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디앤디, 연료전지 딛고 '에너지 디벨로퍼' 도약할까 청주 이어 음성서 연이은 개발 착수, SK에코플랜트와 협업 전략 주목
이정완 기자공개 2021-12-30 07:19:38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9일 15: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디벨로퍼 SK디앤디는 부동산 개발을 넘어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디벨로퍼 타이틀을 얻고자 한다. 하지만 부동산 개발 매출이 회사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가운데 에너지 사업은 아직 기대에 못 미치는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다.이런 가운데 최근 음성에코파크로부터 1000억원 규모 연료전지 발전소 건설 공사를 수주했다. SK디앤디는 이번 사업을 SK에코플랜트와 협업으로 단행하며 연료전지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SK디앤디는 음성에코파크로부터 1069억원 규모 연료전지 발전사업 건설공사를 28일 수주했다. 계약규모가 지난해 SK디앤디 연결 기준 매출의 15%에 달할 정도로 큰 프로젝트다.
내년 초부터 공사를 시작해 2023년 2월 준공할 계획이다. SK디앤디는 SK에코플랜트와 컨소시엄을 꾸려 공사를 진행한다. 컨소시엄은 SK디앤디 84%, SK에코플랜트가 16% 비율로 꾸렸다.
SK디앤디는 에너지 디벨로퍼 전략에 맞게 음성에코파크에도 직접 지분 투자를 실시하고 있다. SK디앤디의 음성에코파크 보유 지분율은 19%다. 지분을 보유하면 공사비 외에 향후 발전소 운영에서 발생하는 이익도 가져갈 수 있다.
SK디앤디의 연료전지 발전사업은 지난 10월 청주에코파크 가동을 통해 본격화됐다. SK디앤디는 SK케미칼 청주공장 유휴부지에 설비용량 19.8MW 규모 청주에코파크 연료전지 발전소를 지었다. SK디앤디는 청주에코파크 지분도 29% 보유하고 있다.
SK디앤디의 연료전지 사업 확대는 신재생에너지 강화를 위한 목적이다. SK디앤디는 풍력 발전, 태양광, 연료전지를 주축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태양광과 풍력은 이미 오래 전부터 사업을 진행해왔다.
SK디앤디는 2008년 태양광 사업에 진출해 영암 F1 경기장(13.3MW), 당진에코파워(9.8MW) 등에서 태양광 단지를 시공·운영하고 있다. 풍력 사업도 2015년 제주 가시리 풍력발전(30MW)를 시작으로 현재 84MW 규모 풍력 발전소를 보유 및 운영 중이다.
정작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나선 지 1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아직 매출 규모는 크지 않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에너지 사업 매출은 94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 수준이다. 영업이익도 8억원으로 이 역시 전체의 2% 비중이다. 대형 사업으로 기대를 모았던 군위 풍력발전 착공이 늦어진 여파다.
SK디앤디는 포트폴리오 다각화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SK에코플랜트와 협업을 맺고 이번 연료전지 사업에 나선 배경이다. 날씨의 영향을 받는 풍력, 태양광과 달리 연료전지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더불어 연료전지는 크기가 작아 도심 내 건물에도 설치할 수 있다. 특히 정부에서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의 양대 축 중 하나로 연료전지를 선정한 만큼 향후 빠른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다.
SK디앤디는 2019년 고체산화물(SOFC) 연료전지 생산업체인 미국 블룸에너지와 연료전지 주기기 국내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공교롭게도 블룸에너지 역시 SK에코플랜트와도 인연을 맺고 있다. 이번 연료전지 사업은 블룸에너지를 공통분모로 SK디앤디와 SK에코플랜트가 협력 관계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여지도 있다.
블룸에너지는 SK디앤디와 공급 계약을 맺기 한 해 앞선 2018년 SK에코플랜트와 연료전지 공급 계약을 맺은 바 있다. SK디앤디는 이번 음성에코파크 연료전지 발전소 공사도 SK에코플랜트와 컨소시엄을 이뤄 진행 중이다. SK디앤디 측에서는 “SK에코플랜트와 양사의 필요에 따라 협업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최근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중 한 명으로 10월까지 SK에코플랜트 대표를 맡았던 안재현 사장이 선임되면서 양사의 협력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SK디앤디와 SK에코플랜트 사이의 교집합이 커지는 셈이다.
SK디스커버리는 지난 21일 SK가스가 보유하던 SK디앤디 지분을 모두 매입해 손자회사이던 SK디앤디를 자회사로 끌어올렸다. SK디앤디에 대한 지주사 영향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얼마 전까지 SK에코플랜트에서 연료전지 및 친환경 사업을 이끌었던 안 대표의 입김도 세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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