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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오션, 9년만에 STX 시절 신용등급 복귀 성공 [Rating Watch]한기평 1노치 상향 조정해 A0 부여…탄력적 선대운용, 꾸준한 장기 계약 수주

남준우 기자공개 2021-12-14 07:17:39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0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X그룹 구조조정과 회생절차 등으로 한때 채무불이행 상태까지 추락했던 팬오션이 약 9년 만에 A0로 복귀했다. 한국기업평가가 A- 등급에 '긍정적' 아웃룩을 부여한 지 약 6개월 만이다.

해운 시황이 개선되는 상황에서 탄력적인 선대 운용을 통해 비용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장기 계약도 꾸준히 수주하면서 선대비용과 운임료 간의 스프레드를 시황에 상관없이 안정적인 수준으로 유지하는 전략을 취하며 불확실성을 걷어내고 있다.

◇구조조정, 회생절차로 한때 채무불이행 상태로 추락

10일 한국기업평가는 팬오션 신용등급을 A-에서 A0로 한 노치(Notch) 상향 조정했다. 지난 6월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가 A- 등급에 '긍정적' 아웃룩을 붙이고 약 반년 만이다. 한국신용평가는 10일 기준으로 'A-, 긍정적'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가 한 노치 상향 조정하면서 팬오션은 2012년 12월 이후 약 9년 만에 A0 등급으로 복귀했다. 팬오션은 2010년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첫 신용등급을 A0로 부여받았다. 다만 2011년 벌크선 시황이 악화되면서 '부정적' 아웃룩이 달렸다.

2012년 BBB+ 등급으로 하락했다. 2013년 STX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BBB0 등급으로 추가 하향 조정됨과 동시에 '불확실검토' 대상에 등록됐다. 2013년 회생절차를 밟는 등 신용등급이 채무불이행 상태를 의미하는 D까지 떨어졌다.

신용등급 회복의 신호탄은 2015년 6월 하림그룹에 인수되면서 회생절차가 종료되며 발사됐다. 하림지주는 올 3분기말 기준 팬오션 지분 54.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팬오션은 2019년 6월에 약 6년만의 공모채를 재개하면서 'A-, 안정적'을 부여받았다.

9년 만의 A0 등급 복귀는 신용평가 관점에서 해운업의 태생적 문제점인 '시황 불확실성'을 효과적으로 제거했기 때문이다.

◇탄력적 선대운용, 우량화주 장기계약

해운회사의 수익은 대부분 운임료에서 창출된다. 특히 주력 사업인 벌크선의 경우 기본 운임에 유류할증료, 통화할증료 등이 붙는다. 중량이 초과하거나 항구를 변경해야 하는 경우 추가 운임료가 붙기도 한다.

비용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단연 '선대 비용'이다. 선대 비용은 선박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비용, 연료비 등이 포함된다. 통상적으로 선박 구입이나 임차에 사용되는 '용선비'가 전체 비용의 30~40%를 차지한다.

용선비는 시황에 따른 변동성이 심하다. 이는 신용평가시 단점으로 작용한다. 해운업체가 운임료 상승분을 얼마나 빨리 반영하는 지, 용선비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지가 수익성을 결정한다. 팬오션은 신용도 리스크를 탄력적인 선대운용을 통해 극복했다.

용선 계약은 1년을 기준으로 장기와 단기로 나뉜다. 장기 용선 계약을 맺으면 선박 교체 주기가 길기 때문에 장기간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반면 시황이 나빠지면 화물 운송이 없어 배를 놀리는 상황에서도 비용을 지급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단기 용선 계약도 장단점이 뚜렷하다. 시황이 나빠질 때를 대비해 탄력적 선대 운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시황이 좋을 때 수요가 많아지면 다른 업체에서 선박을 먼저 빌릴 경우 선박이 없어서 영업을 못하는 리스크가 존재한다.

시황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점은 신용평가시 단점으로 작용한다. 팬오션은 신용도 리스크를 '위험회피적' 선대운용을 통해 극복했다. 장기 화물 운송 계약을 먼저 체결하고 단기용선을 투입하는 방식이다. 화주와 장기 운송 계약을 맺고 해당 시점 운임에 연동된 용선료 수준에서 단기 계약을 맺어 비용을 관리한다.

장기운송계약을 통한 정기선 운영보다 운임 상승 효과를 곧바로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팬오션의 벌크선 매출 중 약 70%는 현재 운임에 기반해 계약이 체결된다. 단기 용선 계약을 체결하면 운임 상승분을 그대로 반영할 수 있다.

전체 매출의 약 50%가 비용 증가 없이 상승하는 구조다. 더불어 팬오션은 운임료과 선대비용 간의 스프레드를 시황에 관계없이 2~3%p 안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한신평 상향 트리거 정량 지표도 모두 충족

출처 : 한국기업평가

이는 바로 실적으로 반영됐다. Spot(비정기 단기 운송 계약) 사업은 팬오션 실적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Spot 사업에서 올 3분기말 별도기준 매출의 63%에 해당하는 1조7295억원을 달성했다. 작년 동기(6838억원)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장기 계약도 꾸준히 수주하고 있다. Vale, 한국전력 발전자회사, Suzano(구 Fibria) 등 국내외 다수 우량화주와 올 3분기말 기준 38건의 장기 연속항해계약(CVC)을 체결했다. CVC 외에도 연간 물량 1000만톤 규모의 화물운송계약(COA)도 확보했다.

최소물량이 보장 된 고정운임 계약이다. 선박조달에 필요한 비용이 운임 약정시 감안되어 마진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38건의 CVC 계약은 만기가 2025~2046년까지 장기간 걸쳐 있다.

신용평가업계는 한국신용평가도 조만간 상향 조정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신용평가는 팬오션 등급 상향 트리거 정량 지표로 연결기준 'EBITDA 창출규모 4500억원 이상'과 '순차입금/EBITDA 3배 이하' 등을 제시했다.

EBITDA 창출 규모는 이미 작년말 기준 4618억원으로 상향 트리거 기준을 충족했다. 올 3분기말 기준으로는 5843억원이다. 연결기준 '순차입금/EBITDA'역시 작년말 기준 2.9배, 올 3분기말 기준 2.3배로 등급 상향 트리거를 모두 충족한 상태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팬오션은 하림그룹에 인수된 이후 꾸준히 개선세를 보여왔고 최근 공모채도 발행하는 등 사실상 신용도 회복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며 "정량 지표를 모두 충족한 만큼 한국신용평가도 조만간 액션을 취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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