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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People]"한국은 좁다, 김스낵 앞세워 해외시장 적극 공략"임영청 성경식품 대표 "국내외 판매채널 확장·다양한 제품 개발 등 주력"

대전=한희연 기자공개 2021-12-20 07:16:15

[편집자주]

사모펀드 운용사에게 피투자회사의 C레벨은 야전사령관이다. 펀드 운용의 지향점을 공유하고, 투자 방향성을 함께 고민하는 동시에 실무에서 밸류업 상승을 이끌어 내야하는 중책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펀드의 성공적인 엑시트를 위한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해야 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더벨은 PE 포트폴리오기업 C레벨이 그리는 밑그림과 전략, 향후 계획을 자세히 들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7일 11: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81년 대전의 한 시장에서 소규모 김 가게로 시작된 성경식품은 우수한 품질을 바탕으로 업계 수위의 조미김 기업으로 성장했다. 독도가 포함된 대한민국 지도를 로고로 사용한 '지도표 성경김'으로 브랜드 파워를 확보해 나갔다. 하지만 더 큰 도약을 위해 자본력과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여긴 창업주는 지난 2017년말 어펄마캐피탈에 경영권지분을 매각했다.

어펄마캐피탈은 성경식품 인수후 4년간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착실히 진행해 왔다. 제품군과 판매채널 확장, 해외진출 등에 더해 볼트온을 통한 시너지 확대 등을 진행하며 회사는 질적 성장을 완성해 나가고 있다.

기업가치제고 노력에 앞서 어펄마캐피탈은 성경식품에 가장 필요한 역량을 완성해 줄 C-레벨 적임자를 고심해 영입했다. 임영청 대표(사진)와 육현진 총괄본부장(CSO)는 어펄마캐피탈과의 찰떡호흡을 자랑하며 성경식품 가치제고의 일등공신으로 자리매김했다.

◇ CJ노하우 품은 임영청 대표 영입해 판매채널 적극 확대…온·오프라인 채널 완전정복

어펄마캐피탈 인수 당시 성경식품은 국내 조미김 브랜드에서 동원과 CJ에 이어 3위의 지위로 이미 상당한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해 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대형마트보다는 중소형 마트를 중심으로 영업망을 확보하고 있어 판매채널을 넓혀야 하는 니즈가 강했다.

임 대표는 2018년9월 영업부문 부사장으로 성경식품에 처음 영입됐다. 그는 CJ제일제당에서 38년간 재직하며 영업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였다. 고졸 공채로 CJ에 들어와 현장직원에서 영업부문으로의 전환을 거쳐 임원(영업부문 상무)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었다.

CJ에서 퇴임후 경영자문역으로 있으며 향후 거취를 고민하고 있던 중에 어펄마캐피탈이 러브콜을 보냈다. 어펄마캐피탈은 임 대표의 30여년간 유통영업 관련 노하우를 높이샀다. 고민하던 임 대표는 대기업에서의 얻은 노하우 등을 살려 중소기업에서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합류를 결정했다. 처음엔 영업담당 부사장으로 영입됐으나 반년뒤 대표에 오르며 영업을 비롯한 전반적인 부문을 총괄하게 됐다.

임 대표는 "대기업에서 체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제품력이 좋은 중소기업에 도움을 주는 것도 의미있다고 생각해 제안을 수락했다"며 "와서 보니 우수한 품질을 기반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탄탄해 판로를 조금만 더 넗히면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고 말했다.

4년전 성경김은 슈퍼마켓 채널에서 약 30%대의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었다. 주로 전국의 총판 대리점을 통해 재래시장이나 동네 마트 위주로 강점을 갖고 있었다. 임 대표는 기존의 영업 노하우를 살려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강점을 가진 채널을 기반으로 국내 다양한 판매채널을 적극 개척했다. 그 결과 현재는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 마트 뿐 아니라 쓱닷컴, 마켓컬리 등 온라인채널, 편의점, 홈쇼핑 채널 등 온·오프라인 모두에서 성경김을 접할 수 있게 됐다.

새로운 채널을 발굴하면서도 임 대표는 기존 총판대리점과의 끈끈한 네트워크를 잘 유지해 나갔다. 성경식품의 총판 대리점은 전국에 200여 곳이 분포해있다. 이 대리점들은 성경식품의 제품만을 취급한다. 임 대표는 이들 대리점에 품질이 보장된 다양한 제품을 공급하며 탄탄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데 힘썼다.

임 대표는 "성경김은 이미 제품력을 갖추고 있고 생산, 물류, 관리, 구매 등 각 채널들에 종사하는 임직원들이 자부심을 바탕으로 역할을 다 하고 있었다"며 "각 부문의 강점을 더욱 살리고 전체적인 밸런스를 맞춰 밸류체인 전과정이 유기적으로 협업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임영청 성경식품 대표가 대전 본사에서 기업가치 제고 노력 과정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설명하고 있다.

◇ 정체된 국내 김시장 돌파위해 해외진출 시도, 미국 등 판매 실적 쑥쑥

국내 김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제한적인데 반해 해외지역의 경우 확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했다. 때문에 어펄마캐피탈 인수 후 공들인 게 바로 성경식품의 해외진출이었다. 염도를 줄여 간식처럼 먹을 수 있는 김 스낵을 개발, 미국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시작했다.

해외진출 업무는 CSO인 육 본부장이 주도했다. 육 본부장은 어펄마캐피탈이 성경식품을 인수하며 영입한 인물이다. 육 본부장은 아서디리틀(Arthur D. Little)에서 컨설턴트로 재직했으며 창업과 매각을 해본 경험이 있다. 직전에는 화장품 회사인 비앤비코리아에서 전략기회 이사를 맡았다.

전세계적으로 김 시장은 일본과 중국 등을 중심으로 발달해 있다. 하지만 스낵으로서의 김 소비량 증가 가능성에 주목해 미국시장을 첫번째 공략 대상으로 삼았다. 식품군의 해외 진출은 각 국가별 인증을 획득해야 해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성경식품은 미국시장을 메인삼아 동남아시아 등으로 진출 범위를 넓혔다. 김스낵 등 외국인에게 접근이 용이한 제품을 개발하는 한편 불닭맛이나 마라맛 등으로 구성된 몬스터김 시리즈로 해외시장을 공략했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2017년말 5억원 정도였던 해외매출은 올해 200억원으로 40배 가량 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한편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동 등 시장 개척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외 판매채널이 다양해지면서 수요층도 넒어짐에 따라 제품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기존의 푸근한 느낌의 지도표를 유지하면서 다양한 콜라보를 통해 젊은 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했다. 개그맨 김준호 씨와 협업한 김준호호랑이김, 김갑생할머니김 등은 온라인 채널에서 반향을 일으키며 매출상승을 이끌었다. 아이들은 위한 헬로카봇 김, 시즈닝을 섞은 몬스터김 등에 더해 최근에는 BTS김 등을 출시하며 최신 트렌드에 발맞추려 노력하고 있다.

패키지를 변형하는 것 외에 제품 저변을 확대하려 볼트온을 시도하기도 했다. 성경식품은 2020년말 곡물과자를 생산하는 개미식품을 인수했다. 김회사가 과자회사 인수에 나서자 업계에서는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성경식품은 △김 확장시 스낵형태가 필요하다는 점 △서로의 판매채널을 붙여 얻을 수 있는 시너지 등을 감안해 적극 볼트온에 나섰다. 실제로 성경식품으로의 피인수후 개미식품의 실적은 20% 정도 성장했다.

육 본부장은 "결과적으로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취급 아이템을 조금씩 확대하려 노력중"이라며 "김을 통한 건강한 먹거리 관점에서 사업확장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른쪽위부터시계방향으로)김갑생할머니김, 몬스터김, 김준호호랑이김, BTS김


◇ IT시스템 도임으로 구매부터 판매까지 데이터 축적…PE-C레벨간 돈독함 주목

PE 인수 전과 후에서 확연히 달라진 점 중 또 하나는 구매부터 생산, 판매관리까지의 전과정을 시스템화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일례로 원초 구매의 경우 예전에는 개인의 감으로 제품을 선별해 구매하면서 품질이 균등하지 않았다면 이제는 이 모든 것을 시스템으로 돌아가게 했다.

2019년말부터는 생산관리시스템(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 MES)을 채택하고 있다. 이는 원료 입고부터 제조공정 투입 후 완제품 생산, 출하, 재고 보관까지의 전 공정을 전자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다. 매월 11월부터 5월까지의 원초 수확기간동안 재료를 구매해 이를 1년간 가공해야 하는 사업 특성상 우수한 원료 확보와 체계적인 보관은 상당히 중요한 작업이다.

육 본부장은 "성경식품에서의 첫번째 미션이 원료 구매를 표준화, 객관화시키는 것이었다"며 "중량·색깔·이물질·구멍 등 7가지 팩터에 더해 지역·시기·업체 등 외부 팩터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원료를 구매하고 이를 MES 데이터에 탑재해 들어올 때부터 나갈때까지 이력을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판매와 관련해서도 IT시스템을 구축해 제품이 최종 소비자까지 나가는 경로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각 총판 대리점의 단말기에 'E-드림'이라는 프로그램을 깔아 제품의 이동경로를 추적하면서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프로모션 계획 등을 세우고 있다.

일련의 기업가치 제고 노력 과정에서 C-레벨과 어펄마캐피탈은 특별한 케미를 자랑했다. 어펄마캐피탈은 투자기업 경영진들에게 상당한 권한을 주는 편이다. 하지만 경영진들은 그만큼 책임감을 느끼고 제 역할을 위해 노력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이에 더해 어펄마캐피탈 내 다른 투자기업 C-레벨간 네트워크의 기회도 적극 마련하고 있다. 의사소통 과정을 통해 새로운 시너지 기회를 다수 발굴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예를들어 선우프레시의 도가니탕 제품을 성경식품의 총판 대리점에서 취급한다거나, 앵거스박에서 성경김을 먹을수 있게 하는 등이다.

임 대표는 "어펄마캐피탈은 투자기업 경영진에게 자율성을 강조해 권한을 많이 위임하는 편이지만 그만큼 어깨는 무겁다"며 "포트폴리오 회사간 의사소통 기회도 많이 열려 있어 정서적으로 친밀한 편인데 이는 시너지 창출을 위한 또 다른 기회로 작용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 임영청 성경식품 대표이사(CEO) 프로필

△1981년 경남공고(화공) 졸업
△1980년9월~2018년9월 CJ제일제당 영업부문 상무
△2018년9월~2019년4월 성경식품 영업부문 부사장
△2019년5월~현재 성경식품 대표이사

◆ 육현진 성경식품 총괄본부장(CSO) 프로필

△2006년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2006년6월~2010년6월 아서디리틀(Arthur D. Little) 컨설턴트(Consultant)
△2010년6월~2015년6월 ISIS 대표
△2015년6월~2017년12월 비앤비코리아(B&B Korea) 전략기획 이사
△2018년1월~현재 성경식품 총괄본부장(C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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