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기업 빌드업 리포트]'투트랙 전략' 티로보틱스, 물류로봇서 첫 매출 낸다①진공로봇 위주 사업 탈피, 의료용 재활로봇 2024년 시판 목표
김형락 기자공개 2022-01-25 08:10:30
[편집자주]
삼성전자가 로봇 산업에 본격 진출한다는 소식과 ‘CES 2022’에서 국내 기업들이 잇따라 로봇을 앞세우면서 로봇기업 주가가 고공비행하고 있다. 산업계에서 오롯이 로봇에만 집중하는 업체는 대부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중견·중소기업이다. 시장에서 로봇에 주목하기 시작한 지금은 로봇 기업들이 자본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서거나 지배구조에 변화를 꾀할 최적의 타이밍이다. 로봇 업체들이 자본시장을 활용해 어떻게 빌드업에 나설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7일 10: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로봇 제조업체 티로보틱스가 물류·의료로봇을 포괄하는 사업 다각화 로드맵을 내놨다. 물류로봇은 인수·합병(M&A)으로 속도전을, 의료로봇은 연구·개발(R&D)로 장기전을 펼친다. 제조용 로봇으로 매출 골격을 유지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정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코스닥 상장사 티로보틱스는 올해 물류로봇 사업부문에서 첫 매출을 일으키는 영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현재 국내 물류센터에 AGV(Autonomous Guided Vehicle, 바닥 등에 설치된 경로표식자를 인식해 이동하는 기계 장치) 로봇을 공급하기 위한 테스트를 마쳤다.
앞서 지난해 M&A로 물류로봇 제조 기술을 확보했다. 16억원을 들여 AGV 기술을 보유한 물류로봇 제조업체 모션디바이스(자산총계 39억원) 지분 86%를 취득해 종속기업으로 편입했다.
물류로봇 시장 성장성을 높게 봤다. 아마존·쿠팡 등이 물류센터에 로봇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이다. 추후 항만·공항에도 물류로봇이 쓰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의료용 재활로봇은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후속 R&D 절차를 밟고 있다. 임상 기간 등을 감안해 2024년을 시판 시점으로 잡았다.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3%(12억원)를 R&D에 할애하고 있다.
의료로봇은 일찍이 R&D 씨앗을 뿌려뒀다.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Medical Wearable Robot) 제조를 장기 목표로 설정했다. 2015년 의료기기 제조업 허가를 받고, 2016년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 재활로봇 기술도 이전받았다.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아산병원과 △하지 마비 재활 의료용 로봇 '힐봇(Healbot)-G' △중증 뇌졸중 환자 초기 보행 운동 능력 회복을 돕는 'Healbot-T'를 공동 개발했다.
재활로봇은 현재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가 없는 새로운 먹거리다. 하지마비환자, 뇌졸중, 뇌경색 환자 등으로 한정한 재활로봇 글로벌 시장 규모는 대략 7조원으로 판단하고 있다.
의료로봇 정식 출시 전까지 헬스케어 로봇을 유통하며 시장 반응도 살핀다. 스위스 로봇업체 마이요스위스(Myoswiss)가 개발한 근력보조보행로봇 마이요수트(Mysuit) 국내 유통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시판을 목표로 체험관을 열어 불편사항을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기술 협력을 위해 28억원 규모 마이요스위스 전환사채(CB)도 인수했다.
티로보틱스 관계자는 "연내 물류센터로 AGV 로봇을 시범 공급할 것"이라며 "재활로봇은 제품을 업데이트하는 과정으로 2년 뒤 시판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티로보틱스 매출은 제조용 로봇에 치우쳐 있다. 주력 제품은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 쓰이는 진공로봇과 진공시스템(챔버)이다. 액정표시장치(LCD)·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세대별로 맞춤 제품을 디스플레이 장비업체와 패널업체로 공급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패널은 진공 환경에서 생산 공정이 이뤄지기 때문에 글라스를 이송하는 진공로봇과 각 공정이 이뤄지는 진공이송모듈이 필요하다. 지난해 3분기 매출 비중(이하 연결 기준)은 진공로봇 60%(211억원), 시스템 26%(90억원) 순이다.
진공로봇 개발에는 후발주자로 뛰어들었다. 선발 주자인 일본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에 뒤지지 않는 기술력을 구비했다. 진공로봇, 진공장비시스템 제작 전 부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는 글로벌 장비업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pplied Materials)다. 2012년 협력사로 등록돼 거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수익성은 전방산업인 디스플레이 업황에 민감한 구조다. 패널 제조업체 투자 계획에 따라 진공로봇·시스템 수요가 변동하기 때문이다. 2019년 디스플레이 업황 침체로 영업손실 4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도 마찬가지다. 중화권 LCD업체 투자 감소로 3분기까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 줄어든 357억원, 영업손실은 34억원을 기록했다.
운영자금은 넉넉하다. 지난해 4회차 CB(권면총액 50억원), 제3자 배정 유상증자(100억원) 등으로 자금을 조달해둔 덕분이다. 지난해 3분기 말 별도 기준으로 남아 있는 현금성 자산은 12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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