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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악화' 대명소노시즌, 유관사업 투자→가외투자 선회 2세 서준혁 부회장 주도…지오아이티 인수, 두나무 투자 등 출자 확대

조영갑 기자공개 2021-12-13 08:10:04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9일 14: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리조트 사업과 유관한 사업에만 투자하던 '대명소노시즌'이 이 기조를 깨고 타법인 출자 등의 움직임을 확대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실적 악화가 장기화되면서 가외투자를 통한 수익 창출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룹사 전체를 리빌딩하고 있는 2세 경영인 서준혁 대명소노그룹 부회장이 주도하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명소노시즌은 최근 블록체인 및 코인 사업을 영위하는 두나무의 주식 1만주를 50억원에 취득했다. 2017년 설립된 두나무는 디지털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비상장주식 거래소 증권플러스 등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NFT(대체불가능토큰) 거래 플랫폼을 출시하고, 하이브 등의 엔터사와 협력하는 등 시장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 '서울거래 비상장'에 따르면 9일 현재 두나무의 주당 가격은 52만원 선이다. 이를 기반으로 한 기업가치는 18조원에 이른다. 7월 초까지 주당 30만원선을 유지하다가 9월부터 모멘텀을 받기 시작하면서 50만원대로 가치가 뛰었다. 최근 나스닥 상장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현금흐름이 우량해 50조원 이상의 밸류에이션도 거론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번 투자도 이런 전망의 연장선에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두나무의 기업가치가 더 상승할 것을 대비해 차익을 노린 단순 재무적 투자라는 이야기다. 대명소노시즌은 1만주를 주당 50만원에 인수했다. 확보한 지분율은 0.0288%로 미미한 수준이지만, IB업계의 예측대로 두나무의 기업가치가 더 뛰면 적지 않은 차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선친(서홍송 전 회장)에 이어 대명소노그룹의 리빌딩을 주도하고 있는 서준혁 부회장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서 부회장은 최근 몇년 간 그룹사 본업인 리조트 사업과 유관한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면서 그룹 전체의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렌탈사업(소노시즌), 펫 사업(소노펫클럽앤리조트), 라이프케어(대명스테이션)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전체 그룹사 매출액이 2018년 2152억원(영업이익 50억원) 대비 지난해 말 반토막 수준인 1294억원으로 떨어진데다 이후 적자가 지속되자 투자의 기조를 바꾼 것으로 분석된다. 대명소노시즌은 올해 3분기 말 매출액 953억원, 영업손실 157억원을 기록했다. 여행업과 관련된 사업이 시너지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본업과 무관한 가외 투자를 확대하는 식으로 전환한 셈이다.

두나무 투자와 더불어 올해 2분기 계열사로 편입한 지오아이티 역시 같은 궤다. 대명소노시즌은 지난 6월 1억4000만원을 들여 지오아이티 지분 35.38%를 인수한 데 이어 7월 후속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지분율을 67.7%로 늘렸다. 약 4억원을 더 투자했다. 지오아이티는 loT(증강현실) 헬스케어 스타트업으로 지바이크(Z-BIKE) 등 스마트 헬스 자전거가 주력제품이다. 지난해 말 기준 1억원 가량의 순익을 남겼다.

업계 관계자는 "서 부회장은 젊은 경영자(1980년생)인 만큼 신사업 투자에 관심이 크다"면서 "그동안 인접부문에서 신규 투자를 진행했다면 올해를 기점으로 다양한 산업을 대상으로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그룹 지주사 대명소노의 지분승계를 위한 플랜에도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다. 현재 대명소노의 최대주주는 모친 박춘희 대명소노그룹 회장(38.13%)이다. 대명소노를 축으로 약 30개의 종속회사, 관계사를 거느리고 있다. 서 부회장이 투자부문에서 성과를 입증한다면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할 수 있다. 서 부회장의 누나 서경선 제주동물테마파크 대표 역시 사업의 세를 불리기 위해 투자를 지속하는 상황이다.

다만 주주들 사이에서 대명소노시즌의 타법인 투자에 대해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새어나오고 있다. 대명소노시즌이 무배당 원칙을 고수하고 있고, 주가 역시 6월 초 1800원대를 찍은 이후 1200원 선에 머무르는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는 게 요지다. 여기에 대명소노시즌의 이익잉여금이 올해 2분기 580억원에서 3분기 370억원으로 감소했고, 현금성자산 역시 665억원에서 407억원으로 줄어드는 등 현금고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출자가 온당하느냐는 논란도 존재한다.

대명소노시즌 관계자는 "(투자는) 최고경영진 단위의 결정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기 힘들다"면서 "두나무 관련 투자는 사업의 목적이 있다기보다 재무적 투자로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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