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사업장 속속 등장, 착공까지 규제변수 '상존' 이촌현대·오금아남 등, 4곳 공사단계…전국 93개 사업장, 재건축·재개발 '기로'
신준혁 기자공개 2021-12-23 09:58:53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1일 14: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리모델링 사업이 재건축·재개발 길이 막힌 도시정비업계에 단비가 될지 주목받고 있다. 조단위 사업장이 등장하면서 관심이 몰리는 반면 재건축·재개발 규제가 개선되면 언제 등을 돌릴지 모른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상존하는 분위기다.리모델링 시장은 외관상으로만 보면 크게 성장했다. 강남 최대어인 개포 대치2단지를 비롯해 서울과 성남 등에서 총 93개(6만7243가구) 조합이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지는 올해 초 1곳에 불과했지만 3분기 말 기준 4곳이나 생겼다. 전국 리모델링 사업지 중 이주를 마쳤거나 공사 중인 단지는 이촌현대, 둔촌현대1차, 송파성지, 오금아남 등이다.
이촌 현대아파트는 1974년 준공한 지하 1층 지상 15층, 총 653가구 규모의 단지다. 리모델링을 통해 수평·별동 증축해 지하 3층 지상 26층, 총 750 가구로 재탄생한다. 공사비는 약 2700억원이며 조합원들은 10억원 내외의 이주비를 지원 받는다. 공사기간은 이주 완료 후 총 38개월이다. 입주 예정일은 2025년이다.
오금 아남아파트는 리모델링 단지 최초로 이주비와 사업비 대출에 대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승인을 받았다. HUG의 보증을 받으면 은행 대출이 용이하고 사업비 대출 시 금리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시공사 입장에서는 연대보증이 불필요해 사업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이 단지는 가구수를 최대 15% 늘린 가구 증가형 리모델링 1호 사업지로 수평증축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 지하 1층~지상 15층 2개동 299가구에서 지하 3층~지상 16층 2개동 328가구로 늘린다. 일반분양 29가구는 조합 분담금을 20~30%가량 덜 수 있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와 전매제한 등이 적용되는 공동주택 30가구 기준을 벗어나기 위해 일반분양 물량을 29가구로 맞췄다. 시공사는 쌍용건설이다.
포스코건설이 짓는 둔촌현대1차는 이주와 철거를 마치고 공사에 들어갔다. 이 단지는 지하2층, 지상14층, 8개동 규모로 조성되며 리모델링 전보다 74가구 늘어난 572가구 규모로 탈바꿈한다.
또다른 사업지인 송파 성지아파트는 국내 첫 수직증축 인허가를 받은 단지다. 1992년 준공한 이 단지는 리모델링을 통해 298가구에서 340가구로 늘어난다. 수직증축은 기존 아파트에서 층수를 최대 3개 층 올려 짓는 방식으로 늘어난 가구 수를 일반분양해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리모델링 수주물량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실제 착공까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달려있다. 당장은 규제 탓에 리모델링으로 선회했지만 재건축·재개발 규제가 완화되면 사업방향을 전환할 여지가 높아서다. 공사 난이도 측면에서도 리모델링이 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실제로 리모델링 사업은 그동안 공사기간과 난이도에 비해 수익성이 적다는 이유로 대형 건설사 외면을 받기 일쑤였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준공 실적이 없고 삼성물산과 DL이앤씨는 각각 4건, 3건을 준공하는 정도였다. 전국 리모델링 준공단지는 16곳 남짓이다.
2001년 9월 건축법 시행령 개정으로 공동주택 리모델링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리모델링 허가를 받은 시범사업지는 마포용강시범아파트다. 시공사는 DL이앤씨(당시 대림산업), 마포그린아파트라는 이름으로 2006년 완공됐다.
2008년 리모델링 붐이 불면서 래미안 방배 애버뉴 등 다수의 단지가 준공했다. 당시 쌍용건설이 주축이 되면서 시장을 이끌었다. 쌍용건설은 업계 첫 리모델링 전담팀을 출범시킨 후 당산 쌍용예가 클래식 등 총 4개 단지 1000여가구를 준공했다. 부동산 침체기인 2010년 이후 리모델링 사업은 대부분 무산됐고 소규모 주택 위주로 발주가 이뤄졌다. 이후 2014년 마지막 리모델링 단지가 완공한 이후 시장에서 모습을 감췄다.
업계 관계자는 "리모델링 사업은 시공사 선정 이후 제자리 걸음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며 "실제 준공현장이 늘어야 시장 신뢰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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