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계열사 성과평가]국민카드 vs 캐피탈, 자산 격차에 가려진 본업 경쟁력④신용판매-오토할부 M/S 상반된 흐름, 수익원 다각화는 모두 선방
이장준 기자공개 2021-12-16 08:33:03
[편집자주]
금융그룹 계열사들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최근 몇 년 사이 큰 변화를 겪었다. 위기가 컸던 시기이다 보니 수익의 양뿐만 아니라 질적 측면에서도 희비가 엇갈린 곳들이 많다. 건재함을 보여주면서도 성장률은 예전만 못한 곳이 있는 반면 성장률은 커졌지만 그 규모가 미미한 곳도 눈에 띈다. 더벨은 주요 금융그룹 계열사들의 올해 누적 실적과 성장률을 토대로 한 성과를 비교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4일 1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그룹 내 여신전문금융사인 KB국민카드와 KB캐피탈은 본업 업황이 팍팍해진 와중에도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조달 비용을 줄이고 수익원 다각화 효과가 나타나며 수익성을 개선했다.다만 양사의 자산 및 순이익 격차가 2배가 넘는데 지난 1년 새 순이익 성장률은 엇비슷해져 눈길을 끈다.
KB국민카드는 선제적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서는 동시에 카드업 내 경쟁력을 놓치지 않았다. 반면 KB캐피탈은 오랜 기간 자동차할부금융 위주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다 경쟁 과열로 본업의 경쟁력이 약화했다.
◇자산·순익은 2배 차이, 1년 새 성장률은 비슷
KB국민카드와 KB캐피탈이 KB금융지주 자회사로 포함된 시기는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KB국민카드는 2011년 3월 KB국민은행의 당시 카드사업부문을 분할해 만들어졌다. KB캐피탈은 2014년 KB금융지주가 옛 우리파이낸셜을 인수하며 지금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총자산이나 순이익을 기준으로 보면 KB국민카드가 KB캐피탈의 약 2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 9월 말 기준 KB국민카드과 KB캐피탈의 총자산은 각각 27조219억원, 14조1806억원을 기록했다. 올 3분기 누적 순이익도 양사가 각각 3741억원, 1707억원이었다.
이들 여전 업권의 먹거리가 날로 줄어든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카드사는 지속적인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우대 가맹점 확대로 인해 본업의 수익성이 악화했다. 캐피탈사는 본업인 자동차금융 시장에 카드사가 진입하며 신차 부문에서는 금리 경쟁이 어려울 정도다. 그럼에도 양사는 수익원을 다양화해 꾸준한 성장세를 이끌었다.
흥미로운 점은 두 회사의 지난 1년간 순이익 성장률이 유사하다는 부분이다. KB국민카드의 3분기 순이익은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6.6% 증가했다. KB캐피탈은 1년 새 순이익이 48.7% 늘어났다. 양사 모두 수익성을 개선했지만 그중에서도 기존 이익 규모가 큰 KB국민카드의 성장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다른 수익성 지표도 엎치락뒤치락 하는 양상이다. 총자산수익률(ROA) 기준으로는 KB국민카드가 1.97%로 KB캐피탈(1.71%)보다 높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의 경우 KB캐피탈이 15.24%로 KB국민카드(11.56%) 대비 우위에 섰다.
KB국민카드의 영업자산은 올 9월 말 기준 카드자산(일시불·할부) 9조3270억원과 카드대출자산(현금서비스·카드론) 6조8899억원 순으로 많다. 여기에 2015년 할부금융업을 등록하고 키운 자동차할부금융자산이 3조4476억원에 달한다.
비카드자산 비중은 16.4%를 기록했다.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가 부임하기 전인 2017년 말까지만 해도 이 비중은 7.3%에 그쳤다. 이 대표가 이끈 지난 4년 간 적극적으로 수익원을 다각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2017년 이후 관계기업인 SY오토캐피탈로부터 할부금융 자산을 흡수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올 3분기 누적 매입 규모는 3383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태국 등 해외 진출을 통해 미래 수익원을 발굴했다.
KB캐피탈의 경우 자동차금융자산(신차 및 중고차 할부·론, 오토리스, 렌터카)이 가장 많다. 9월 말 기준 8조9213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그 다음으로 소비자금융자산(2조1760억원), 기업금융(1조9666억원), 투자금융(1699억원) 등이 뒤를 잇는다.
KB캐피탈은 2018년 12월 전무에서 내부 승진한 황수남 대표가 올해로 3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중고차거래 플랫폼인 'KB차차차'를 개발하고 운영한 공을 인정받았다. 캐피탈사 중에서도 자동차금융에 강점을 지닌 하우스로 통했다.
최근에는 수익성이 좋은 중고차금융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기존에 다루지 않았던 기업·투자금융을 확대하고 있다. 올 9월 말 기준 자동차금융 내 신차 비중은 33.5%까지 떨어졌다. 또 기업금융 비중은 전체 포트폴리오의 15%에 육박한다.
◇KB국민카드, 신용판매 M/S ↑ KB캐피탈, 오토할부 M/S ↓
특히 본업의 경쟁력 측면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올 상반기 신용카드 이용실적 기준 KB국민카드의 시장점유율(M/S)은 16.99%를 기록했다. 체크카드까지 포함하면 19.41%로 올라 BC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계 카드사 가운데 2위를 차지했다. 선두권과 격차도 날로 좁아지는 추세다.
이동철 사장 부임 전인 2017년에는 KB국민카드의 신용카드 이용실적 M/S가 15.6%, 전체 카드 이용실적 M/S가 18.7%였다. 성장이 고착화된 카드업계에서 치열한 M/S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KB캐피탈은 자동차할부금융 M/S가 줄어드는 추세다. 2019년까지만 해도 M/S가 16.9%에 달했으나 지난해 11.41%로 떨어졌고 올 들어서는 9월 말 기준 9.2%까지 하락했다.
그동안 쌍용차의 캡티브 금융사로 충분한 물량을 받았는데 지난해 말부터 쌍용차가 기업 회생절차를 밟으면서 신차 취급액이 상당히 쪼그라들었다. 이는 KB국민카드에도 악재이지만 KB캐피탈은 본업, KB국민카드는 부업이라는 차이가 있어 타격감이 달랐다는 평가다.
KB캐피탈은 수입차 브랜드와 제휴 강화로 활로를 찾고 있으나 업권을 가리지 않고 할부금융 시장에 진입하며 운용수익률도 떨어지는 추세다. 이에 개인신용대출과 기업금융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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