해 5000억원 조달에 이어 올해 상·하반기 조달을 재개해 5500억원 규모의 발행량을 소화하면서 그룹 내 최대 이슈어로 등극했다. IPO를 앞두고 자본 유입 효과가 기대됐고, 신용도 전망이 '안정적'으로 조정된 점이 기관 수요를 북돋았다.
ESG채권으로 일부 트렌치(Tranche)를 구성한 점도 채권 매력도를 높였다. 렌탈 자산 가운데 친환경자동차 구매량을 늘리면서 ESG투자 수요를 매칭했다. 덕분에 수요예측 흥행 성적표도 그룹 내 가장 우수했다. 연간 모집된 전체 유효수요 합계는 무려 2조2380억원에 달한다.
이밖에 롯데건설과 롯데글로벌로지스도 상·하반기 모두 조달을 강행한 계열사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수익성이 뒷받침됐다는 점이 이들 기업의 공통점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불안정했던 신용등급이 올해 안정적으로 관리된 점이 주효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신용등급을 A+로 상향하면서 등급 불확실성이 줄어들자 올해 5년 중기물을 중심으로 적극 기관 수요를 모집할 수 있었다. 국내 주택사업 수익성이 높게 유지된 점도 투심을 북돋았다. 연기금을 비롯한 다양한 투자자가 수요예측에 참여한 가운데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도 응찰에 참여한 점이 특징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코로나19 수혜로 택배·물류 수요가 증가한 덕을 봤다. 올 1월 택배업계 내 최초로 ESG채권 발행을 추진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중부권 메가허브 터미널 시설자금과 물류 BPO 플랫폼 도입, 친환경 전기차 구매 등 목적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다만 1월 발행에서 초저금리 조달에 성공했던 것 대비 5월 발행에서는 금리가 최대 48bp나 상승해 온도차가 있었다.
◇10년물 조달 기업 증가, 만기 안정 꾀해...계열사 다수 ESG 선택
유통 계열사가 주를 이루는 롯데그룹은 계열사 다수가 매해 공모채 발행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기업이 많아 ESG채권 선택 여부와 금리 메리트가 수요예측 참여율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다.
호텔롯데는 AA급 우량 신용도에도 불구하고 올해 실적 여파로 공모채보다 사모채 시장을 더 자주 찾았다. 지난해 7000억원의 공모 자금을 모집한 최다 이슈어다. 올해는 공모 물량을 3000억원으로 줄였다. 대신 수요예측에서 자유로운 사모채로 약 3600억원의 운영자금과 글로벌 호텔 투자금을 마련했다. 실적 악화에 IPO가 늦어지면서 필요 자금을 대부분 차입에 의존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코로나19로 인해 등급 강등 압박이 있는 상황에서도 우려를 이겨내고 1조원에 달하는 투심을 확보했다. 높은 개별 민평 금리와 ESG채권 등 전략이 상황을 반전시켰다. 금리 메리트가 투심을 잡은 가장 큰 배경이 됐다. 지난해 미배정이 나면서 개별 민평 금리가 AA0 민평 대비 30bp 이상 높게 형성됐다. AA- 등급 보다 높은 금리 메리트에 투심이 몰렸다.
롯데쇼핑을 포함해 롯데케미칼, 롯데칠성음료, 롯데지주는 올해 장기물인 10년물 조달에 적극 나선 이슈어이기도 하다. 상반기 금리 안정기에 선제적 발행을 끝내면서 만기 안정화에도 신경을 썼다. AA+ 우량채인 롯데케미칼과 AA0인 롯데지주도 ESG채권으로 눈길을 끌었다. 롯데지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2년 연속 10년물을 발행한 그룹 내 유일한 이슈어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1월 그룹 내 첫 발행주자로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다.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1조7000억원이 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주문을 받았다. 대표적인 경기 방어주로 기대 이상의 선전이었다. 넘치는 수요에 금리를 적극 낮춘 결과 10년물 금리를 2.22%에 결정하는 쾌거를 누렸다.
AA- 롯데물산은 트렌치는 3·5년물로 동일하게 가져갔지만 발행 규모를 전년 보다 2배 늘렸다. 지난해 하반기에 조달에 나섰던 것 대비 올해에는 기관 수요가 충분한 상반기로 발행 시기를 앞당긴 점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연기금을 비롯해 자산운용사가 '큰 손'으로 들어와 주문량이 1조750억원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ESG 채권도 구성해 시장 눈높이를 정확히 맞췄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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