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 신생거래소에 지분 대신 토큰 투자한 이유 싱가포르법인 통해 클레임스왑 투자…빗썸에서 코인 상폐 대비 관측
노윤주 기자공개 2021-12-09 08:21:14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8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메이드가 탈중앙화 가상자산거래소 '클레임스왑'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지분이 아닌 이 회사가 발행하는 '토큰'이 대상이다. 클레임스왑은 운영사, 개발자 등 기본 정보조차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신생 거래소 업체다. 신생 거래소에 투자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빗썸 상장폐지에 대비책을 세우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위메이드는 지난 7일 클레이튼 기반의 신규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 서비스 클레임스왑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클레이튼(KLAY)은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가 개발한 동명의 블록체인 클레이튼에서 사용되는 코인이다.
이번 투자의 특이한 부분은 거래소 운영사 지분이 아닌 토큰 '클레임(CLA)'에 투자했다는 점이다. 블록체인 메인넷에 주가 되는 가상자산을 코인, 부가적으로 생성되는 가상자산을 토큰이라 칭한다. 코인을 아파트 101동으로 비유하면 토큰은 101동 아파트 내에 있는 101호, 102호 같은 개념이다.
가상자산 스타트업들은 자신이 발행한 토큰을 특정 투자자들에게 판매하는 형태로 초기투자를 유치하는 경우가 많다. 투자금은 현금이 아닌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메이저 가상자산으로 받는다. 가상자산 공개(ICO)와 유사한 구조다.
이번 투자의 실제 집행주체는 위메이드 자회사인 위메이드 싱가포르(Wemade Tree Pte. Ltd)다. 위메이드는 보유하고 있던 가상자산 클레이튼을 주고 그 대가로 클레임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지분투자가 아니기 때문에 위메이드가 클레임스왑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의결권은 없다. 다만 클레임 가격이 오를 경우 이를 시장에서 바로 매도해 빠르게 엑시트할 수 있다. 거버넌스 토큰일 경우 투자자는 프로토콜의 운영 및 정책에 권리를 행사할 수 있지만 클레임스왑은 이를 아직 발행하지 않았다.
위메이드는 투자금액과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블록체인 거래내용 추적 결과 이번 투자로 클레임 전체 유통량의 40%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클레임 전체 유통량은 1억8662만개, 이를 익명의 두 집단이 각각 1억1000개(60%)와 7400개(40%)씩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클레임스왑 운영사가 60%를 나머지 40%는 위메이드가 소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투자를 받은 클레임스왑은 일종의 가상자산거래소다. 업비트, 빗썸 등 중앙화 거래소와 달리 탈중앙화 방식으로 운영한다. 운영사의 개입 없이 미리 설정해 둔 알고리즘에 따라 거래가 체결된다. 별도의 상장심사가 없어 자유롭게 상장할 수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위메이드의 이번 투자를 두고 가상자산업계에선 빗썸의 '위믹스' 상장폐지 대책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위메이드의 코인 위믹스는 국내 거래소 중 빗썸에 상장돼 있다. 그러나 금융위원회가 거래소와 지분관계가 있는 코인의 상장을 재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상폐설이 나오고 있다.
위믹스는 위메이드의 자회사 위메이드트리가 싱가포르법인을 세우고 발행했다. 위메이드→위메이드트리→위메이드트리 싱가포르(Wemade Tree Pte. Ltd)로 이어지는 구조를 형성했다. 이후 위메이드가 위메이드트리를 흡수합병하면서 위메이드→위메이드트리 싱가포르로 지배구조가 개편됐다.
위믹스 발행주체라고 볼 수 있는 위메이드는 비덴트의 2대 주주다. 비덴트는 빗썸코리아 모회사인 빗썸홀딩스 지분 34%를 가지고 있는 단일 최대주주다. 빗썸코리아 지분도 10.25% 보유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빗썸 사내이사로 합류하면서 빗썸에 대한 위메이드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금융당국이 빗썸과 위믹스 사이 지분구조로 인한 이해관계가 성립한다고 해석할 여지가 충분하다. 이 경우 위믹스는 빗썸에서 상폐를 면치 못하게 된다. 지난 6월 업비트에서 마로(MARO)와 페이코인(PCI)이 원화마켓에서 삭제된 것도 이해관계 상충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위믹스가 또다른 가상자산거래소 코빗에 상장한 것도 빗썸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국내외 거래소로 상장을 늘리겠다는 얘기는 꾸준히 해 왔다"며 "이번 클레임스왑 투자가 빗썸 상장폐지에 대비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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