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랙시스, '비욘드뮤직' 2000억 과감한 베팅 배경은 음원 저작권, 안정성 뛰어난 대체자산으로 성장 가능
서하나 기자공개 2021-12-16 08:33:41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5일 10: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음원 저작권 관련 시장이 인수합병(M&A) 업계에서 새로운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프랙시스캐피탈이 최근 음악 저작권 유통 기업 비욘드뮤직에 2000억원 베팅을 확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음원 저작권을 대량으로 매집하면 뛰어난 안정성을 보유한 대체자산으로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과감한 투자의 배경이 됐다.15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프랙시스캐피탈은 최근 음악 저작권 유통 기업 비욘드뮤직에 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확정했다. 연내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1000억원을 선제적으로 투자한 뒤 내년 상반기 10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투자 자금은 대부분 음원 저작권을 확보하는 목적으로 사용한다.
프랙시스는 비욘드뮤직의 음원 저작권 사업이 권리자의 사후에도 매출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인프라성 투자 성격이 짙다는 점에 주목했다. 비욘드뮤직은 포트폴리오성 투자 방식을 보유한 음원 저작권 유통사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최근 미국 사모펀드(PEF) 운용사 블랙스톤으로부터 약 1조1900억원(10억달러) 투자를 유치하며 시가총액 2조원을 인정 받은 힙노시스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국내 음원 저작권 관련 산업은 아직까지 규모가 크지 않고 변동 폭도 큰 편으로 분류된다. 비욘드뮤직은 최소 몇천곡에서 몇만곡을 묶어 관리하는 포트폴리오성 투자로 음원 저작권의 자산으로서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예를 들면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과 머라이어캐리의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처럼 계절성 짙은 음원을 같은 포트폴리오로 묶어 변동성을 낮추는 식이다.
최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뮤직카우가 특정 곡 하나씩 투자를 할 수 있는 일종의 '거래소'와 같은 개념이라면 비욘드뮤직은 '자산운용사'에 가깝다. 개인 이 특정 아티스트에 투자하고 싶다면 뮤직카우가 팬덤플랫폼으로서 더 직관적이지만 자산의 관점에서 볼 때 곡 하나하나에 투자하는 방식은 안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세부적인 전략으로 보면 비욘드뮤직은 출시 이후 수익성이 어느 정도 확보된 구보(과거 음원) 음원 저작권을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다. 출시 6개월에서 3년 이하의 음원 저작권은 아직 충분히 안정적인 현금 창출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고, 이 기간 이후 큰 폭의 감가상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자산으로서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또 일정 기간 음원 저작권을 보유하다가 되파는 방식이 아니라 이를 꾸준히 보유하고 운용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경쟁사와 다르다. 이러한 방식의 투자는 자산의 규모를 늘려감에 따라 레버리지를 일으켜 수익률을 계속해서 높일 수 있다는 특징을 지닌다. 투자자 입장에서 비욘드뮤직의 사업 구조가 인프라성 투자와 유사하다고 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관련 산업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음원 저작권의 경우 3~5년 정도 저작권료가 떨어지다가 차후에 일정수준이 유지되는 형태"라며 "뮤직카우가 특정 곡에 투자하고 싶은 팬덤 플랫폼으로서 강점을 지닌다면 비욘드뮤직은 안정적인 자산으로서 음원 자작권 투자에 적합한 플랫폼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전했다.
비욘드뮤직은 사업 구조상 기업공개(IPO) 전까지 개인과 개인간(B2C) 거래를 할 수 없다. 대신 사모투자펀드와 같은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유치해 최대한 많은 IP를 확보하는 게 성장의 핵심이다. IPO 이후에는 리츠 투자나 ETF(Exchange Traded Fund) 상품처럼 포트폴리오성 투자가 가능해진다.
현재 비욘드뮤직이나 뮤직카우와 유사한 음악 저작권 유통기업으로는 위프렉스, 피네이션 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아직까지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비욘드뮤직은 이번 투자 유치로 프랙시스캐피탈·메이븐그로스파트너스·베이스인베스트먼트 등 3곳을 재무적투자자(FI)로 확보했다. 현재까지 확보한 2만곡의 음원 저작권을 바탕으로 추가 투자를 통해 IP를 더욱 공격적으로 확보, 수년 뒤 기업공개(IPO)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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