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8년만에 투기등급 탈출 [Rating Watch]실적·재무상태 대폭 개선…내년 상반기까지 우호적 시황 전망
이상원 기자공개 2021-12-14 07:14:50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0일 16: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MM의 신용등급이 투자적격 수준을 회복했다. 투기등급으로 조정된 지 약 8년 만이다. 글로벌 컨테이너 운송 시장의 활황으로 운임이 상승하며 역대급 실적과 재무안정성 개선이 반영된 결과다.글로벌 선사와 여전히 격차를 보이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하지만 국내 유일의 원양 컨테이너 선사로서 정부의 정책 지원으로 경쟁력 강화 기반을 마련한 점은 긍정적이다. 당분간은 우호적인 시황으로 우수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아픔 딛고 투자적격 등급 회복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HMM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BB0, 긍정적’에서 'BBB-, 긍정적'으로 2노치 상향 조정했다. 2014년 3월 한국신용평가가 BB+로 등급을 내린지 약 7년 8개월 만에 BBB를 회복했다.
HMM의 전신인 현대상선의 위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경기 침체로 물동량이 감소하면서 실적과 재무구조게 급격하게 나빠졌다.
2011년부터 누적되기 시작한 적자는 디폴트 위기를 고조시켰다. 액화천연가스(LNG) 운송 사업 매각을 비롯한 여러 자구 노력에도 불구하고 핵심 계열사가 촉발한 리스크는 현대그룹 전반으로 퍼져나갔다.
2016년 벌크선 부문 매각으로 추가 유동성 확보에 나섰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유가 하락으로 운임이 하락하는 와중에 공급 과잉으로 컨테이너 시황까지 나빠졌다. 이로 인해 순차입금은 2조169억원까지 불어났고 부채비율은 362%로 치솟았다.
같은 해 결국 디폴트가 발생하며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채무불이행 상태인 D등급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출자전환, 유상증자를 통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최대주주로 올랐다. 현대상선은 경영 정상화에 돌입해 초대형, 고효율 컨테이너선으로 주력 사업을 개편하는 한편 구조조정 노력을 지속했다.
그 결과 2019년까지 영업적자 규모를 크게 감소시켰다. 2020년에는 대형 선박이 대규모로 인도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디 얼라이언스 가입으로 네트워크가 확대되며 원가 경쟁력도 좋아졌다. 이 과정에서 지난 9월 말 기준 총차입금/EBITDA 0.9배, 순차입금/EBITDA 0.3배로 커버리지 지표를 개선했다. 약 3조원의 전환사채도 자본으로 전환했다.
HMM은 올해 매출액 13조2529억원, 영업이익 6조811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각각 전년 대비 114.9%, 594.5% 늘어난 수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각국의 경기부양 정책으로 경기가 빠르게 회복하며 해운 수요가 크게 증가한 덕분이다. 주요 항만시설 내 병목현상까지 겹치며 실질적인 가용 선복량 감소로 운임 또한 크게 올랐다.
한국신용평가는 “향후 우수한 영업실적과 영업외비용 감소로 당기순이익 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재무 안정성 지표 역시 개선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우호적 시황 내년도 지속...기대되는 실적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HMM의 등급 상향 트리거로 선사에게 유리한 업황 유지를 가장 먼저 제시했다. 컨테이너 운송 시장이 업황 영향을 많이 받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우수한 이익창출력 유지와 재무구조 개선세 추세를 지속해서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컨테이너 시황은 당분간 우호적일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하반기 들어 물동량 성장률이 다소 둔화하는 모습이지만 항만 병목현상이 단기간 내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주 지역을 중심으로 운임이 급등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HMM의 미주, 구주 매출 의존도는 약 70%에 달한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도 전고점을 갱신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11월 SCFI 기준 평균 운임은 미주 서안 약 5100달러/FEU, 미주 동안 약 8100달러/FEU로 지난해 연평균 대비 각각 1.9배, 2.3배 상승했다. 구주항로 평균은 약 5900달러/TEU로 전년 대비 5.2배 올랐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HMM의 상황은 시황에 달린 가운데 내년 상반기까지는 우호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올해만큼의 호황은 아니지만 내년에도 우수한 영업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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