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L시장 올해 전환점 돌까, 뉴 플레이어 우리금융F&I 주목 3조까지 쪼그라든 시장, 1분기 매각물량도 저조…코로나 지원책 이후 활성화 기대
한희연 기자공개 2022-01-27 08:22:03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6일 16: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담보 부실채권(NPL) 시장이 최근 몇년간 계속 축소되고 있다. 올해 또한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이같은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이후 충격을 최소화하고자 정부는 여러 대응책을 내놨는데 이중 하나로 부실채권 출회를 대폭 제한했다. 이같은 영향으로 은행들의 부실채권 매각은 지난 2년간 크게 줄었고 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금융 완화 조치가 끝난 이후엔 대기했던 NPL 물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현재도 부실채권 투자·관리 회사들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데 시장 팽창 이후 이같은 경쟁강도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말 출범한 우리금융F&I는 공격적인 영업으로 업계 다크호스로 거론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은행들이 시장에 매각하는 NPL 물량은 5000억원 대로 추정된다. 이는 은행들의 NPL 매각 예정 물량을 추산한 수치로 지난해 1분기 매각 물량이었던 6200억원보다도 대폭 줄어든 수준이다. 2018년 1분기에는 8400억원, 2019년 1분기에는 6400억원, 2020년 1분기에는 5900억원의 NPL 물량이 출회됐으나 올해는 5000억원 미만의 공급 물량이 나온 셈이다.
세부적으로 매년 NPL 물량을 가장 많이 공급해온 기업은행이 올해 1분기에도 2000억원의 물량을 공급할 전망이다. 경남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부산은행, 농협은행 등도 1분기중 몇백억원 단위의 NPL을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최근의 NPL 매각 물량 감소는 정책적인 요인에 기인한다. 코로나19의 영향이 커지며 경기 둔화가 우려되자 정부는 부실화 자산의 집중적인 출회를 방지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채무자 신용지원책을 펼쳤다. 코로나19 피해 채무자 신용지원, 소비자신용법안 등이 대표적 지원책이다.
이들 지원책을 통해 취약 계층이라고 분류되는 채무자들에게 만기를 유예해 주고 이자를 조정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이 결과 은행들의 부실채권 출회 또한 상당부분 유예되면서 최근 2년여간 NPL 매각 물량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
2017년과 2018년 4조원 후반대를 기록하던 NPL 공급물량은 2020년엔 3조원 중반대로 줄었는데 2021년에는 3조원을 기록하며 더 쪼그라들었다. 이에 더해 올해 1분기 물량은 전년동기대비보다도 더 적어진 모습이다.
코로나19의 영향이 시작된 지 이미 2년이 넘었고 서서히 정상화 국면으로 돌입하는 과정에서 정부는 최근 그간의 금융지원 조치를 단계적으로 축소해 나갈 것임을 밝히고 있다. 따라서 올해는 NPL 시장 확대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아직 금융지원 완화가 본격화 되지 않은데다 시작 시점이 불분명해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시장 축소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공급물량이 감소하는데 비해 투자 수요는 여전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NPL 매입경쟁은 날로 치열해져 갔다. 투자자들의 입찰 경쟁이 치열해지며 가격 상승세가 이어져 왔으며 올해에도 이 추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NPL 투자시장은 연합자산관리와 하나F&I, 키움F&I, 대신F&I, 우리종금 등이 주요 투자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중 연합자산관리와 하나F&I의 매입규모가 전체의 2/3를 차지할 정도로 두 회사의 양강구도로 투자시장이 형성돼 있다.
경쟁이 치열한 투자시장에 최근에는 신규 플레이어도 들어왔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해 말 NPL 투자 전문회사인 우리금융F&I를 출범시켰다. 기존에 우리종합금융이 NPL 투자를 진행하고 있었으나 전문투자회사를 새로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NPL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우리금융은 지주사 해체 전 NPL 전담회사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민영화 과정에서 이를 팔았다. 이 회사가 현 대신F&I다. 지주사로 재출범한 우리금융은 8년만에 다시 NPL 전담회사를 설립, 이 시장에서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그간의 은행의 대출만기 연장조치가 종료되면 NPL 물량이 쏟아질 수 있어 이 시장을 선제적으로 준비하겠다는 복안이다.
아직까지는 금융조치 완화가 본격화되지 않았으나 시장이 열리면 우리금융F&I는 올해 공격적 투자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된다. 초기 자본금도 2000억원 규모로 시작하면서 다른 회사보다 공격적인 채비를 갖추고 있다. 2020년말 출범한 키움F&I는 자본금 200억원으로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과거 약 14년간 NPL회사를 자회사로 운영한 경험이 있는데다, 기존 계열사인 우리종금도 NPL투자를 이어왔다"며 "우리금융F&I도 초반 공격적인 투자로 업계 주도권을 잡으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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