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알리페이의 적대적 M&A 가능성 차단 주주계약에 주식매입 동의권 추가, IPO 후 카카오 보유지분 47%로 희석
원충희 기자공개 2022-01-25 07:26:29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0일 07: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가 자회사 카카오페이의 2대 주주인 중국 알리페이와 주주 간 계약을 맺고 지배력 안전장치를 확보했다. 카카오의 동의 없이 알리페이가 카카오보다 더 많은 카카오페이 주식을 가질 수 없다는 내용이다. 상장 후 혹시나 있을 적대적 M&A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조치다.20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카카오페이 2대 주주인 알리페이(Alipay Singapore Holding Pte. Ltd)와의 주주 간 계약에서 일부 조건을 추가했다. 1대 주주인 카카오의 동의 없이 알리페이가 카카오보다 많은 카카오페이 지분을 소유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계약시점은 지난해 5월6일로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하고 난 직후다. 이는 카카오페이의 기업공개(IPO) 이후에도 지배력을 놓지 않으려는 카카오의 안전장치다. 2017년 4월 카카오의 핀테크 사업부문을 분할 설립한 카카오페이는 앤트파이낸셜(알리페이 운영사)로부터 23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해 지분 39%를 내줬다.
그 후 알리페이가 추가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카카오와 알리페이의 지분은 55대 45로 바뀌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카카오가 과반을 지니고 있었기에 별문제는 없었다. 다만 IPO 이후 카카오의 카카오페이 지분이 50%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얘기가 달라졌다.
만약 2대 주주인 알리페이가 딴 맘을 품고 시장에 뿌려진 주식을 대거 매수할 경우 카카오를 누르고 1대 주주로 올라설 수 있기 때문이다. IPO 이후 카카오의 카카오페이 지분은 47.28%, 알리페이는 38.68%로 희석됐다. 시중에 유통되는 지분은 14% 정도다.
이 가운데 알리페이가 8.7%만 인수해도 카카오보다 많아진다. 50% 이상 확보할 경우 지배력을 장악할 수 있다. 사실상 적대적 M&A 위험에 노출된 셈이다. 이번 주주 간 계약은 이 같은 우려를 원천 차단하려는 카카오의 의도가 내포돼 있다. 알리페이가 카카오의 동의 없이 지분을 매입할 경우 계약위반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한 격이다.
대신 알리페이는 카카오로부터 주식매수청구권(풋옵션)을 부여받았다. 카카오페이 지배구조 변경 시 협력 및 협조가 어려워져 경영상 문제가 된다고 판단될 경우 알리페이가 가진 지분을 카카오가 공정가치로 매수할 것을 요청하는 권리다. 대표적인 엑시트(투자금 회수) 수단이다.
시장 관계자는 "언제든 적이 동지로, 동지가 적으로 돌변할 수 있는 게 비즈니스 세계"라며 "지금은 카카오와 알리페이의 파트너십에 별문제가 없는 듯하지만 미래 일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안전장치를 마련해 둔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B 풍향계]로봇 IPO 격전…미래에셋 '아성' 맞서는 NH
- 농협, '강호동 경영철학' 이식 총력…내부 공표 앞당긴다
- 하나저축, 정민식 대표 '연임'…적자전환 극복할까
- '표대결' JB금융, 올해도 '글래스루이스·ISS' 등에 업었다
- [우리금융 인사 풍향계]계열사 CEO 인선 마무리, '종금·PE' 기조 변화
- [2금융권 충당금 쇼크]금감원, 저축은행 충당금 점검…페퍼·애큐온 제외
- [새마을금고를 움직이는 사람들]'투자통' 윤지선 CIO, 대체투자 관리체계 강화 매진
- [우리금융 인사 풍향계]행장 레이스 뛴 '이석태·강신국' 부문장, 자회사 대표로 복귀
- [ELS 배상 후폭풍]'배보다 배꼽'…수수료수익 초과하는 배상금 규모
- 수협은행, 자산관리 강화 특명…키맨 영업통 정철균 부행장
원충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CFO는 지금]김영기 네이버제트 CFO, '유니콘' 복귀 갈림길
- [Board Index/삼성그룹]이사회 활동 가장 활발했던 증권·생명·바이오
- [Board Index/삼성그룹]내부거래, 기부·후원도 사전 심의…공개여부는 제각각
- [Board Index/삼성그룹]ESG·지배구조 보고 충실, 사외이사 추천 공개는 아직
- [Board Index/삼성그룹]사외이사, 교수보다 고위공직자…'겹치기' 선임도 다수
- [Board Index/삼성그룹]사외이사 교육에 진심…현장·컨퍼런스 지원 다수
- [About CFO]윤보영 효성화학 상무, 하반기 NF3에 희망
- [Board Index/삼성그룹]사외이사로 이뤄진 감사·내부거래위원회
- [Board Index/삼성그룹]물산·전자·전기만 '제도적 독립성' 갖춰
- [Board Index/삼성그룹]핵심계열 삼성물산·전자, 이사회 구성도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